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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은 왜 VDI를 도입하는가…다섯 가지의 이유

최근 국내 기업에 데스크톱 가상화 열풍이 불고 있다. 특히 VDI(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를 기반으로 한 데스크톱 가상화는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시대적 흐름과 맞물려 기업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포레스터 컨설팅이 지난 9월 한달 동안 전세계 546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향후 기업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투자할 항목으로 나타났다.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등 다양한 단말기를 사용하면서도 하나의 업무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VDI 기술이 가장 효율적인 것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VDI에 대한 시장의 요구는 커지고 있지만, 기업들은 자사 환경에 맞는 적당한 솔루션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국내 VDI 시장을 살펴보고, ▲VM웨어 ▲시트릭스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이 분야 선도 기업들이 제시하고 있는 최신 VDI 전략 및 솔루션, 구축사례 등을 심층 분석한다.


- [기획/VDI시대 열렸다] ② 보안∙관리∙모바일오피스∙클라우드 등에 효과적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가상데스크톱환경(VDI)은 현재 국내 기업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고 있는 IT분야다. 실제로 국내 금융, 통신, 제조, 공공 등 대부분의 산업에서 VDI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VDI가 이처럼 빠르게 확산되는 것은 다소 의외의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 동안 국내 기업들이 x86서버와 가상화 기술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포레스터 컨설팅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가상화 도입율은 62%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호주가 91%를 기록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매우 뒤떨어진 수치다.

대신 국내 기업의 88%는 데스크톱 가상화를 고려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아∙태지역에서 1위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서버 가상화 속도는 느렸지만, VDI가 인기를 끌면서 덩달아 서버 가상화까지 수요가 늘고 있다.

VDI가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끄는 것은 대부분 확실한 목적을 갖추고 도입하기 때문이다. 고객만족이나 프로세스 개선 등의 막연한 목표가 아니라 보안 강화, 멀티 디바이스 도입, 관리 편의성 확보 등 명확한 가치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이 VDI를 도입하는 다섯 가지 시나리오를 살펴보자.


◆ 보안

국내 기업들이 VDI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안이다. 최근 IT 업계의 최대 화두가 보안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특히 농협, 네이트(싸이월드) 등 근래에 벌어진 대부분의 대형 보안사고가 데스크톱을 통해 벌어졌기 때문에 기업들은 데스크톱 보안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VDI를 이용하면, 운영체제, 애플리케이션, 데이터를 물리적 기기에서 분리해 중앙의 서버로 집중시킬 수 있다. VDI의 궁극적 목적이 보안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데이터가 안전한 장소에 보관되기 때문에 보안이 강화되는 효과를 노리는 기업이나 기관이 많다.

예를 들어 포스텍 철강대학원은 연간 수십 차례 진행되는 산학연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더욱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VDI 환경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개별PC에서 관리하던 교수 및 연구원들의 연구 자료를 외부로부터 격리된 가상 데스크톱에서 관리하게 됐다. 연구 결과를 연구자 개인 PC에 저장하지 않고 중앙에서 관리함에 따라 외부 유출을 막고 연구자료를 자산화 할 수 있게 됐다.

◆애플리케이션 및 단말 관리

데스크톱은 기업의 IT관리자들에게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다. 소수의 관리자가 수천∙수만 대의 PC를 일일이 관리하는 것은 너무 큰 일이다. 각종 패치, 애플리케이션 배포, 에러 등을 위해 많은 인력이 낭비되고 있다. 건물의 층별로 PC관리자를 두는 기업도 있고, 오토바이를 타고 매장을 돌며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기업도 있다.


데스크톱 가상화는 이 같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사용자들은 개인에 할당된 가상 데스크톱을 이용하지만, IT관리자는 중앙의 서버를 관리할 뿐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용자들의 PC를 직접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서버만 관리하면 되기 때문에 IT관리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다.

이런 효과를 가장 확실하게 얻을 수 있는 곳은 공용 PC를 운영하던 곳이다. 각종 교육장 및 콜센터에 VDI가 빠르게 확산되는 이유다.

예를 들어 학교 전산실의 PC나 기업 교육장의 PC는 교육이 끝나면 곧바로 초기 설정으로 되돌려야 하는데, 관리자가 PC를 돌며 일일이 설정을 하기엔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신한은행의 경우 연수원에 VDI를 도입한 이후 몇 시간씩 걸리던 재설정 업무가 10분으로 줄었다.

◆모바일 오피스

현재 기업의 애플리케이션은 대부분 윈도에서만 구동되도록 개발됐다. 하지만 최근 등장한 모바일 디바이스들은 iOS, 안드로이드 등 윈도가 아닌 운영체제가 사용되기 때문에 기존의 애플리케이션을 모바일 디바이스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VDI는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VM웨어∙시트릭스 등 VDI 솔루션 기업들이 아이폰∙아이패드, 안드로이드 기반 디바이스 VDI에 접속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어떤 모바일 디바이스에서도 가상 데스크톱에 접속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아이패드에서 엑셀, 포토샵 등의 윈도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다.

분당 서울대병원의 경우 아이패드로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과 의료영상 저장전송시스템(PACS)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의사들은 PC를 떠나서도 이 시스템을 이용하고 환자들과 공유한다.
 
◆데스크톱 클라우드 구현

VDI의 궁극적인 목적은 데스크톱 클라우드를 구현하는 것이다. 단말과 장소,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데스크톱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데스크톱 클라우드다.

IT서비스업체나 통신사 등은 VDI를 이용해 데스크톱 클라우드 서비스 상품을 개발해 사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IT서비스 업체들은 그룹 계열사나 파트너사에 클라우드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용을 청구한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콜센터를 대상으로 데스크톱 클라우드 사업에 나서기도 했다.

◆비용절감은 논란

VDI가 비용절감에 효과가 있느냐는 다소 논란이 있는 시나리오다. VDI 공급업체와 전문기관들은 VDI가 비용절감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내세우고 있다. 포레스터가 시트릭스의 의뢰에 의해 연구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업은 구축 이후 5개월 내 170% 투자대비성과를 거둔다고 한다.

그러나 VDI를 사용하는 기업들은 이에 크게 동의하지 않는 상황이다. 오히려 일반 PC를 쓰는 것보다 VDI를 쓰는 것이 비용은 더 많이 든다는 것이 지배적 의견이다.

VDI를 이용하고 있는 한 은행의 IT담당자는 “요즘 PC가 워낙 싸기 때문에 VDI가 비용절감에는 도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씬클라이언트 단말기와 MS 윈도 라이선스를 구매하는 비용이 PC 도입비용과 비슷하다. 하지만 VDI에는 이와 별도로 서버 및 스토리지 비용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이 담당자는 VDI의 ROI 기간을 7년 정도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한 VDI 업체 담당자는 “VDI는 아무래도 초기 투자비용이 들기 때문에 비용절감만을 목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권유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PC 관리비용, 전기요금 등 총소유비용(TCO) 관점으로 보면 비용절감 효과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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