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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위 ‘안철수연구소’ 지원예산 삭감 파장…WBS 사업 위기 봉착하나

- 모바일 백신 개발 3개년차 중단 위기, 보안·SW 업계 “정치적 이유” 의구심 제기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국회 지식경제위원회가 8일 개최한 전체회의에서 모바일 소프트웨어 안철수연구소(안랩)에 배정됐던 개발예산 14억원을 전액 삭감하기로 결정하면서, 보안·소프트웨어 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만일 앞으로 열릴 국회 예·결산위원회에서 이날 결정 그대로 통과되게 되면 안철수연구소는 지식경제부 출연금을 받아 개발해온 ‘모바일 악성프로그램 탐지 및 방어 솔루션 개발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지게 됐다.

이번에 삭감한 안철수연구소에 배정된 개발 예산은 정부가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SW)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SW 강국 도약 전략’ 일환으로 추진해온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프로젝트다. 정부 출연금을 지원해 상용SW를 개발해 SW 기업의 역량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안철수연구소는 지난해 10월 말 보안SW 개발 과제를 수행할 1차 컨소시엄 사업자로, 내년이 당초 예정됐던 3개년차, 마지막 해에 들어간다.

안철수연구소 컨소시엄에는 제이모바일, 가림정보기술과 한국인터넷진흥원, 전자통신연구원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번 삭감으로 컨소시엄에 속한 두 개 중소기업 역시 피해를 입을 수 있게 됐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6월에 2차 5개 컨소시엄 사업자를 선정했고, 지난달부터는 3차 사업자 신청도 받고 있다.  

이날 지경위 전체회의에서 예산 삭감을 요구한 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그 이유로 모바일 백신은 산업원천기술에 해당하지 않고, 올해까지 정부 출연금을 지원받았음에도 안철수연구소의 모바일 백신 성능이 떨어진다는 것을 지적했다. 정부 출연금이 이사회 의장인 안철수 교수의 배당금으로 충당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강용석 의원은 “이 사업은 산업원천기술 지원사업으로 WBS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모바일 백신은 엔드유저가 사용하는 것으로 산업원천기술이 될 수 없다”며, “안철수연구소는 1차 16억원, 2차 16억원 받아 총 38억원의 정부출연금을 받게 되는데, 이 금액은 안철수 교수가 받는 배당금이 거의 똑같다. 정부에서 출연금을 받아 최재주주 배당금 다 타먹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백신의 탐지율과 방어율은 전세계 40여개 기업이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에 2011년 안철수연구소는 탐지율과 방어율 80% 수준이다. 안철수연구소 매출의 95% 이상이 국내에서 발생했고, 전세계 주요 백신사 중 50위 안에도 못들어간다”며, “컨소시엄 선정 요건 국내 인지도 등 상업화와 해외진출 등이 용이하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보안·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이번 예산 삭감은 정치적인 이유로 결정된 것이란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강 의원은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를 지원한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배당금 등을 문제삼으며 공세를 취해왔던 탓이다. 더욱이 이날 회의에서 도마에 오른 WBS 사업 예산삭감 요구는 안철수연구소 컨소시엄의 사업이 유일하다.

한 보안업체 관계자는 “WBS는 지난해 정부가 소프트웨어 산업을 키우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시작한 첫 사업으로, 이번 안철수연구소 예산 삭감은 정치적인 이유로 삭감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보안업체 임원은 “소프트웨어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기에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으로 국가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만한 전무후무한 사건”이라며, “이번에 삭감된 예산은 이중에서도 유일한 보안SW 관련 과제이면서 한참 떠오르고 있는 모바일 보안 분야로, 이 과제만 문제를 삼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한 SW 업계 관계자는 “WBS는 당초 1조 예산을 투입한다고 했다 삭감되면서 당초 취지에 맞게 운영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3차 사업을 시작하는 마당에 1차 과제 마감을 앞두고 이제와 문제 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정치적인 이유를 배제하더라도 강 의원과 지경위 소속 의원들이 WBS 사업 취지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데서 나온 결정이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WBS 프로젝트의 당초 취지가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육성하자는 것인데, 안철수연구소의 경쟁력이 부족하니 지원하지 말자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유지 기자> 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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