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공공 SI 시장에서 대부분의 대기업 계열 IT서비스업체들의 사업 참여가 막혔다.
정부는 27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제102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취약한 국내 SW산업의 발전을 위해 범부처 차원의 ‘공생발전형 SW 생태계 구축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2013년부터 공공SI시장에서 IT서비스대기업의 참여를 전면 제한했다는 점이다. SW산업진흥법 개정을 통해 2011년 현재 55개 상호출자제한기업으로 지정된 그룹에 속한 IT서비스기업은 원칙적으로 공공 SI 사업 참여가 제한된다.
이번 조치에 해당되는 IT서비스업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예상보다 초강수의 정책이 나왔다는 평가다. 반면 이번 조치에 해당되지 않은 IT서비스업체들은 적극적으로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진 않지만 내심 새로운 시장 재편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그동안 정부는 대형 IT서비스업체 위주의 시장 구도 재편을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매출액 8천억원 이상의 IT서비스기업의 경우 대기업 참여 하한제도를 통해 40억 이하의 사업에는 참여하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IT서비스업체들은 ‘꼼수’를 부렸다. 공공기관들을 설득(?)해 여러개의 사업을 하나로 묶어 하한제도에 제시된 금액을 넘게 사업을 구성했다. 대리업체를 내세워 사업을 수주하는 것도 비일비재 했다.
대기업참여 하한제도가 그다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은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다 알 정도다.
따라서 이번에 발표된 IT서비스 대기업의 공공SI 사업 참여 전면 제한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부가 그야말로 칼을 빼들었다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룹사 내 일감 몰아주기 등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해온 정부가 수익의 한 축을 차지하는 공공시장에서 대기업을 도려내며 의지를 확고히 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개정법안의 문제점에도 일리가 있다. 예를 들어 대형 SOC 사업의 경우 대형 IT서비스업체들을 위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러한 사업의 경우 대기업의 참여를 막을 경우 사업 진행의 어려움이 예고되고 있다는 것.
예를 들어 스마트 그리드 사업과 같이 신기술 개발과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 대형 사업의 경우 현실적으로 중소기업의 참여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외에도 교통정보지능화 사업과 같은 경우에도 IT서비스 대기업이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무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사업 자체를 세세하게 뜯어보면 중소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 27일 특허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특허행정 정보시스템은 전문성이 높고 규모가 커서 지금까지 대부분을 대기업이 수주해 왔으나, 앞으로는 중소기업이 많이 참여하도록 대상 사업을 적극 발굴해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융공기업의 경우도 대기업 참여 제한이 가시화될지 관심이다. 원칙대로 이번 개정안이 적용되면 중소기업은행과 산업은행과 같은 대형 은행의 IT시스템 신규 사업의 경우 대형 IT서비스업체의 참여가 불가능해진다.
물론 지경부는 사안이 중요한 경우 예외조항을 두겠다는 방침이지만 두고 볼 일이다. 무엇보다 지경부가 적시한 국방과 보안에 영향을 미치는 분야에 한해 예외를 인정하겠다는 방침은 SOC 사업에는 크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향후 전개 방향을 예의 주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계기로 대형 IT서비스업체들이 덩치에 맞는 비즈니스 전략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동안 그룹내 물량과 독점하다 시피 한 공공IT사업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 등 외부 사업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IT서비스산업협회는 ‘2011 IT서비스기업 편람’을 내놓으면서 IT서비스기업 매출액, 영업이익과 종사자수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아 ‘회사 매출이 높으면 고용도 늘어난다’는 상관관계가 IT서비스업계에서는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이 같은 연구결과를 IT서비스산업협회가 내놓은 배경에는 IT서비스가 시장과 산업에 분명히 긍정적인 효과를 끼치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은 생각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IT서비스 산업 내외부를 둘러싼 환경 변화는 그리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IT서비스업계가 새로운 환경 변화에 있어 적극적으로 외부 사업 모색을 통해 위기를 타개해 나갈지 아니면 지속적인 이의제기로 타협을 이뤄낼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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