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PC온라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모바일로 영역확장을 시도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이러한 시도가 있었으나 MMORPG의 요소를 채용한 것이지 올해처럼 MMORPG 콘텐츠를 그대로 들고 여타 플랫폼으로 옮겨가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올해 MMORPG 영역확장은 업계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지난 7월 컴투스가 출시한 MMORPG ‘던전판타지 온라인’은 국내 최초 모바일 MMORPG라고 볼 수 있습니다. PC온라인 기반의 MMORPG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던전판타지 온라인’에도 그대로 적용됐기 때문인데요.
이 게임은 출시 초기에 인기를 모았으나, 지금은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은 상태입니다. 컴투스 측은 “아직 시장성 검증이 안됐다”며 “모바일에서 MMORPG 시장은 이제 형성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컴투스도 처음에는 고전을 했습니다. 모바일용 MMORPG가 국내 처음으로 출시되다보니 노하우가 없었던 탓입니다. MMORPG의 서버운용이나 고객대응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었죠. 지금은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합니다.
‘던전판타지 온라인’에 앞서 게임로프트에서 지난 4월 모바일 MMORPG ‘오더앤카오스 온라인’을 론칭한 바 있습니다. 이 게임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나, PC온라인과 비교하면 그 규모가 무척 작습니다.
이처럼 아직까지는 모바일 MMORPG의 한계점이 곳곳에서 감지되는데요.
일단 이동통신망의 불안정성이 모바일 MMORPG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3G에서 와이파이로 접속환경이 바뀌거나 그 반대의 경우에 접속환경이 불안정해지는 것도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 시대가 오면 이러한 문제점이 사라질까요. 업계는 “나와 봐야 알지만 아닐 것”이라고 말합니다. 모바일 MMORPG에서 대용량 데이터가 왔다 갔다 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접속환경의 안정성이 우선이라고 하네요.
또 MMORPG는 장르 특성상 장시간의 투자가 필요합니다. PC온라인 MMORPG에서는 던전 한번 도는데 보통 30분 이상 걸리는데요. 모바일 MMORPG로 30분 이상 1시간 정도 던전을 도는 것은 무리입니다. 다수의 인원이 파티를 맺을 때도 모바일 MMORPG는 아무래도 편의성이 떨어지죠.
모바일 MMORPG는 플랫폼 특성에 맞게 콘텐츠를 축소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PC온라인게임의 이용자의 입맛에 맞을지가 의문이네요. 모바일 MMORPG를 좋아하는 이용자층이 있을 것으로 보지만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그럼 페이스북에 진출한 ‘오더앤카오스’는 어떻게 됐을까요. 리서치사이트 앱데이터(appdata.com)에 따르면, 이 게임은 최고 월간활동이용자(MAU) 55만명을 기록한 후 하락세를 겪고 있습니다. 지금은 MAU 14만명까지 떨어졌네요. 현재 일간활동이용자(DAU)는 5000명 수준입니다.
‘오더앤카오스’ 페이스북 버전도 소셜 플랫폼 특성을 감안하고 출시했으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MMORPG 장르 특성이 페이스북이란 소셜 플랫폼과 맞지 않는 것일까요. 이 부분은 좀 더 사례가 많아져야 업계도 확실한 판단이 설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게임업계 트렌드인 멀티플랫폼 대응은 MMORPG와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게임업체들은 게임 진행을 도와주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하는 선에서 연동을 시도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사례가 많아지고 스마트기기나 모바일 환경이 발전을 거듭하면, 여타 플랫폼에서 MMORPG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대호 기자블로그=딜라이트닷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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