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백지영기자] 13일(현지시각) 인텔개발자회의(IDF)가 열리고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내 모스콘센터.
폴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자<사진 오른쪽>의 기조연설 끝자락에 앤디 루빈 구글 모바일 담당 수석부사장<사진 왼쪽>이 나왔다. 앤디 루빈의 등장은 알려진 행사 일정에는 없던 것이었다. 그야말로 깜짝 등장. 이날 양사는 제법 비중있는 발표를 했다.
인텔과 구글은 협력 관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인텔은 차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ARM과 함께)×86 기반의 저전력 아톰 프로세서를 공식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내년 상반기 자사 아톰 프로세서가 탑재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시장에 출시될 것이라고 오텔리니 CEO는 밝혔다.
인텔이 구글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이유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OS 분야에서 PC 시장의 전통 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힘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텔은 이미 MS를 뒤로 하고 구글과 TV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이번 IDF에선 차세대인 구글TV2에 관한 논의도 이뤄졌다. 연말께 관련 제품이 나올 예정이다.
MS 역시 인텔과 밀월 관계를 청산하는 중이다.
MS는 인텔 IDF가 열리는 기간 동안 미국 애너하임에서 차세대 OS 윈도8의 면면을 공개하는 개발자행사 빌드(BUILD)를 개최했다.
MS는 이번 행사에서 인텔과 AMD 등 PC용 ×86 프로세서 뿐 아니라 ARM 기술을 쓰는 퀄컴·엔비디아·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윈도8은 일반 PC 뿐 아니라 키보드가 없는 태블릿에 적용될 수 있도록 터치 기반의 새로운 메트로 사용자환경(UI)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에 대항하기 위해 MS가 개발하고 있는 야심작인 셈이다.
MS가 퀄컴 등 ARM 기반 프로세서 업체를 끌어들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인텔 프로세서는 속도가 빠르지만 전력소모량 측면에선 ARM 기반 프로세서 대비 떨어진다. 태블릿의 배터리 지속 시간을 늘리려면 ARM 진영과의 협력이 꼭 필요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스마트폰·태블릿 시대를 맞이해 PC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됐고, 인텔과 MS는 모자란 부분을 채우기 위해 제 살길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이 분야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구글과 ARM 진영에 이들이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어 둘의 밀월 관계도 소리 없이 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양사의 주요 제품군이 내년 혹은 그 이후에나 출시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애플과 구글이 주도하고 있는 시장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
<샌프란시스코(미국)=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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