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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6주년특집 2부- 모바일]①스마트빅뱅 1년, 무엇이 바뀌었나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우리의 정보통신 역사를 살펴보면 의미 있는 해들이 있다. 정부-민간-연구소가 혼연일체가 돼 세계 최초로 CDMA를 상용화한 1996년이 대표적이다. 고생에 대한 보상은 컸다. CDMA 상용화를 계기로 우리의 정보통신 기술이 세계적으로 도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 가장 의미있던 시점을 꼽자면 아마도 2009년 말로 의견이 모아질 것 같다. 세계 최초도 아니고, 기술적으로 우리가 특별한 성과를 거둔 것도 아니다. 단지 아이폰으로 불리는 휴대폰 하나가 우리나라에 입성한 때다.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불러들인 사건이었다.

무수히 많은 휴대폰 중 하나인 아이폰이 우리나라 ICT 시장에 미친 충격은 실로 대단했다. 국내 통신시장의 폐쇄적 한계를 명확히 보여줬고, 시대의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기업들은 온몸으로 체감했다.

아이폰을 잡기 위해 휴대폰 제조사는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뛰었고, 음성통화 매출에 안주하던 통신사들은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시장을 열기 위해 분주했다.

휴대폰 시장에서 세계 2~3위를 차지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초반 고전했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 삼성과 LG는 각각 갤럭시·옵티머스 시리즈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류로 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기존의 강자 노키아와 림의 사세가 예전만 못한 것을 보면, 우리 기업들은 1년 전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가고 있다.

통신사들 역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했다. 무선인터넷 시장 활성화를 가로막았던 비싼 요금을 대폭 내렸고, 스마트폰 보급 확대를 위해 팔을 걷었다. 경험해보지 못한 탓에 네트워크 부하로 고민도 많지만 차세대 네트워크 조기도입을 비롯해 와이파이, 와이브로, 펨토셀 등 대체망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부에서도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세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는데 거대한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출범한 방송통신위원회 2기는 정책목표를 '스마트 선진국'으로 잡고 산업계의 동반성장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1년여전 대한민국 ICT 시장은 분명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소비자들은 애플 아이폰에 열광했지만 국내 기업들은 그만큼 힘든 시기를 보냈다. 아이폰 충격은 상당했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은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다. 원인, 동기야 어찌됐든 국내 ICT 업계가 폐쇄를 버리고 개방·협력을 선택한 것만으로도 우리 ICT 시장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다행스러운 것은 이제 '청출어람'도 기대할 만큼 희망이 보인다는 것이다. '빨리빨리'문화는 썩 좋지 않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분명하다. 여기에 하드웨어 중심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제품과 서비스에 철학, 문화 등을 심는다면 IT강국을 넘어 스마트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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