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알아서 청소를 하는 로봇청소기 로보킹 VR6170LVM을 2주일간 써봤다. 로보킹 VR6170LVM은 LG전자가 올해 초 출시한 로봇청소기 신제품이다. 하루 이틀 방을 쓸고 닦지 않으면 발바닥에 시커멓게 먼지가 묻는 대로변 집에 혼자 살고 있지만 2주 내내 로보킹 덕에 청소 걱정이 없었다.
처음에는 동그란 본체 모양을 보며 벽면 근접 청소 능력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전면 좌우측에 달린 브러시가 먼지를 중앙으로 모아줬기 때문에 구석진 곳도 청소가 가능했다. 후면에는 극세사 걸레를 붙일 수 있다. 앞에서 먼지나 과자 부스러기 따위를 흡입하면 걸레가 흡입 못한 머리카락이나 미세 먼지를 닦아낸다. 빨아서 말려놓은 걸레에 분무기로 물을 적당히 뿌려준 뒤 부착하면 더 깨끗하게 청소가 됐다. 전용 걸레는 로보킹을 구입하면 2개가 기본으로 제공되니 번갈아가며 사용할 수 있다.
청소 경로는 상하 2개의 카메라로 집 구조를 분석한 뒤 스스로 설계한다. 지그재그, 공간확장, 집중 청소 3가지 청소 경로를 선택할 수 있다. 지그재그로 할 경우 17평 기준 대략 15분에서 20분 정도 청소를 했다. 공간확장 청소 모드에선 이 보다 시간이 50% 가량 더 걸렸다.
로보킹에 탑재된 센서는 51개로 전후방 장애물을 인지하고 이를 피해간다. 걸레판을 부착하지 않으면 얇은 문턱 정도는 무리 없이 넘을 수 있다. 청소를 마치거나 배터리가 방전될 때 쯤이면 스스로 충전대로 찾아가 충전을 하는 똘똘함도 갖췄다. 다만 얇은 책상 다리 같은 곳에는 가볍게 쿵 접촉도 했고 발가락을 밟고 들어와 깜짝 놀랐던 기억도 있다.
2주일간 제품을 쓰고 난 뒤 속을 살펴보니 먼지로 꽉 차 있었다. 매일 방바닥을 빗자루로 쓸고 걸레로 닦는 노동을 이 녀석이 대신 해 줬다고 생각하니 70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서라도 구입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로보킹은 각종 선 종류에는 쥐약이다. 책상 아래에서 전기선에 엉켜 작동을 멈춘 적이 몇 번 있었다. 제품이 꺼진 뒤 5분 내에 다시 작동시키면 마지막 청소 지점에 스스로 찾아가 다시 청소를 하니 다른 로봇청소기와 비교해 이 녀석이 한결 낫긴 하다. 로봇청소기의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전선 등 바닥 장애물은 완벽하게 치워둬야 한다. 애들이 있거나 집안 곳곳에 뭔가를 놓아뒀다면 직접 빗자루로 쓸고 걸레로 닦으며 청소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손톱 크기 만한 라면 및 과자 부스러기는 제대로 쓸어담지 못했다. 이런 건 손가락으로 집어 휴지통에 버렸다. 또 어두운 밤에 형광등을 꺼놓고 청소를 시키면 평소보다 시간이 2배는 더 걸렸다. 카메라로 집 구조를 분석해야 하는데 빛이 없으니 센서가 카메라 역할을 해야 했던 탓이다.
작동 소음은 48데시벨(dB)로 로봇청소기 가운데 최저 수준이지만 좌우와 아래쪽 브러시가 물리적으로 도는 구조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조용하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대략 주방에서 누군가 설거지를 할 때 들려오는 소음과 비슷했다. 걸레는 1장에 3500원으로 별도 구입이 가능하다. 장당 100~300원씩 하는 일회용 걸레를 팔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로봇청소기를 구입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손가락 하나 까딱 하기 싫어서였기 때문이다.
LG전자는 30평 가량의 공간에서 로보킹을 쓰는 것이 구입 비용 대비 효율이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로봇청소기를 구입하고 싶은데 비싼 가격 때문에 고민이라면 이러한 설명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로봇청소기는 진공청소기 대비 흡입력이 떨어지지만 먼지는 확실히 쓸어담는다. 집이 넓어 청소가 고민인 싱글 남녀나 신혼부부 혹은 중장년 층에 어울리는 것이 바로 지금의 로봇청소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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