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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최악의 휴대폰은 어떤 제품?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2010년 휴대폰 시장에서 가장 히트상품은 삼성전자 ‘갤럭시S’와 애플 ‘아이폰4’라는데 이견을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패작을 꼽는 것은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판매량을 우선시할 것인가. 아니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을 실패로 볼 수 있을지 같은 기준들이 다르니까요.

전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난 제품을 실패의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판매량이 많았어도 결국 시장에 악영향을 미친 제품, 한 회사의 전략 실패를 극명하게 보여줬던 제품, 최초라는 것에 얽매여 업체와 사용자에게 모두 피해를 준 제품 등을 꼽아봤습니다.

제가 꼽은 올해의 최악의 휴대폰 3종은 ‘T옴니아2’·‘맥스’·‘안드로원’입니다. LG전자의 윈도모바일폰
‘210 시리즈’ 같이 있는 듯 없는 듯 사라진 제품이나 HTC 디자이어 구글 넥서스원’ 등 예상보다는 파괴력이 적었던 제품도 아쉽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스마트폰 ‘T옴니아2(SCH-M710/SCH-M715)’

삼성전자의 윈도모바일 스마트폰 ‘T옴니아2’는 지난 10월말 선보인 제품입니다. 그러나 올 한해 휴대폰 시장을 이끈 스마트폰 돌풍을 첫 흐름을 만든 제품이라는 점에서 올해에 포함을 시켰습니다.

T옴니아2와 애플 ‘아이폰3GS’와의 대결은 당시까지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1% 남짓이었던 스마트폰 사용자를 단숨에 100만명 이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T옴니아2의 누적 판매량은 60만대를 넘었지요.

문제는 스마트폰에 대해 사용자가 갖고 있는 기대감을 만족시키기에는 충분치 않은 제품이었다는 점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모바일 운영체제(OS)의 한계를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마케팅 능력으로 메웠습니다. 시장을 설득하는데 한계를 금방 드러냈습니다.

MS는 윈도모바일을 포기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안드로이드 OS 중심으로 선회했습니다. T옴니아2의 판매량과 동일한 60만 안티를 양성했다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T옴니아2 계열인 ‘쇼옴니아’와 ‘오즈옴니아’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이들이 과연 2년 약정이 끝나기 시작하는 내년 말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을 다시 선택할까요?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 때가 되면 이들을 지키기 위한, 빼앗아 오기 위한 통신사·제조사간 마케팅 전쟁도 치열하게 벌어질 것 같네요.


◆풀터치스크린폰 ‘맥스(LG-LU9400)’

이 제품은 지난 3월 LG전자에서 LG유플러스를 통해 출시한 일반폰입니다. 퀄컴의 1GHz 프로세서 스냅드래곤을 사용한 첫 일반폰이라는 점을 대대적인 홍보했던 제품입니다. 스마트폰보다 빠르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웠죠. 그러나 실제 제품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의 ‘스마트한 일반폰이 스마트폰보다 인기를 끌 것이다’라는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던 휴대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GHz 프로세서를 사용한 일반폰은 이 제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그 전략은 결국 실패했습니다.

‘맥스(MAXX)’라는 이름은 최고(Maximum)의 성능에 ‘곱하기’를 상징하는 ‘X’를 추가해 명명한 것이었지만 성능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사용자 환경(UI)가 너무 무거웠습니다. 1GHz 프로세서를 사용해 속도가 빨라졌다는 느낌을 주기보다는 1GHz 프로세서를 탑재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불편했을까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더군요.

소녀시대도 맥스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맥스의 실패는 LG전자와 LG유플러스 모두에게 위기를 가져왔습니다. ‘아레나’ ‘뉴초콜릿폰’에 이어 프리미엄 풀터치폰의 3번 연속 참패였습니다. 결국 LG전자와 LG유플러스의 휴대폰 수장과 이동통신 수장이 연말 인사에서 교체됐습니다.


◆스마트폰 ‘안드로원(LG-KH5200)’

이 제품은 KT와 LG전자가 지난 3월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 안드로이드 OS 스마트폰입니다. 전형적인 최초 경쟁에 얽매여 물타기용으로 내놓은 제품이라고 할까요. 이 당시 SK텔레콤은 모토로라와 국내 첫 안드로이드폰 ‘모토로이’를 공개한 상태였습니다. 팬택, 삼성전자도 SK텔레콤으로 제품 공급을 약속한 상태였고요. KT와 LG전자로서는 무리를 해서도 이에 대응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국내 제조사 첫 안드로이드폰 출시와 개통이라는 타이틀은 KT와 LG전자가 가져갔지만 내실은 없었습니다. LG전자는 이 제품을 KT에 출시 한 달만에 5만대를 공급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안드로원을 판매하는 대리점을 쉽게 찾을 정도로 재고정리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안드로원에 탑재된 안드로이드 OS는 이미 2.0버전 제품들이 출고되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두 단계 아래인 1.5버전을 채용했습니다. 해외용 제품을 급하게 들여오다보니 지상파 DMB 등 국내 제조사의 강점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일단 1.6버전 업그레이드는 실시된 상태입니다. 2.1버전 업그레이드를 건너뛰고 2.2버전으로 넘어가겠다는 약속은 언제 지켜질지 모릅니다. 안드로원은 2.2버전을 수용하기에는 사양이 매우 떨어집니다. 이에 따라 2.2버전으로 업그레이드 되더라도 일부 애플리케이션 구동 정도로 그칠 것이 확실시됩니다. 사용자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지요. 지금도 매장에서도 홈쇼핑에서도 ‘최신형’이라는 것만 강조하고 이런 점은 알려주지 않더군요.

[윤상호기자 블로그=Digital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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