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국가 차원의 슈퍼컴퓨팅 육성을 위한 입법 처리가 올해 안에는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9월,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발의한 ‘국가슈퍼컴퓨팅 육성법안’은 이후 정치권 이슈에 밀리면서 계류돼 오다가, 22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주최로 관련 공청회가 개최됐다.
국가슈퍼컴 육성법안은 슈퍼컴퓨터 관련 연구개발과 효율적인 자원배분, 전문인력 양성 등을 통해 발전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 내용으로,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국가슈퍼컴퓨팅위원회 심의를 거쳐 5년마다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국가슈퍼컴퓨팅센터 설립하는 등의 내용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날 참석한 교과위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과의 의견차가 컸고, 관련 법안 자체가 시급하지 않다는 분위기 탓에 연내 입법화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공청회에 참석한 한 의원은 “법안 자체에 대한 반대는 크게 없지만, 현재 한나라당과 민주당 내 정치 상황이 민감한 측면이 있다”며 “또한 교과위에 계류 중인 법안만 400여건이 넘는데, 슈퍼컴 육성법안 자체가 시의를 다투는 이슈가 아닌 만큼, 올해 통과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개최된 이날 공청회에는 클루닉스 권대석 사장, 서울대 자연과학대 수리과학부 신동우 교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이지수 슈퍼컴퓨팅본부장, 건국대 최석식 석좌교수 등 4명이 진술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날 클루닉스 권대석 대표는 “현재 국가 차원에서 IT 융합기술 개발에 연간 1조 6000억원,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에 1조원, 클라우드 컴퓨팅 육성에 6000억원 등을 투자하고 있으나, 이들 사업에서 슈퍼컴퓨팅은 무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 중인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육성안 중 클라우드 확산을 위한 인프라보다는 이를 통해 효과를 보는 응용개발 분야가 훨씬 중요하다”며 “바로 슈퍼컴퓨팅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상승 효과를 낼 수 있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슈퍼컴 경쟁력이 위해 CPU나 서버 등 하드웨어를 제외하고서라도 시스템 소프트웨어나 응용 프로그램 등 요소 모듈들은 국내 제품과 기술을 적용하는 방향을 통해 신설 국가슈퍼컴퓨팅센터에서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신동우 교수는 “‘계산과학기술’은 국가 과학기술경쟁력의 새로운 지표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불가능한 연구개발이 가능하고, 제품개발 시간의 획기적 단축은 물론, 생산성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국, 유럽연합(EU) 등에선 항공우주산업, 생명공학, 에너지 탐사분야 등 다양한 산업기술 개발에 슈퍼컴을 적용해 세계 선도 기업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ISTI 이지수 본부장은 “현재 국내 슈퍼컴은 기초 연구나 일반 산업체의 응용 연구에 활용되는 것에서 한 단계 뛰어넘어 보다 광범위하게 활용돼야 할 시점”이라며 “슈퍼컴 자체의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절실한 것은 관련 인력양성과 기술개발 등 필수요소가 종합적으로 정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개전투처럼 개별 기관마다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를 조율하 수 있는 기관을 두고, 지역별․분야별 특화센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건국대학교 최석식 석좌교수는 “법안을 ‘국가슈퍼컴퓨팅 육성법’에서 ‘국가슈퍼컴퓨팅시스템의 개발․구축․운영 및 활용에 관한 법률’로 수정하고,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소속에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교과위 소속 의원들 중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슈퍼컴 육성을 위해선 많은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해야 하는데, 기상청 슈퍼컴 등의 부정적 이미지로 국민들 사이에 이를 위한 공감대 형성이 안돼 있다”고 지적했다.
무소속 유성엽 의원도 “법안 제정 자체가 국내 슈퍼컴 발전을 위해 시급한 요건은 아닌 것 같다”며 “KISTI 슈퍼컴퓨팅본부가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컨트롤 타워로써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영아 의원은 “국내 슈퍼컴은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다른 국가에 비해 뒤쳐져 있다”며 “날씨를 제대로 맞추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기상청 슈퍼컴 문제도 소프트웨어적인 문제인 만큼, 국가슈퍼컴위원회와 센터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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