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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뻔히 속보이는 e스포츠 지재권 분쟁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10-10-21 12:47:24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지난 5월 한국e스포츠협회의 공개토론회로 크게 불거진 스타크래프트의 e스포츠 지적재산권 분쟁이 점입가경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그래텍이 협상 내용을 공개하며 e스포츠팬에게 호소한 바 있다. 내용에 따르면 그래텍은 프로리그 관련해 토너먼트 당 주최료 1원과 방송 중계료 1억원을 협회에 요구했다. 협상료 전액은 장학재단에 기부할 의사도 밝혔다.
이른바 표심잡기다. 프로리그 존속을 위해 그래텍이 이만큼 애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종의 광고였던 셈이다. 이는 개인리그를 여는 두 방송사에 보인 그래텍의 모습이 사뭇 다르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그래텍은 프로리그 연간 중계료를 1억원으로 책정한 것에 반해 1년에 3번 열리는 개인리그에 시즌당 1억원을 요구했다. 양 방송사에 각각 연간 3억씩이다. 프로리그는 주 5회, 개인리그는 주 2회 열리기에 대회 당 중계료 차이는 더욱 커진다. 협상료의 장학재단 기부도 프로리그에 한정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e스포츠팬들은 이제 믿을 곳이 없다는 반응을 하나둘 보이고 있다. 그래텍에 속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개인리그에 대한 이야기는 쏙 빼고, 이목이 쏠리고 있는 프로리그의 연간 중계료를 내세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려 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그래텍 측은 “팬들이나 매체에서 궁금해 하는 부분에 대한 협상 기준을 공개한 것일 뿐”이라며 “방송사에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이라는 확대해석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재권 분쟁에 팬들까지 끌어들이는 진흙탕 싸움이 진행되는 가운데, 최근 한숨 돌릴만한 변화가 생겼다.
지난 18일 열린 협상이 지금까지 이어온 당사자 간 협상과 다르게 변호사가 중심이 되는 방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현재 양측이 합의해 선임한 변호사가 서로의 입장을 정리하고 가운데서 중재에 나서고 있다. 20일 협상도 이 방식으로 진행됐다.
18일 협상에 직접 참여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주기환 게임산업팀장은 “협상을 해야 할 것이 100이 있으면 지금 80은 변호사가 들어가면서 합의에 도달했다”며 “나머지 20은 변호사 중재안을 통해 정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띄엄띄엄 진행되던 협상이 이틀 간격으로 연이어 열린 것으로 보아 협상은 급물살을 탄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16일 시작한 프로리그 영향이 클 것이다. 그래텍이나 블리자드도 시작한 리그를 중단하는 사태는 이로울 것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팬들도 협상의 마무리를 기다리지만, 그보다 프로게이머들이 더 애를 태울 것이다. 3년넘게 끌어온 지재권 협상을 이제 끝낼 때도 됐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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