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국내외 소프트웨어(W) 산업은 전환기를 맞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컴퓨팅 등 거대한 트랜드가 SW산업을 강타하고 있으며,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았던 업체들간의 경쟁관계도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예를 들어 전통적 SW산업의 최강자 마이크로소프트(MS)는 몇년전까지만해도 '듣보잡'에 불과했던 구글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고, 일부는 권력을 넘겨주었다. 웹의 지배자인 구글은 이미 클라우드 컴퓨팅의 힘을 빌어, 전통 SW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에 따른 글로벌 SW시장의 변화는 어느때보다 깊고 역동적이다. 운영체제(OS), 오피스 등 레드오션으로 꼽히는 SW시장까지 격변에 빠졌다.
또한 기업용 소프트웨어 영역도 거센 폭풍우 아래에 놓여 있다.
오라클이 독주해온 데이터관리시스템(DBMS) 시장은 비용절감 이슈로 인해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더욱 똑똑한 시스템을 원하는 기업들은 기존의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시스템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전망, SW 2010'라는 기획 기사를 통해 OS(운영체제), BI(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오피스, DBMS 등 최근 소프트웨어 산업의 빅 이슈 4개를 분석하고 올해를 전망한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먼저 시장의 변화가 가장 큰 운영체제(OS)분야를 얘기해보자. 이미 OS시장은 일대 혼전에 빠져든 상태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7은 출시된 후 3개월만에 윈도 비스타 1년 판매량을 넘어섰다. 여기에 안드로이드라는 모바일 운영체제를 공급해 온 구글은 크롬OS라는 넷북 전용 OS까지 선보이면서, MS 윈도에 대한 대항마로 자리잡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지난 해 스노우 레오파드라는 맥 OS X 10.6을 출시한 애플 운영체제는 여전히 강력할 뿐 아이폰을 통해 사용자 경험을 확대하고 있으며, 리눅스 진영의 대표선수 우분투도 9.10을 출시하며 뒤쳐지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형국이다.
여기에 클라우드 컴퓨팅은 운영체제라는 소프트웨어의 존재 의미를 새롭게 정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렇듯 2010년은 OS 시장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해로 전망된다.
◆구글 태풍 불어올까 = 올해 운영체제 시장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기업은 ‘구글’이다. 이 시장이 격변에 빠지기 시작한 것도 구글 때문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선보일 때만해도 이렇게 큰 파장은 없었다. 이 때만 해도 새로운 모바일 OS가 하나 등장했다는 정도였다. 하지만 구글이 크롬OS 개발 발표한 후 상황은 뒤바뀌고 있다. 크롬OS는 단순 신제품이 아니라 OS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도 있는 후보로 꼽힌다.
구글은 OS를 ‘웹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통로’로 내세우고 있다. 구글 OS의 역할은 하드웨어를 제어하고, 웹브라우저를 구동하는 데 그친다.
구글이 크롬OS를 넷북용으로 한정 짓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구글이 볼 때, 오피스 등 모든 애플리케이션은 웹상에서 이용하기 때문에 OS와 하드웨어 역할은 크지 않아도 된다. 모든 작업은 클라우드를 통해 진행된다.
때문에 구글 OS의 운명은 클라우드 컴퓨팅의 운명과 같이 할 수 밖에 없다. 올해 구글 크롬OS가 대박을 기록한다면, 그것은 클라우드 서비스가 우리 주변에 아주 가까이 와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선더 피카이 구글 부사장은 “추세는 아주 단순하다. 수백만명의 사용자가 클라우드 형태로 컴퓨팅 리소스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구글 크롬OS는 올해 정식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물러서지 않을 MS = 구글이 거세게 OS 시장에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기는 하지만, 당장 MS의 위력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MS의 윈도7은 윈도 비스타의 실패를 만회하며, MS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는 중이다.
MS는 특히 구글 크롬OS가 노리고 있는 넷북 시장도 MS 윈도7이 지켜줄 것으로 믿고 있다.
MS의 고민은 오히려 윈도 모바일에 있다. MS의 맞수 애플은 아이폰을 통해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윈도 모바일의 점유율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시장에서 윈도 모바일은 실패한 OS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MS는 윈도 모바일7이 이 같은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을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북미 시장에서 선보인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준HD’의 경우 사용자들에게 상당한 만족감을 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윈도 모바일 7이 준HD의 장점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윈도 모바일7의 출시는 너무 늦은 감이 있다. MS는 올 하반기 윈도 모바일 7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내년초까지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윈도 모바일 7 출시 이전에 애플은 아이폰 새 버전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MS에는 ‘윈도 애저’라는 무기도 있다. 윈도 애저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한 MS의 플랫폼으로, 이 위에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올릴 수 있다.
◆잊혀지는 리눅스? = MS와 구글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피해를 입은 쪽은 리눅스다. 최근 1~2년 동안 리눅스라는 이름은 시장에서 좀처럼 듣기 어려웠다. 물론 구글의 OS 제품들이 리눅스를 기반한 것이고, 임베디드 시장에서는 여전히 리눅스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데스크톱 리눅스는 2000년대 초반 기대했던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잊혀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우분투는 이 같은 흐름을 전면으로 부정한다. 우분투 리눅스의 배포사인 캐노니컬이 최신 우분투를 통해 윈도7과의 정면 대결을 선언했다. 캐노미컬에 따르면, 우분투 9.10는 부팅속도가 빨라졌으며, 오디오 프레임워크가 혁신됐고, 3G 브로드밴드 연결지원 등이 향상됐다.
데스크톱 시장에서는 고전하고 있지만 서버 운영체제로서의 리눅스는 높은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IBM, 오라클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리눅스를 빵빵하게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IBM은 메인프레임에서도 리눅스를 구동할 수 있도록 했으며, 오라클은 언브레이커블 리눅스라는 자체 브랜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 리눅스 배포판 업체 레드햇 역시 오픈소스 스택을 갖추고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티맥스윈도의 운명은 = OS를 둘러싼 전 세계적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티맥스소프트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해 선보였던 티맥스 윈도는 올해 정식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티맥스는 셋톱박스, 키오스크 등에 사용할 수 있는 '티맥스윈도 9.1' 버전을 지난 해 말 출시했으며, 멀티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된 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티맥스윈도 9.3 버전은 올 하반기 출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티맥스윈도가 어떤 성과를 거둘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난 해 선보인 티맥스윈도는 완성도 면에서 크게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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