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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위에 오른 ‘IBM 메인프레임’, 부담스런 한국IBM

- 최근 한국전력, 국민은행 사례로 논의 촉발 가능성 높아져

▲현재 메인프레임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2009년 12월 기준)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5대 기업으로 제조·금융·공공부문 등 핵심 산업군에서 삼성전자와 포스코, 현대차, 국민은행, 한국전력을 꼽는다.

5대 기업중 최근 한국전력이 최근 IT 부문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현재 운영 중인 메인프레임 13대를 유닉스 서버로 다운사이징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한국전력이 실제로 유닉스 서버로의 다운사이징을 실행에 옮길지는 장담할 수 없다.

또 국민은행은 지난해 초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유닉스(UNIX)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결정해 놓고도, 막판에 기존 IBM 메인프레임을 고수하는 것으로 선회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내년 2월 차세대 시스템을 오픈할 예정이다.

그런데 지난 25일부터 국민은행 사외이사 외압 의혹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내사설이 불거지고, 여기에 국민은행 차세대시스템 사업이 거론되기 시작하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이 사안은 향배에 따라, 올해 비교적 선전했다고 자평하고 있는 한국IBM의 메인프레임 사업 전략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3000억원 규모의 국민은행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의 주전산시스템 기종 선정과정에서 모 사외이사의 외압이 있었는지를 내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IBM은 이번 사안과 전혀무관하다. 하지만 국민은행 차세대시스템 사업과 관련 국민은행 일부 사외이사의 부적절한 처신이 있었는지 논란이 되는 것 그 자체로 한국IBM에게는 부담일 수 밖에 없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스캔들 메이커'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지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메인프레임 vs 유닉스 논쟁 = 메인프레임의 안정성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최근에는 개방성과 유연성보다 안정성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지난 1964년 IBM이 첫 메인프레임 시스템 360을 출시한 이후, 전 세계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와 권한을 누려왔다. 현재도 전 세계 상위 50대 은행 중 47개 은행에서 IBM의 메인프레임인 ‘시스템 z’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유지보수 비용이 부담인데다가 독점적 지위에 따른 폐쇄성때문에 그동안 개방성과 유연성을 가진 유닉스 시스템이 새로운 대안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국내에서 1990년대 후반부터 불어닥치기 시작한 유닉스 서버로의 다운사이징 추세는 전 세계 기업이 벤치마킹할 정도로 거셌다.

◆“종속성, 유지보수비용 높다” 시장 인식...여전히 큰 부담 = 현재 국내 금융권에서 한국IBM은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교보생명 등 여전히 메인프레임을 사용하는 든든한 고객군을 확보하고 있다.
또 올해엔 비씨카드와 현대스위스상호저축은행 등을 새로운 사이트로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여전히 IBM 메인프레임에 대한 반감이 존재하고 있다. 경쟁사인 한국HP가 기존 IBM 메인프레임 고객을 대상으로 여전히 ‘윈백’ 전략을 진행하고 있고, 결국 이 전략의 논리적 근거도 이같은 시장의 부정적 인식에서 출발한다.


한국HP측에 따르면, 현재 IBM 메인프레임을 사용하는 고객은 27개사로 그 중 8개의 기업이 내부에서 유닉스로의 다운사이징을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한국HP는 삼성전자와 SK그룹, 신한금융그룹, 농협 등 자사 고객들을 ‘글로벌 1000대 기업(G1K)’의 상위 업체로 분류해 놓고 ‘우수고객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IBM, “유닉스와 가격차이 20%로 줄였다” = 한국IBM은 올해 비씨카드와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일부 업무에 메인프레임을 적용시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철도공사와 대구은행에 이어, 최근 공공부문 최대 고객이었던 한국전력이 유닉스로의 다운사이징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은 오히려 한국IBM이 올해 확보한 메인프레임 신규 고객 확보 사례를 초라하게 만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IBM 측은 내년부터는
메인프레임이 갖는 밸류를 지키면서도 가격 측면에서도 유닉스 시스템과의 차이를 줄여나간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국IBM 메인프레임 사업부 마케팅 담당 이관용 차장은 “최근 출시한 10여가지 솔루션을 에디션으로 패키징해서 구입할 경우, 기존 시스템 가격 대비 최대 80%까지 저렴하다”며, “이는 유닉스 시스템과 비교해 불과 20%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중소형 고객을 위한 시스템 z BC(비즈니스 클래스)에 리눅스 운영체제(OS)를 탑재한 하드웨어 가격은 2억원대부터 제안할 수 있어, 고객이 합리적인 비용에 안정된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능, 관리편이성에서 확실한 차별화 = 실제로 이 같은 꾸준한 마케팅을 통해 지난 3분기(7월~9월) 국내 메인프레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7% 증가했다는 것이 한국IBM의 설명이다.

이관용 차장은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성능에 기반해 플랫폼을 선정하고 있다”면서, “최근 고객사로 확보한 비씨카드의 경우도, 경쟁사인 HP 대비 온라인 응답 시간이 평균 2~3배 빠르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특히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이에 따라 관리해야 할 서버가 너무 많아지는 것이 기업들에게 큰 고충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메인프레임으로의 통합이 그 해답이라고 한국IBM은 강조한다.

한국IBM은 내년 중에는 시스템 z에서 유닉스, x86을 통합한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를 지원하게 되는데, 이 시점에서 다운사이징하는 기업은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점도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IBM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전력은 물론, 이번에 촉발된 국민은행 메인프레임 외압설의 결말에 따라, 메인프레임을 둘러싼 현재의 상황이 어떻게 움직일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온통 이 사건의 향배에 쏠려 있는 상황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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