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경기침체를 반영해 국내 IT업계도 상당한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주요 IT기업들은 연초부터 대대적인 사업전략의 개편과 함께 조직 정비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디지털데일리>는 신년기획으로 올해 국내 IT업계, 솔루션분야에서 그 행보가 특히 주목되는 7개 업체를 선정했다.
▲한국IBM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마이크로소프트 ▲대우정보시스템 ▲티맥스소프트 ▲삼성KPMG ▲안철수연구소 등이다. 왜 이들 기업들의 행보가 주목받을 수 밖에 없는지 그 이유를 분석해봤다. <편집자>
◆한국IBM, 공룡의 부활? = 국내에 진출한 주요 글로벌 IT업체들이 최근 앞다퉈 대대적인 조직슬림화 또는 사업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IBM은 예상외로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히려 한국IBM 관계자는 "IBM은 이미 혹독한 구조조정을 15년전에 겪었다"고 지금의 상황을 즐기는 듯한 여유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967년 한국IBM이 설립된 이후, 가장 활발한 투자가 올해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한국IBM은 최근 1억6000만 달러(한화 약 2100억 원) 규모를 투자계획을 밝혔다.
확정된 1억 1000만 달러 중 6000만 달러는 한국IBM의 자본금 확충, 나머지 5000만 달러는 한국IBM이 미국 본사로부터 5년 거치 후 상환하는 형태로 올해 들어올 예정이다. 교보생명과 합작한 인천 송도 IBM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은 예정대로 올해부터 본격화된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IBM의 공격적 행보에 담긴 또 다른 의미를 주시하고 있다. 앞서 한국IBM은 2000년초부터 e비즈니스 개념을 앞장세워 닷컴 열풍을 주도했으나 지난 2003년 공공부문 납품비리 사건이후 2년여동안 관리형 CEO인 토니 로메로 체제를 거쳐 이휘성 대표체제로 전환된 지금까지 약 6~7년간 어쩔 수 없이 보수적 색채가 짙은 경영전략을 구사해 왔다.
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화석화된 명성'이 아니라 예전처럼 '공룡'으로 부활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글로벌 IT업체중에서는 IT아웃소싱, 컨설팅 부문에서의 강세가 올해 예상되며, 하드웨어 사업부문에서는 메인프레임의 부활을 선언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심사이다. 메인프레임의 부활은 유닉스 중심의 국내 엔터프라이즈 하드웨어 시장에 충격을 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창조적 마케팅 능력의 시험대에 오르다' = 국내 스토리지 시스템 시장에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EMC와 불편한 경쟁을 십수년째 이어오고 있다. 사실상 양강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효성인포메이션은 지난 1985년 미국 히다치데이타시스템과 효성과의 합작투자로 설립됐으며, 그동안 히다치데이터시스템즈(HDS)의 국내 총판으로써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변수가 생겼다. HDS 한국 지사의 역할이 크게 축소됐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 직접 영업 및 마케팅 측면에서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하게 됐다.
경쟁사인 EMC가 특히 마케팅 전략부문에 쏟는 엄청난 공세를 감안하면 효성인포메이션의 독자적인 마케팅 대응 능력은 시장의 비교평가 대상이 될 것이다.
지난해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전체 매출의 80~90%를 담당하고 있는 스토리지 부문 실적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금융과 공공부문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SSD(Solid-State Disk)가 탑재된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다.
EMC와의 절묘한 힘의 균형을 계속 이뤄나갈 수 있느냐의 여부, 또 넷앱 등 제3의 경쟁자들과의 대결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느냐의 여부가 관심사로 꼽힌다. 물론 숙제는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마케팅 능력의 업그레이드이다.
◆대우정보시스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을까 = 국내 IT서비스업계는 한 때 '세븐 시스터즈'라 불렸던 대형사 체제의 경쟁구도가 있었다. 지금의 빅3인 삼성SDS, LG CNS, SK C&C에 현대정보기술, 대우정보시스템, 쌍용정보통신, 포스데이타를 합친 7개사가 그 주인공.
그러나 현재 국내 IT서비스시장에서의 구도가 빅3 위주로 고착화된 상황에서 나머지 4개사의 활약은 매출규모측면에서 보면 예전의 모습과 비교해 떨어진다. 빅3를 제외한 4개사를 IT서비스 시장의 2위 그룹으로 묶을 수 있다.
하지만 이미 각자 특화된 영역에서 소박하게 매출을 올리고 있는 3그룹의 업체들과 비교하면 2위 그룹 업체들의 시장 차별화전략은 더욱 만들어내기가 어려워 보인다.
이런 상황을 뒤로하고, 대우정보시스템은 최근 한화의 대우조선해양의 인수과정을 맘 졸이며 관전하고 있다. 과거 대우그룹 계열사의 우산 속에서 성장해오던 대우정보시스템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가 관심사이다.
일단 대우정보시스템은 조선, 제조및 유통, 대학, 보안관제, 컨설팅, 통합물류, 금융, u-시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차별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을 짜내는데 지난 1~2년간 심혈을 기울여 왔다.
실제로 대우정보시스템은 지오에스엠, 네비텍, 넥스젠NCG, 아카솔, 세이프랜드, 티투엘 등 6개사를 M&A하는 데 성공했다. 대우정보시스템이 새로운 자회사들을 통해 솔루션시장에서 얼마만큼 예전의 명성을 되찾아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정KPMG, IT업체로의 커밍아웃? = 지난 2008년 IT시장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회계법인들의 IT시장 진출이 공론화 됐다는 점이다.
국제회계기준(IFRS)라는 새로운 회계 시스템이 기업에 도입되면서 기존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조정하는 컨설팅이 필요했고 또 이 과정에 어쩔 수 없이 IT프로세스에 대한 접근까지 이뤄지게 되면서 회계법인들의 IT 진출은 기정사실이 됐다.
삼정KPMG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자체 IFRS 솔루션을 개발,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IT솔루션 시장에까지 진출하게 됐다. 최근 여타의 회계법인들이 솔루션 출시를 하면서 회계법인의 솔루션을 통한 시장 접근이 일반화됐지만 삼정KPMG는 자회사를 통한 순수 개발 솔루션을 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약 1조원으로 평가되는 IFRS 시장에서 삼정KPMG는 연결공시가 중요한 대기업은 물론 저렴하고 빠르게 구축을 원하는 중소형 기업에까지 최적화된 시스템 구축을 지원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IT는 물론 기업 경영의 전반적인 부분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을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2009년 회계법인의 IT 시장 공략은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물론 회계법인들의 IT시장 진출을 곱지않게 보는 시선은 팽배해 있다. 한국IBM이 IBM GBS조직을 통해 컨설팅을 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도 전통 컨설팅업체가 IT사업을 하겠다는데는 색안경을끼고 보는 시장의 인식속에서 삼정KPMG의 올해 행보는 관심사일 수 밖에 없다.
◆티맥스소프트, 국산의 설움과 역차별 이결낼까 = 티맥스소프트는 국산업체다. 그런데 국산업체중에서도 좀 유별난 회사다. 빌 게이츠도 흠칫 놀랄만한 그 웅장한 스케일과 대담한 비전 때문이다.
지난해 티맥스는 컴퓨터 운영체제를 출시하겠다고 공언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러한 티맥스의 주장에 냉소를 보냈다. 실제로 운영체제는 그 복잡성을 볼 때 국내 업체가 쉽게 개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고, 모든 소프트웨어를 보유한 오라클마저 운영체제는 자체 개발하지 않고, 리눅스를 이용하고 있을 정도다.
또 티맥스 혼자 아무리 개발해 봐야 하드웨어 및 애플리케이션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이에 대해 티맥스측은 “이미 기술은 확보한 상태고, 막바지 작업만 남았다”며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보면, 티맥스의 행보에서 눈을 뗄 수 없는 몇가지 놀라운 이유가 있다. 국산 소프트웨어업계가 감히 시도하지 못했던 영역에서 실제로 도전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업체가 티맥스소프트라는 점에서 그렇다.
두 번째 놀라운 이유는, 실제로 티맥스소프트가 몇몇 영역에서 의미있는 성공을 거뒀다는 점이다. 이미 티맥스는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시장에서 IBM, BEA(오라클로 피인수)을 누르고 국내 시장 1위를 달성했다.
특히 티맥스가 수년전 '티베로'라는 이름의 국산 DBMS를 처음 개발할 당시에도 업계에서는 비웃음의 대상이 됐었다. 그러나 이제 티맥스 DBMS는 공공IT 시장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상태다. 이는 분명, 놀라운 일이다. DB시장의 경쟁사가 오라클이라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따라서 티맥스가 운영체제 개발에 성공해 시장의 SW 업계를 또다시 놀라게 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물론 올해 당장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겠지만 이것이 가시화된다면 세번째 놀라운 역사를 티맥스가 쓰게 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비스타의 치욕을 만회할 수 있을까 =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윈도 비스타 후속 운영체제인 윈도7을 출시할 계획이다. 윈도 비스타가 워낙 인기를 못 끌었던 탓에 윈도7이 비스타의 불명예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MS에 따르면, 윈도 7의 가장 큰 특징은 멀티 터치 기능이다. 2개 이상의 손가락으로 모니터의 사진을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가젯, 홈 네트워킹 강화, 디바이스 스테이지 신설 등의 기능 개선을 이뤘다.
하지만 MS는 ‘윈도 비스타가 왜 망했는지’를 잘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윈도 비스타를 거부했던 고객들은 한 목소리로 “너무 귀찮고, 너무 무겁다”고 외쳤다.
고객의 페인포인트(Pain Point)를 해결하는 것이 고객관계관리(CRM)의 기본이다. 결국 ‘얼마나 더 좋은 기능이 포함됐는지’ 보다는 ‘얼마나 더 가벼워졌고, 불편함이 사라졌는지’가 성공의 열쇠가 될 듯 보인다. MS 역사상 두 번 연속 망한 운영체제는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윈도7은 기대를 걸게 만든다.
◆안철수연구소, 벤처신화의 영광 이어갈 수 있을까 = 안철수연구소는 1995년 설립된 이래 2008년이 최악의 해였다. 지난 2007년초 유니포인트의 네트워크 보안 사업부문을 인수•합병하고, 2008년에는 자회사인 안랩코코넛까지 잇달아 합병하며 규모를 키우며 승승장구할 것 같았지만 잇따른 악재가 겹치며 어려운 해를 보냈다.
특히, 대표 제품인 ‘V3’의 20주년을 맞이했지만 포털과 기업의 무료백신 공세로 개인용 백신 시장의 상당 부분을 잃었다. 이는 안철수연구소에게 분명한 위기이고 충격이었다. 급기야는오진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신뢰성에도 큰 손상을 입었다.
실적 또한 부진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600억원을 돌파했지만 5년 동안 이어졌던 순이익 100억원대에는크게 못미치는 결과가 예상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대표이사가 전격 교체됐다. 국내 IT벤처 사상 최초의 CEO 공모를 실시했으며, 지난해 11월 말 신임 대표를 선임하면서 비로소 전열을 다시 가다듬을 수 있었다.
따라서 올해 안철수연구소가 다시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인지 매우 중요한 해가 될 수 밖에 없다. 보안업계 뿐만 아니라 IT업계 전반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신임 김홍선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다시 “핵심 제품인 V3 경쟁력 강화”와 “고객 만족을 높일 수 있는 통합 서비스 사업 강화”, “조직의 전략적 사고와 신속한 실행력 강화” 등의 기본에 충실한 화두를 다시 꺼냈다. 각 사업본부별 조직개편과 함께 본부장(임원)도 새롭게 뽑고 있다.
안연구소는 곧바로 무료백신과 차별화할 주치의 개념의 온라인 통합PC케어 서비스인 ‘V3 365 클리닉’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보였고, 속도와 경량화로 기존 제품의 부족한 점을 보완한 무료백신 ‘V3 라이트’를 출시하면서 유•무료 백신 수성에 다시 나서고 있다.
해외 사업 전략도 바꿨다. 각 국가별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솔루션•서비스로 접근하는 한편, 특화된 경쟁력을 가진 인터넷 보안, 온라인게임 보안, 모바일 보안 등의 제품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이다. 자연스레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외국 백신 제품과 직접 대결도 피하면서 성과를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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