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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산업 고속 성장에도…21대 국회, 규제 법안 80% 폐기"

인기협 “플랫폼 법안 발의 22건, 단 한 건도 국회 통과 못 해”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과 한승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디지털경제연구원 리더가 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과 한승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디지털경제연구원 리더가 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디지털데일리 조윤정 기자] 디지털 산업이 한국 경제의 성장과 고용을 견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규제 환경은 오히려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는 ‘2024 인터넷산업규제 백서’를 발간하고, 서울 강남구 인터넷기업협회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인기협은 국내 디지털 산업의 성과와 이를 둘러싼 입법·규제 환경에 대한 심층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백서는 ▲인터넷산업 현황 ▲전문가 인식조사 ▲주요 규제 동향 ▲제21대 국회 입법 경향 등 총 4개 장으로 구성돼 산업과 제도 전반을 심층 조망한다.

인기협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인터넷산업 매출은 635조원으로, 전년 대비 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산업 매출이 1.1% 감소한 것과 비교해 두드러진 성장세다. 제조업(-2.5%)과 금융보험업(-11.5%) 등이 부진한 가운데, 인터넷산업은 독보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고용 측면에서도 인터넷산업은 큰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 산업 종사자 수는 2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13.5% 증가했다. 전체 산업 종사자 수 증가율이 0.9%에 불과하고, 제조업(-2.3%)·도소매업(-0.1%)·건설업(-1.7%) 등이 정체 혹은 감소한 상황에서 눈에 띄는 결과다.

특히 혁신 기술 분야의 성장이 뚜렷했다.클라우드 서비스 분야는 매출이 22.4%, 종사자 수는 30.9% 증가했고,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분야는 각각 21.6%, 20.7% 증가했다.

반면 규제 정책 측면에서는 비판적 평가가 이어졌다. 21대 국회(2020.6~2024.5) 임기 중 발의된 인터넷산업 관련 규제 법안은 총 492건에 달했지만, 이 중 80% 이상이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폐기된 법안들의 입법평가 점수는 평균 22.7점으로, 통과된 법안(36.1점)보다 크게 낮았다. 주요 문제로는 산업 및 기술 이해 부족, 자율규제 미반영, 행정 편의 중심의 접근, 균형성 결여 등이 지적됐다.

플랫폼 산업 관련 법안은 총 22건이 발의됐지만 단 한 건도 통과되지 못했으며, 입법평가에서도 체계성, 정당성, 산업 이해 등 핵심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국회 임기 후반부(2022~2024년)에 발의된 법안들은 전반부(2020~2022년)에 비해 산업 및 기술 이해 측면에서 평가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인식조사 결과, 학계 전문가들은 현재의 규제 환경이 국내 플랫폼 산업의 성장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사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현재의 플랫폼 규제는 철학과 방향성 없이 표류하고 있다”며 “플랫폼을 부정적으로 전제한 규제는 업계 전반에 위축 효과만 초래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국내 플랫폼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려면 규제 환경의 개선이 시급하다”며 “현실은 오히려 내수시장에 고립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단기적 규제 대응을 넘어선 장기적 비전 제시 ▲산업에 대한 인식 전환과 정책 프레임 재정립 ▲플랫폼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긍정적 인식 제고 ▲기술 수용성과 혁신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제안했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은 “플랫폼 산업은 지속적인 성장과 고용 창출을 이끌며 우리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입법 평가와 전문가 지적을 바탕으로 규제 환경을 개선하고, 디지털 산업 발전과 경제 성장을 동시에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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