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게임

[DD's톡] 크래프톤 ‘인조이’, 호평 속 연착륙… 수익보다 값진 건 ‘가능성’

지난달 28일 스팀에 얼리 액세스 출시된 인조이. [ⓒ크래프톤]
지난달 28일 스팀에 얼리 액세스 출시된 인조이. [ⓒ크래프톤]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크래프톤이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형태로 선보인 신작 게임 ‘인조이’가 글로벌 이용자들의 호평 속에 시장에 무난히 안착한 모습이다. 수익 기여도는 크지 않겠지만 ‘배틀그라운드’에 이어 또 하나의 매력적인 자체 IP(지식재산)를 발굴할 수 있는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매출 이상의 수확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래프톤이 지난달 28일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을 통해 공개한 인조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순항 중이다. 출시 40분 만에 한국·미국·캐나다·독일·영국·프랑스·일본·중국 등 주요 국가에서 모두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하며 스팀 톱 셀러(Top Seller) 1위에 올랐다. 최고 동시 접속자는 8만7377명이었다. 1일 현재도 톱 셀러 3위를 기록하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화제성도 뜨겁다. 지난달 29일 기준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에서 게임 카테고리 부문 시청 3위에 올랐다. 국내외 다양한 커뮤니티에서는 인조이의 특장점인 세밀한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활용한 개성있는 ‘조이(캐릭터)’들이 심심찮게 공유되고 있다.

1일 기준 스팀에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스팀 캡처]
1일 기준 스팀에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스팀 캡처]

게임성에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스팀에서 ‘매우 긍정적(very positive)’인 평가를 기록 중이다. 총 1만1000개의 리뷰 중 83%가 긍정적이다.

얼리 액세스 단계인만큼 콘텐츠 완성도는 높지 않지만, 품질 높은 그래픽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창작 도구 등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을 대표하는 일렉트로닉 아츠(EA)사의 ‘심즈’ 시리즈 아성을 넘을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특히 DLC(추가 콘텐츠)를 정식 출시까지 무료로 제공하는 등, 별다른 추가 지출 없이도 심즈 내 여러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핵심 매력 포인트로 평가된다.

한 해외 이용자는 “심즈는 오랫동안 경쟁작이 필요했는데, 이 게임은 심즈의 시장 점유율을 분명히 일부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받은 첫인상은 매우 좋다”라며 “세부 묘사가 뛰어나고, 성능과 품질도 훌륭하다. 커스터마이징도 이미 훌륭하게 구현되어 있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모든 콘텐츠를 유료로만 제공하지는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8주년 기념 업데이트를 진행한 뒤 배틀그라운드 PC 버전은 스팀에서 최고 동시 접속자수 약 90만명을 기록했다. [ⓒ크래프톤]
8주년 기념 업데이트를 진행한 뒤 배틀그라운드 PC 버전은 스팀에서 최고 동시 접속자수 약 90만명을 기록했다. [ⓒ크래프톤]

업계와 증권가는 인조이의 흥행을 계기로 크래프톤의 기업 가치가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보고 있다. 패키지 게임 특성상 장기적인 매출을 기대하긴 어렵고, 마니아층 중심의 장르라는 점에서 직접적인 수익 기여는 제한적이지만, 자체 IP 확보와 개발력 입증이라는 성과가 기업 가치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기록적인 성과에 힘입어 매년 실적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2조7098억원, 영업이익 1조182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높은 의존도 탓에 기업 가치 상승 속도는 기대를 밑돌았다. 1일 기준 크래프톤의 주가는 33만원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올랐지만 여전히 공모가(49만8000원)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조이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 배틀그라운드에 버금가는 대형 프랜차이즈 IP를 확보할 수 있는 잠재력을 시장에 각인시킨 것은 의미가 크다.

인조이 게임 화면. 가상공간에서 내가 원하는 삶을 자유롭게 꾸리는 재미를 담았다.
인조이 게임 화면. 가상공간에서 내가 원하는 삶을 자유롭게 꾸리는 재미를 담았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인조이의 크래프톤에 대한 실적 기여가 높지는 않겠지만, 인조이의 호평으로 다양한 장르의 신작에 대한 개발력이 인정 받는다면 현재 15.3배 수준인 밸류에이션이 점차 높아질 가능성은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크래프톤은 과거부터 원게임 리스크를 이유로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아왔다. 그러나 배틀그라운드 이익 성장 전망이 꺾이지 않을 전망이고, 양질의 신작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현재 대비 밸류에이션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도 “얼리 액세스 버전 정도의 흥행 성과만 확인돼도 향후 유저 피드백을 반영한 정식 버전으로 출시됐을 때 장기 IP화에 대한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조이의 흥행은 단기 실적 기여보다 게임 라인업 확대가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크래프톤은 향후 5년간 매출 7조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최대 1조5000억원을 자체 게임 개발에 투자해 빅 IP 프랜차이즈를 확보할 계획이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앞선 정기주주총회에서 “게임산업은 결국 IP 중심 산업이기에 펍지에 준하거나, 대형 IP를 더 확보해야 기업가치가 성장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30개 이상의 글로벌 스튜디오에 투자해 성장성을 지켜보는 중이다. 이중 가시권에 있는 회사와 퍼블리싱 계약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