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SK텔레콤이 이전보다 실행력을 높인 'AI 피라미드 2.0' 전략을 공개하고, AI 수익화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맞춤형 AI DC(데이터센터)부터 자사 AI 에이전트인 '에이닷'의 B2B, B2C도 고도화한다.
유영상 SKT CEO는 2일(현지시간) MWC25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AI DC 사업 모델 및 AI 에이전트 확대, 자강과 협력을 통한 AI 기술 경쟁력 강화에 대한 청사진을 발표했다.
서비스형 GPU 서비스(GPUaaS)부터 컨테이너 형태의 모듈러 DC, 고객 맞춤형 전용 DC, 하이퍼스케일급 DC까지 모든 유형의 AI DC 수요를 충족시켜는 등 이른바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AI Infra Super Highway)' 구축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AI 에이전트 사업은 올해 출시가 예정된 AI B2B 에이전트 '에이닷 비즈'를 통해 본격적으로 수익화 실현에 나선다. SKT는 현재 AI 에이전트 사업을 B2C(개인용 서비스)와 B2B(사업자용 서비스)로 나눠 추진 중이다.
에이닷은 현재 기준 가입자 890만명, 월간활성이용자수(MAU) 740만명을 확보했다. 미국 출시를 준비 중인 글로벌 AI 에이전트 '에스터(A*, Aster)'도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를 포함한 글로벌 통신사들과 협력해 해외향으로 확장시킨다.
SKT와 SK C&C가 함께 개발 중인 AI B2B 에이전트 '에이닷 비즈'는 내부 베타 테스트를 거쳐 연내 SK하이닉스 등 SK그룹의 21개 멤버사로 확산, AI B2B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유 CEO는 "AI DC 사업은 '알라카르테(a la carte; 맞춤형 상품)' 형태를 갖춰 모든 유형의 고객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고, AI 에이전트 B2B와 B2C도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지속 제공하는 서비스 혁신과 함께 자강과 협력 기반으로 AI 테크 역량도 지속 강화해 AI 매출 성장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유영상 SKT CEO와 양승현 SK AI R&D 센터장, 정석근 SKT GPAA(글로벌 퍼스널 AI 에이전트) 사업부장, 하민용 SKT AI DC 사업부장, 김용훈 에이닷 사업부장, 신용식 AIX 사업부장과의 일문일답.
Q. AI 피라미드 2.0 전략과 기존 1.0 전략의 가장 큰 차이점은?
A. (유영상) 사실 1.0때는 나열을 많이 했다. 설명은 쉬웠으나 실행력을 만들어내긴 어려웠다. 2.0에서는 단순화시키면서 1층은 AI DC, 2층은 AI B2B, 3층은 AI B2C로 만들었다. 자강과 협력만 남겨놓고 굉장히 단순화시켜 실행력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Q. 최근 정부에서 국가 AI 컴퓨팅 센터 구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해당 사업에 참여할 계획인가.
A. (유영상) AI 국가 컴퓨팅 센터는 정부가 국내에서 야심차게 하고 있어서 저희도 정부 정책에 부응하려는 생각이 있다. 다만 여러 가지 조건들이 까다로운 부분도 있어 아직까지 결정을 못 내고 있다. 어쨌든 아까 말씀드린 네 가지 준비들을 꾸준히 하고 있고, 또 컴퓨팅 센터와 핏이 맞다면 적합할 수도 있지 않나라고 생각한다.
Q. 그동안 앤트로픽과 퍼플렉시티 등 유망 해외 AI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최근 눈여겨보고 계신 AI 스타트업이 있다면?
A. (정석근) 지난 2년 동안 처음엔 앤트로픽이라는 모델 회사를 투자했다. 당시엔 모델이 굉장히 중요했다. 이후에는 어플리케이션 분야의 퍼플렉시티, 그리고 인프라단에선 펭귄솔루션즈에 투자했다. 최근 관심 있는 영역 중 하나는 오픈소스 딥시크 등이 나오면서 오픈소스를 더 잘 쓸 수 있게 하는 여러 플랫폼 기술들에 많은 기회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미국에서 가장 잘하고 있는 '투게더 AI'라고 하는 스타트업에 소액 투자를 했다.
(유영상) SKT는 적은 투자로 전략적 관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규모보다는 얼마나 릴레이션십을 잘 맺을 수 있을지를 본다
Q. 미래 먹거리로 AI DC를 얘기했다. 빅테크한테 이제 빼앗긴 시장 주도권을 다시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하나. 어떤 차별화 전략을 갖나.
A. (유영상) 빅테크와의 주도권 경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하이퍼스케일 AI DC는 빅테크가 대부분의 수요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같이 하지 않을 수가 없다. GPU 서비스의 경우 빅테크와 때로 경쟁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Q. 모듈러 DC가 흥미로웠다. 중국 딥시크가 등장하면서 인프라 대부분은 오픈소스를 이용하되 일부는 AI 인프라를 쓴다. 그런 시장의 수요 관점을 겨냥해 이번에 모듈형DC 얘기를 한 것인가.
A. (유영상) 모듈러 데이터센터는 지금 AI DC의 화두다. 미국 같은 경우는 그대부분 모듈러로 깐다. 우리는 보통 데이터센터 만드는데 3년 정도 걸리는데 속도의 혁신이 다르다. 중국의 회사들도 모듈러를 갖고 말레이시아 같은 데서 사업을 해오다 보니 비용이나 이런 부분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모듈화 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환경이다. 규제나 땅값이나 이런 모든 면에서 어렵지만, 국내에 관련 기술을 가진 회사가 나타났다는 것에 고맙게 생각하고, 같이 좀 해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Q. 에이닷에 구독 서비스 결합해서 유료 모델 발표할 계획이 있다고 했는데?
A. (김용훈) 에이닷은 처음 론칭할 때부터 구독 서비스 유료 서비스의 가능성에 대해서만 말씀을 드렸었고 지금 그 과정을 지내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올해 유료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사실은 돈을 벌기 위해서 이 사업을 한다기보다는, AI 에이전트라는 비전 가치를 믿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객한테 충분한 가치를 줄 수 있는지, 고객이 저희의 상품을 만족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지금은 유료 모델에 대한 고민과 동시에 서비스 완성도 향상, 사용성의 증가 확장성 같은 것들을 준비하면서 통화 품질을 지속적으로 높여가는 작업 혹은 접속 환경을 늘려가는 작업들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그렇게 탄탄한 프로덕트에 대한 완성도 높은 기술을 기반으로 유료화에 대한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그런 것들이 충분히 영글었다고 생각했을 때 유료 서비스로 출시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Q. 올해 GTAA 합작 법인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했는데, 합류할 멤버(통신사)가 더 있나.
A. (유영상) 합작법인(JV)이 큰 통신사들이 모여서 AI를 한다보니 다양한 국가의 규제 당국으로부터 관심을 많이 끌어서 프로세스 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지금 마무리 중이며 거의 끝날 것 같다. 당초 GTAA할때 JV를 하겠다고 했던 이유도 기존에 MOU나 얼라이언스도 많이 했지만 그냥 발표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텔코 LLM 같은건 각자 돈도 넣고 커미트먼트(기여)를 보여줘야 훨씬 많은 데이터도 모을 것 같아서 시작했다. LLM 이외의 것은 이번에 아젠다를 확장하고 있다. 서비스나 인프라 등은 굳이 투자까지 연계할 필요는 없어서 JV와는 별도의 형태로 논의하고 있다. 다양한 통신사들과 같이 협력하는 것들에 대해선 현재 논의 중이다.
Q. AI 피라미드 2.0 전략에서 가장 수익이 많이 창출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층은 몇 층인가.
A. (유영상) 수익 창출은 개인적으로 속도는 1층(AI DC)이 제일 빠르고 그다음에 2층(AI B2B), 3층(AI B2C)순으로 본다. 궁극적으로 시장 사이즈는 3층이 제일 크고, 그 다음에 2층, 1층이다. 빨리 돈 버는건 1층부터, 궁극적인 사이즈는 3층의 에이닷 다이버전스(발산)로, 이는 당연히 SK 관계사 뿐 아니라 타사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지금 몇몇 회사들하고 논의를 하고 있다. 업계에서 적어도 1, 2등 하는 회사들, 고객들이 진짜 좋아하는 회사들 그런 회사들하고 같이 하려고 하고 있다.
Q. 오픈 AI 샘 알트먼을 최근 만났는데, 협력 논의가 추가로 되고 있나.
A. (유영상) 그룹 입장에선 반도체, 데이터센터 연결이 있을 수 있고 그 다음에 B2B, B2C 연결도 있을 수 있는데 아직 그렇게 논의가 더 진행되지는 않았다. 반도체 측면에선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공급하는 나머지 것들에 대해선 심사숙고가 필요해 보인다.
Q. 지난해 실적 발표에서 AI DC 매출이 약 400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목표는?
A. (하민용)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센터의 가동률을 높이고 새로운 고객들을 유치함으로써 앞에서 말씀드린 AI 피라미드 2.0 전략의 1층에서 좀 더 가시적인 성과를 좀 높여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제 GPUaaS가 하나의 레베뉴(매출) 스트림으로 포함되면서 성장 가능성이 더 커지면서, 현재 잠재고객들로부터 받고 있는 관심이 실질적인 매출로 연결된다면 올해, 내년 괄목할 만한 성장이 기대된다.
Q. 에이닷비즈는 기존 네이트온 같은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탑재될 가능성은 없나.
A. (신용식) 비즈는 구성원 일반 모든 구성원이 쓰는 유스케이스 중 하나다. 프로도 있는데, 이는 버전 1.0이 오는 5월 말에 출시해 일단은 SK그룹사 21개사 대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버전 2.0의 경우, 연말에 출시해 대외적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네이트온 비즈의 경우, 차세대 그룹 메신저로 변경할 예정이다. 이후 에이닷 비즈와 통합 버전으로 대략 8~9월 정도면 출시하고 다시 말씀드리는 기회가 있을 것 같다.
Q. 망 이용대가와 관련해서, 지금의 규제환경이 SK그룹이 과거 주장했던 흐름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A. 많은 환경이 바뀌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규제나 통상 압력도 여기에 포함된다. 저희 입장에서는 당연히 (망 이용대가를) 받아야 되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국제 관례나 통상문제, 국내 여러 사정들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아시다시피 굉장히 파워풀한 빅테크들이 내지 않겠다고 하면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그런 관점에서 여태까지 저희가 열심히 싸웠으나 이제는 그렇게까지 싸우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렇지만 국가적으로 그 부분을 지원해 준다면 당연히 저희도 그 부분에 대해서 열심히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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