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게임

[IT클로즈업] 크래프톤, 인도 시장 핵심 플레이어로… 게임에 생태계 확장까지

인도 시장에 출시해 대흥행한 'BGMI'. [ⓒ크래프톤]
인도 시장에 출시해 대흥행한 'BGMI'. [ⓒ크래프톤]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이 인도 시장에서의 보폭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단순한 게임 퍼블리셔를 넘어, 현지 인프라 투자와 스타트업 지원을 확대하며 인도 IT·디지털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최근 인도 핀테크 기업 캐시프리 페이먼츠의 투자 라운드를 주도하며, 총 5300만달러(한화 약 776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이끌었다.

캐시프리 페이먼츠는 인도 결제 시장을 선도하는 핀테크 기업으로, 기업의 결제 수납, 대금 지급, 대외 결제, 원클릭 결제 등 다양한 결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연간 800억달러 규모의 거래를 처리하며, 80만개 이상의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KIGI 1기 기업으로 선정된 인도 슈라 게임즈가 출시한 퍼즐 게임. [ⓒ슈라게임즈]
크래프톤의 KIGI 1기 기업으로 선정된 인도 슈라 게임즈가 출시한 퍼즐 게임. [ⓒ슈라게임즈]

◆스타트업 육성·정부 협력까지… 장기적 생태계 구축

이번 투자는 단순한 재무적 성과를 목표로 한 것에서 나아가, 인도 시장 연착륙을 위한 전략적 투자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크래프톤은 2021년 게임 ‘BGMI(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로 인도 시장에서 흥행 성과를 거둔 뒤, 인도 디지털 생태계 전반과 밀접한 스킨십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까지 크래프톤이 인도 스타트업 및 관련 산업에 투자한 금액만 1억7000만달러(한화 약 2475억원)에 달한다. 투자 포트폴리오 역시 게임 개발사뿐만 아니라 이스포츠 기업,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소셜 플랫폼, 웹소설 플랫폼 등으로 다각화됐다.

대표적으로 크래프톤은 인도 게임 스타트업 멘토링 프로그램인 ‘크래프톤 인도 게이밍 인큐베이터(KIGI)’를 운영하며, 인도 차세대 게임 개발자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KIGI가 지원한 스타트업 개발사 중 하나인 슈라 게임즈가 신작을 출시하며 주목 받았다.

이와 함께, 크래프톤은 작년 게임·이스포츠 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인도 구자라트 주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구자라트는 대표적인 외국인 직접 투자 유치(FDI) 허브로, 국제 금융 서비스 센터인 ‘GIFT 시티’를 기반으로 IT 인프라 육성을 추진 중이다.

인도 유명 프로레슬링 선수 더 그레이트 칼리가 광고한 쿠키런 인도. 현지화 전략 일환이다. [ⓒ데브시스터즈]
인도 유명 프로레슬링 선수 더 그레이트 칼리가 광고한 쿠키런 인도. 현지화 전략 일환이다. [ⓒ데브시스터즈]

◆ 게임 콘텐츠 현지화에서, 생태계 현지화로

이러한 과정들은 단순한 산업 발전 지원이 아니라, 인도 게임·디지털 산업 내 입지를 강화하고 향후 어려 인프라와 연계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인도 정부가 현지 기업 중심의 경제 성장을 장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포석을 다지는 작업이라고도 볼 수 있다.

예컨대 캐시프리 페이먼츠 투자는 향후 사업적 성과 뿐만 아니라, 자체 게임 서비스와도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 효과가 크다. 또 인도 내 결제·송금 시장에 대한 노하우 확보 및 직접적인 사업 확장의 기회로도 삼을 수 있다.

현지 게이머들의 정서에 더욱 밀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인도 게이머들은 자국 문화와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큰 편이다. 이에 따라 크래프톤은 BGMI를 비롯한 게임에서 현지화된 콘텐츠를 적극 도입하며 시장 적응력을 높여왔는데, 이제는 크래프톤이 인도 시장의 일부가 되는 ‘생태계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는 단계인 셈이다. 인도와 동반 성장하는 회사로 포지셔닝해 친밀감을 높이고, 이를 기반해 영향력을 확장하겠단 심산이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최근엔 손현일 크래프톤 인도법인 대표가 인도 디지털 게임 협회 부회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해당 협회는 인도 산업연합의 후원하에 운영되는 곳으로, 인도 게임시장을 대표하는 격이다. 인도 내 크래프톤의 입지와 영향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도 자동차 기업 '마힌드라'와 손잡고 게임 내 협업 콘텐츠를 선보였다. [ⓒ크래프톤]
인도 자동차 기업 '마힌드라'와 손잡고 게임 내 협업 콘텐츠를 선보였다. [ⓒ크래프톤]

◆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게임 시장, 선점 효과 기대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게임 시장 중 하나로, 향후 글로벌 게임업계의 주요 전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니코 파트너스에 따르면, 2019년 56억5000만건이었던 인도의 게임 다운로드 수는 2023년 95억건으로 증가했다. 2023년 기준 인도의 게임 인구는 약 4억 4400만명에 달한다.

니코 파트너스는 2023년말 약 1조711억원 규모였던 인도 게임 시장이 2027년까지 2조1587억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파른 성장세를 미뤄볼 때, 향후 크래프톤의 시장 선점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크래프톤은 이미 인도 내 주요 퍼블리셔로서 입지를 구축한 상태로, 최근엔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인도 서비스를 맡으며 영향력을 더욱 넓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이 AI(인공지능) 기술과 인도의 IT 산업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크래프톤 인도 법인은 인도 스타트업 생태계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투자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며 “게임·테크 산업을 비롯한 디지털 산업 전반에서 혁신을 주도하며 동반 성장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