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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反)PC·반중·… ‘트럼프 2기’, 게임업계 미칠 영향은

21일 오전2시(한국시간)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AP연합뉴스]
21일 오전2시(한국시간)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AP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도널드 트럼프의 2기 행정부가 21일 오전 2시(한국시간) 공식 출범하면서 국내외 게임업계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블록체인 게임업계는 반색하는 반면, 중국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게임사들은 불똥이 튈라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 “게임은 폭력적” 트럼프, ‘PC주의’도 반감… 서구권 게임사 난색

현지 게임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을 반(反) 게임 성향이 짙은 인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5대 대통령 취임 당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왔다.

2018년초 플로리다에서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진 후엔 “비디오 게임이 폭력성을 띈다. 총기 난사 사건은 게임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게임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 유세 기간 중에도 현지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에 선거 캠페인 용 맵을 선보인 해리스 후보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게임과 관련한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소니가 개발한 콘코드. 8년 동안 4억달러를 쏟아 부었지만 혹평 속에 2주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지나친 PC요소가 거부감을 일으켰다는 평가다. [ⓒ소니]
소니가 개발한 콘코드. 8년 동안 4억달러를 쏟아 부었지만 혹평 속에 2주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지나친 PC요소가 거부감을 일으켰다는 평가다. [ⓒ소니]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서구권 게임업계가 추구하는 정치적 올바름(PC)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는 당선 확정 직후 “‘워크(woke·깨어있음)’는 헛소리다. 우리나라를 파괴하고 있기 때문에 중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군 내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마르크스주의적”이라며 이러한 정책을 금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기 트럼프 행정부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내정돼 IT산업 전반을 돌볼 예정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CEO) 역시 DEI와 워크를 “정신적 바이러스”로 규정하는 등, 관련 정책을 대폭 축소하거나 폐지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간 다양성과 포용성을 주요 방향성으로 내세워, 성소수자 캐릭터와 유색 인종 캐릭터를 전면에 배치했던 서구권 게임업계로선 분명 달갑지 않은 대목이다.

시프트업의 신작 스텔라블레이드. 여성의 신체를 육감적으로 표현한 것이 화제를 모았다. [ⓒ시프트업]
시프트업의 신작 스텔라블레이드. 여성의 신체를 육감적으로 표현한 것이 화제를 모았다. [ⓒ시프트업]

반면 최근 서구권 PC·콘솔 게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국내 게임사들은 관련 역풍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전망이다. 국내 게임사들은 작년 여타 글로벌 게임사들과 달리, 미형의 여성 캐릭터를 내세운 게임들로 해외 시장에서 단단히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했다.

대표적으로 신체 굴곡을 강조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스텔라블레이드(시프트업)’는 ‘반PC’를 상징하는 게임으로까지 여겨지면서 글로벌 게입업계에서 화젯거리가 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미중 무역 분쟁 격화… ‘불똥 튈라’ 국내 게임사 예의주시

다만 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중(美·中) 무역 분쟁 상황은 국내 게임사에겐 부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미 국방부는 중국 최대 배터리 생산업체 CATL, 게임사 텐센트 등을 중국군 지원 기업 명단으로 지정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향후 양국 정상 간 회담 분위기에 따라 이러한 제재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지만, 긴장이 지속되면 IT 업계 전반에 미칠 여파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미국에서는 게임 콘솔, PC 부품 등 전자기기 가격이 최대 40%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 피터슨 국제경제정책연구소(PIIE)에 따르면 2022년 8월 기준 미국이 수입하는 콘솔 게임기의 90%는 중국에서 생산된다.

국내 게임사는 중국 게임사와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다. 이중 미 국방부 타깃이 된 텐센트와는 긴밀한 협업 관계다. 텐센트는 넷마블과 크래프톤, 시프트업 등 국내 대형 게임사 2대 주주이면서, 각종 국산 게임들을 중국에 유통하는 핵심 파트너다. 텐센트의 상황 변화에 따라 국내 게임사들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2025년 1분기 출시 예정인 레전드오브이미르. 투명한 블록체인 경제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위메이드]
2025년 1분기 출시 예정인 레전드오브이미르. 투명한 블록체인 경제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위메이드]

◆가상자산 시장 규제 완화 조짐… 블록체인 게임, 침체 벗어날까

팬데믹 종식 후 침체에 빠졌던 블록체인 게임업계에는 좀처럼 훈풍이 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가상자산 대통령’으로 칭하며 가상자산 정책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비트코인을 향후 5년 동안 매년 20만개씩 사들여 최대 100만개를 보유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국가의 전략적 자산으로 비축하거나, 가상화폐를 정책 우선순위에 올리는 행정명령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고 있다.

자연스레 업계에선 블록체인 기술을 게임에 접목한 웹3 게임 및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재차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그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블록체인 게임에 도전해왔던 국내 게임사들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핵심 게임 '메이플스토리N'. [ⓒ넥슨]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핵심 게임 '메이플스토리N'. [ⓒ넥슨]

위메이드와 넥슨이 대표적인 수혜 대상자로 꼽힌다. 위메이드는 ‘나이트크로우’ 성공에 이어, 1분기 신작 ‘레전드오브이미르’에 블록체인 경제를 구현하며 시장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넥슨은 상반기 내 자사 대표 IP ‘메이플스토리’에 블록체인 기술을 더한 ‘메이플스토리N’을 정식 서비스하며 관련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

이외 위메이드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이끌었던 장현국 대표가 이끄는 액션스퀘어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주목받는 게임사다. 연초부터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과 코인을 발표하고, 외부 개발사를 생태계에 편입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기회를 모색 중이다.

웹3 게임사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트럼프 체제가 출범하면서 블록체인 업계 숨통도 다소 트일 것으로 보인다. 효력이 나타나는 시기는 하반기로 예상한다”면서도 “국내에선 블록체인 게임이 불법이다. 국내 정책 변화가 동반되지 않으면 반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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