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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IPO 점검]① ‘베스핀글로벌’ 흑자전환 성공, 체질개선 신호탄

클라우드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몸집을 키워온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이 속속 기업공개(IPO)에 도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면서 한단계 도약을 노리는 이들 기업이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IPO를 추진하는 주요 회사들의 사업 전략, 실적 흐름, 시장 전망 등을 분석하고, 각 개별 기업의 상장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편집자주>

[Ⓒ 베스핀글로벌]
[Ⓒ 베스핀글로벌]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클라우드 관리서비스(MSP) 기업인 베스핀글로벌은 올해 IPO를 본격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를 창업한 당시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가 2023년 2월 기자간담회에서 IPO 도전을 선언한 이후 베스핀글로벌의 상장 추진은 기정사실화돼 있다. 다만 당초 목표 시기였던 2024년은 지났다.

최근 베스핀글로벌은 작년 기준으로 목표했던 흑자 전환을 달성했는데, 이를 올해 IPO 추진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MSP 비즈니스 특성상 고질적인 약점인 적자 구조는 IPO를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할 관문으로, 실제 베스핀글로벌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전사적으로 비용 감축에 각고의 노력을 쏟은 것으로 전해진다.

베스핀글로벌이 어느 증시에 어떤 방법으로 상장할 것인지는 공식화되지 않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수익성보다 성장성이 장점인 벤처기업이 주로 택하는 기술특례상장 방식은 취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누적 투자금 3540억원을 기록한 베스핀글로벌의 기업가치는 1조원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① 사업 전략 : 베스핀글로벌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스프트(MS) 애저(Azure), 구글클라우드플랫폼(GCP) 등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MSP다.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 대신 그들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고객사에 구축하고 관리해준다. 이러한 서비스 재판매(Reselling)를 통해 얻는 수수료가 주요 수익모델이다.

이 수익모델은 장단점이 있다.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글로벌 CSP들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판매하기 때문에 매출 규모는 급격히 성장하지만, 마진이 낮아 수익성이 높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MSP가 받는 수수료 마진율은 5~7% 수준에 그친다. 자체 서비스가 아닌 외부 CSP에 의존적인 수익 구조 자체로도 한계가 있다.

베스핀글로벌은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AI MSP’로의 전환이라는 체질 개선을 하고 있다. 생성형 AI 수요 확대에 따라 앞으로 클라우드를 넘어 AI 도입과 운영을 지원하는 MSP로 진화하겠다는 것으로, AI 플랫폼의 설계와 구축, 그래픽처리장치(GPU) 운영 관리, AI 모델링 및 모델 튜닝, 머신러닝운영(MLOps), 거대언어모델운영(LLMOps), AI 애플리케이션 구축 등으로 지원 영역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실제 베스핀글로벌은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엔터프라이즈 AI 에이전트 플랫폼 ‘헬프나우 AI’를 선보였으며, 지난해 7월 AI 중심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AI MSP로의 정체성을 굳히고 있다. 데이터AI본부를 신설하는 한편 AX(AI전환)본부와 AIOps본부를 각각 확대 개편한 베스핀글로벌은 AI 수요를 선제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② 실적 흐름 : 그동안 베스핀글로벌의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우선 매출 성장세는 가팔랐다. 베스핀글로벌 한국법인의 최근 3년간 매출액은 2021년 2106억원, 2022년 3033억원, 2023년 3471억원으로 연평균 약 30%씩 증가했다. 하지만 적자가 누적됐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021년 360억원, 2022년 127억원, 2023년 104억원으로 집계됐다.

베스핀글로벌은 꾸준히 적자 폭을 줄인 끝에 지난해 한국법인이 EBITDA(상각과 주식보상 전 영업이익) 기준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첫 연간 흑자 달성이 2015년 설립 이래 10년 만에 이뤄졌다. 대외적으로 AI MSP 전환과 자체 솔루션 사업 확대, 대내적으로 비용 효율화 작업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특히 ‘헬프나우 AI’의 확산을 주요 성과로 꼽고 있다. 수백억원 규모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세계 최초 원전 특화형 생성형 AI 서비스 개발에 돌입했으며, 지난해 울산교육청의 생성형 AI 교수 학습 플랫폼 ‘우리 아이(AI)’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서울 성동구청의 ‘성동형 스마트 AI 민원 안내 챗봇’도 시범운영 단계에 있다.

글로벌 사업도 긍정적인 신호가 읽힌다. 베스핀글로벌 미국법인은 지난해 10월 누적 기준 5860만달러(약 832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70%에 이르는 성장률로, 회사는 이에 따라 연간 매출이 약 7000만달러(약 994억원)로 1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1년 북미 시장 진출 이후 3년 만의 성과다.

또한 베스핀글로벌은 최근 신임 한국대표로 오라클 출신의 허양호 대표를 선임했는데, 한국오라클·시만텍코리아 등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기업 출신 영업통인 허 대표 영입은 올해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③ 시장 전망 : 베스핀글로벌이 활약하고 있는 국내 MSP 시장은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고 있다. 생성형 AI 등장 이후 핵심 인프라인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가 확대되면서, 자연히 MSP 비즈니스도 팽창할 것으로 기대되는 점은 기회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국내 MSP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7조원 수준에서 오는 2026년 12조원 규모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삼성·SK·LG 등 주요 대기업들까지 MSP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그룹사 캐시카우가 존재하는 대기업 경쟁사들과 달리, 마진율이 낮은 MSP 비즈니스만으로는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MSP들은 자체 솔루션 역량을 강화하는 추세지만, 경쟁력이 아직 크지 않다.

베스핀글로벌의 최대 CSP 파트너인 AWS가 최근 클라우드 공유판매(Sharing) 금지를 예고했다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AWS MSP들은 그동안 AWS 클라우드 서비스를 약정할인으로 저렴하게 구매해 다른 고객에 공유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높여왔는데, 이것이 AWS 정책 변경에 따라 올해 6월부턴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그 외 탄핵정국에 따른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 투자심리 위축 등 전반적인 시장 지표가 좋지 않은 점도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으로서는 난관이다. 최근 연초 IPO 대어로 꼽힌 케이뱅크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증시 부진을 이유로 상장을 연기하는 등 올해 IPO 시장 자체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④ 종합 평가 : 베스핀글로벌은 클라우드 시장 성장세와 AI 도입 수요 확대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설립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수익성 개선에 탄력이 붙은 점도 괄목할 성과다. 다만 마진율이 낮은 기존 MSP 비즈니스 대신 자체 소프트웨어 파워를 확대해야 한다. 글로벌 사업 확대 및 AI MSP로의 전환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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