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한국이 미국·중국과 함께 인공지능(AI) 3대 강국(G3)으로 거듭나기 위한 요건으로 ‘인프라’와 ‘양질의 데이터’를 강조했다.
5일 정신아 대표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되, 선택과 집중 측면에서 우리가 실험할 수 있는 인프라와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대표는 정부가 지난 9월 26일 출범한 대통령 직속 ‘국가 AI위원회’ 민간위원 30명 중 한 명이다. 국가 AI위원회는 오는 2027년까지 AI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에 이은 G3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정 대표는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정부와 민간 협력을 통해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 10년간 AI 개발에만 300조, 중국은 80조를 투자한 데 비해 한국은 누적 투자 규모가 4조 수준이다.
그는 “GPU 확보 싸움에 뛰어든 오픈AI가 66억달러(한화 약 8조8000억원) 규모 투자 라운드 등에 참여한 상황에서 한 기업이 8조 이상 GPU를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며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약 20%의 영업이익률 감소 효과 등 여러 부담이 크기에 정부가 세제 혜택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미국이 반도체 법을 통과시키면서 한국 같은 GPU 수입 국가는 제약이 많아졌다”면서 “우리만의 경쟁력과 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질의 데이터에 관해서는 “한국에서 부족한 것은 전문지식 데이터보다 개인화나 소셜 데이터”라며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아 안전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꾸준한 스크리닝으로 위험 요소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AI 시대 대응 전략으로 기업 간 거래(B2B) 사업 대신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AI 메이트(mate·친구) 서비스 ‘카나나’를 공개하며 AI 에이전트(비서) 시장에 진출을 선언했다.
정 대표는 “국민이 AI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추구하는 건 향후 AI 사용 능력에 따른 격차가 더 심해질 것이기 때문”이라며 AI 대중성을 위해 쉬운 서비스와 페이크(가짜)를 판별할 수 있는 할루시네이션(환각) 교육을 지목했다.
그는 “가장 쉬운 AI는 나를 잘 이해하는 AI 페르소나의 에이전트화로, 이를 위해 비용효율적으로 최적화한 모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할루시네이션을 제로(0)로 만들기 어렵기에 교육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정 대표는 카카오의 글로벌 AI 전략에 대해 아시아권 ‘소버린(Sovereign·주권) AI’를 꼽았다. 문화적 장벽이 AI 결과치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비용 효율적인 클라우드와 AI 모델 최적화 상태에서 해당 국가에 의미 있는 데이터셋을 얹는 방향이 올바른 소버린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특히 한국과 일본 문자 체계가 동일해 언어 모델 훈련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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