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주가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전날 두 번째 재판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또 방어권 보장을 위해 법원에 보석을 인용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검찰은 증거 인멸 우려가 있어 구속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맞섰다.
지난 16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 오후 2시부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범수 위원장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보석 심문을 진행했다. 지난달 11일 첫 공판기일이 열린 지 약 한 달 만이다.
이날 카카오 측은 검찰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김 위원장 측 변호인은 "이 사건 지분 매입은 지금으로부터 1년 반 전에 이뤄졌고, 1개월 정도 짧은 시간 동안 급격한 상황 변화가 일어났다. 따라서 피고인들이 직접 기억과 증거를 확인하며 사실관계를 상기하는 것이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또한 관련 사건들 병합을 고려하면 구속 만기인 2025년 2월 초까지 재판을 마치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 구속이 장기간 이어져 골든타임을 놓치면 카카오와 IT 산업 전체가 타격을 받아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인 점, 피고인에게 범죄 처벌 전력이 없고 가족 및 지인 다수가 석방을 바라는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피고인은 도망 및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됐다"며 "피고인은 카카오 최종 의사결정권자다. 증인들이 대부분 카카오 그룹의 임직원들인데, 피고인이 석방돼 불구속 재판을 받으면 그들에게 진술 회유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했다.
또 "해당 범행은 카카오 그룹 총수의지위에서 저지른 것으로 경영활동을 보석 허가 사유로 보긴 어렵고, 대부분 구속 기간 5개월을 채운 후에야 보석으로 석방되는 등 여타 형평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보석 심문 말미 직접 발언에 나선 김 위원장은 "사업을 하며 수많은 회의에 참여했지만 불법·위법적 행위를 승인한 적은 없다"며 "검찰에서 '카카오 측'이라고 하면서 제가 하지 않은 수많은 것을 얘기해 답답하다. 억울한 상황을 참작해달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달 11일 열린 첫 공판에서도 "지분 경쟁 상황에서 기업의 경영상 필요성에 따라 이뤄진 주식 매입"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경영권 취득 목적을 공시한 장내 매집, 대항공개매수 등 적법한 경영권 분쟁 방법도 있었다는 입장이다.
검찰에 따르면 카카오는 작년 2월 16∼17일과 27∼28일 SM엔터 경영권 인수전 경쟁사인 하이브 측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시세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검찰은 김 위원장이 그룹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시세조종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아 승인했고, 임원들은 조직적으로 자금을 동원해 시세 조종성 장내 매집을 실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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