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금융감독원이 올해 초부터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 검찰 고발과 대표 해임 권고 등 고강도 제재를 추진해 온 가운데, 최종 제재 결정이 추석 이후로 넘어갔다.
12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전날 오후 정례회의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혐의(외부감사법 위반)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회계 감리는 ▲금감원 조사 ▲감리위원회(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 단계를 거쳐 최종 제재 수위가 결정된다. 앞서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2020년부터 분식회계 혐의에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지난 2월 말에는 감리 결과에 대한 조치사전통지서를 발송하며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 가장 높은 양정 기준인 ‘고의 1단계’를 적용했다. 애초 금융당국은 제재 수위를 빠르게 결론 낼 계획이었지만 대내외 변수로 안건 처리가 더뎌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혐의 안건은 지난 4월 금융위 산하 감리위에 처음 상정된 뒤 두 차례 논의를 거쳤다. 6월에는 증선위에 부의됐지만, 여름 휴지기와 증선위원장인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불출석 등으로 3개월째 계류 중이다.
또 업계 안팎 관심이 집중된 사안인 데다, 위원들 간 일부 견해 차를 고려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은 회사의 고의 분식 여부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가맹 택시 사업은 기사(개인택시)나 택시회사(법인 택시)로부터 운행 매출의 20%가량을 수수료로 받는 대신, 회사가 운임의 16% 내외를 광고와 마케팅 등에 참여하는 조건(업무제휴 계약)으로 돌려주는 구조다.
회사는 총액법에 따라 운임의 20% 전체를 매출로 인식해 왔다. 하지만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가맹택시 사업 매출을 고의로 부풀렸다고 봤다.
총액법이 아닌, 가맹수수료 계약과 제휴 수수료 계약을 하나로 묶는 순액법을 적용해 3~4%의 실질 수수료만 매출로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감리 과정에서 금감원 의견을 받아들여 재무제표를 순액법을 적용한 재무제표로 감사보고서를 정정 제출한 바 있다. 다만 혐의로 지목된 고의적 회계 분식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 중이다.
회사 측은 “회계 처리 방식에서 감독 당국과 회사 간 견해 차이가 있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사업 현황을 성실하게 소명해 오해를 바로잡고, 성숙한 가맹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보완이 필요한 부분들을 개선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내기도 했다.
최종 제재에서 고의성이 인정될 경우, 금감원 원안대로 올해 연임된 류긍선 대표에 대한 해임·직무 정지 권고가 내려질 수 있다. 형사고발 가능성과 함께 과징금 액수도 일반 과실 대비 높아진다.
한편,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와 금감원 등을 압수수색 하는 형태로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 의혹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해당 혐의가 공정거래법상 형사 처벌 대상이 되는지 검토하기 위해서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앱 중형택시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회사 등이 운영하는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를 우대했다고 판단, 지난해 6월 시정명령과 과징금 271억2000만원 처분을 확정했다.
이후 중소벤처기업부가 공정위에 카카오모빌리티 의무 고발 요청을 해 형사고발도 이뤄졌다. 의무고발 요청 제도에 따라 중기부가 고발을 요청하면 공정위는 대상 기업들을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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