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LG이노텍은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에서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어찌하면 빨리 캐치업(catch-up)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방법론을 달리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DX(디지털전환)를 통한 차별적 주도권을 확보해 고객에 대한 눈높이를 맞출 것이다."
박광호 LG이노텍 상무는 6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KPCA Show 2024' 부대행사 국제 심포지엄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DX를 활용한 기판 개발' 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선 박 상무는 FC-BGA시장에서 LG이노텍은 기술 경쟁력은 뒤처지는 것은 아니나 후발주자라 경쟁사들과의 레퍼런스 경쟁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이 FC-BGA 시장에 진출을 공식화한 시기는 2022년으로 다른 경쟁사들이 20년 이상의 사업경력을 갖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최후발주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기존에 해왔던 대로 사업 환경 구축을 위한 초계 설계 실험(DOE) 등을 하려 하니, 데이터 확보 등에서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라며 "작은 리소스(resource)로 퍼포먼스를 내는 방안을 고민하다 보니,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방법은 고안했다"라고 설명했다.
박 상무는 LG이노텍이 FC-BGA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도입한 DX 솔루션은 크게 세 가지라고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 이노텝스(InnoTAAPs) ▲ 이노 디자인 네비게이터(InnoDesign Navigator) ▲이노 심플(InnoSimPL) 등이다.
이노텝스(InnoTAAPs)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최신 특허 및 기술 정보를 분석하는 플랫폼이다. 이 시스템은 방대한 특허 데이터를 처리하여 고객의 미처 인식하지 못한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차별화된 기술 로드맵을 제공한다. 이 플랫폼은 R&D 방향을 제시하고, 특허 분석을 통해 고객 니즈를 예측하는 데 유용하다.
이노 디자인 네비게이터(InnoDesign Navigator)는 설계 자동화 시스템으로, 표준화된 설계 프로세스를 적용하여 다양한 고객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설계 일정 단축과 설계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휴먼 에러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노 심플(InnoSimPL)은 가상 검증 및 공정 예측을 자동화한 시스템으로, 개발자가 직접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수 있게 지원한다. 이 시스템을 통해 개발 초기부터 품질을 확보하며, 최적화된 공정 조건을 빠르게 도출할 수 있다.
박 상무는 LG이노텍은 이러한 DX 솔루션을 통해 실제로 고객의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실패율을 줄이는 성과를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노텝스를 통해 고객의 요구와 시장의 변화를 빠르게 파악해, 고객이 제품 개발을 시작하기 이전부터 필요한 기술을 준비할 수 있었다.
박 상무는 "특허는 고객의 요구를 반영하기 전에 미리 시장의 목소리를 듣는 중요한 도구"라며 "이노텝스를 통해 고객의 요구를 예측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설계 프로세스는 이노 디자인 네비게이터와 이노 심플을 통해 최적화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DX 기반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LG이노텍은 FC-BGA 공정에서 커퍼 플레이트 두께 및 조건 최적화와 같은 핵심 공정을 개선할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제품 신뢰성을 높였다.
박상무는 "LG이노텍은 FC-BGA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출발했지만, DX 솔루션을 활용해 시장에서 빠르게 도약하고 있다"라며 "차별화된 기술력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고객과 시장의 요구를 앞서가는 전략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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