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작년을 기점으로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했던 ‘3N2K(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구도에 올 상반기 들어 본격적인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넥슨이 독주에 나선 가운데, 크래프톤이 매섭게 뒤를 쫓으면서 이들의 양강 구도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반면 3N 한 축인 엔씨는 하락세가 완연하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넷마블, 크래프톤은 각각 1조762억원, 7821억원, 70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모두 역대 2분기 최대 매출 기록이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모바일’ 중국 서비스, 넷마블은 신작 ‘나혼자만레벨업: 어라이즈’, 크래프톤은 대표 IP(지식재산)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 흥행으로 거둔 성과다.
2분기 매출 규모만 놓고 보면 작년 연간 매출 3조9300억원을 거두면서 독주를 시작한 넥슨의 체제가 견고한 가운데, 크래프톤이 넷마블과 경합을 벌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손익을 들여다보면 넥슨과 크래프톤, ‘NK’ 양강 구도가 선명하다. 2분기 넥슨 영업이익은 3974억원이다. 크래프톤이 3321억원으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넷마블 영업이익은 1112억원으로 앞선 두 게임사와는 격차가 크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크래프톤이 47%로 넥슨(37%)에 앞섰다. 넷마블은 9.36%에 그쳤다.
상반기 누적 매출 규모를 보면 크래프톤의 약진이 더욱 두드러진다. 넥슨 상반기 매출은 2조451억원이다. 크래프톤은 이 기간 1조3729억원의 매출을 거두면서 1조3675억원 매출을 올린 넷마블을 앞질렀다. 영업이익은 6426억원으로 넷마블(1149억원)과 차이가 컸다. 이 기간 6579억원의 이익을 남긴 넥슨과의 격차는 100억원 남짓에 불과하다.
업계는 올해 넥슨과 크래프톤의 양강 구도가 보다 공고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넥슨은 7월 출시한 PC/콘솔 게임 ‘퍼스트디센던트’가 글로벌에서 크게 흥행했다. 해당 매출이 반영되는 하반기부턴 실적이 크게 뛸 것이란 전망이다. 크래프톤도 7월 한달 간 배틀그라운드 IP서 역대급 성과를 거뒀다고 알려진 데다 신작 2종이 출시되는 만큼 동력이 풍부하다.
넷마블 역시 출시를 앞둔 4종의 신작 등 동력이 부재하지 않지만, 대작이 많았던 상반기에 비해 라인업 볼륨이 부족해 성장세가 다소 완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편 대형 신작이 부재했던 엔씨와 카카오게임즈는 우울한 상반기를 보냈다.
엔씨는 2분기 매출 3689억원에 영업이익 88억원으로 적자를 가까스로 면하는 데 그쳤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각각 7668억원, 346억원이었다.
카카오게임즈는 2분기 매출 2356억원에 영업이익 28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크게 하회하는 성적을 거뒀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4819억원, 영업이익은 151억원이었다.
이들은 하반기 신작 출시를 비롯, 외부 투자 및 자회사 개발작을 통해 포트폴리오 확보에 힘쓸 계획이다. 내년 대작 공개가 예정된 만큼 하반기 동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엔씨는 8월 중 ‘블레이드앤소울’ IP를 기반한 스위칭 역할수행게임(RPG) ‘호연’을 출시할 예정이다. ‘블레이드앤소울2’의 중국 서비스, ‘리니지2M’의 동남아 지역 서비스도 시작한다. 외부 투자를 지속하면서 M&A(인수합병) 대상도 적극 물색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시뮬레이션게임(RTS) ‘스톰게이트’와 PC 핵앤슬래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패스오브엑자일2’를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형태로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자회사 라이온하트가 개발한 로그라이크 게임 ‘발할라라이징’도 연내 출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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