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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광저우 매각 초읽기 돌입…LG디스플레이, 중소형 OLED 힘 싣나 [소부장디과장]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LG디스플레이]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LCD 공장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중국 차이나스타(CSOT)를 선정하면서 LCD 패널 사업 철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회사가 2년 전부터 수익성 확대를 위해 추진해 오던 OLED 패널 전환 기조에 힘이 실릴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일 광저우 대형 LCD 생산 법인의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중국 가전기업 TCL의 디스플레이 자회사 CSOT를 선정했다. 입찰을 통해 여러 기업이 제안한 인수 가격·운영 지원 방안·기타 중요 조건 등을 평가한 후, 거래 종결 가능성이 높고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CSOT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후속 절차가 완료되면 CSOT는 LG디스플레이 중국 법인 지분 70%, LG디스플레이 광저우 지분 100%를 인수하게 된다. 업계는 이번 매각으로 LG디스플레이가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이 1조원 후반대에서 2조원 가량 될 것으로 추산했다.

트렌드포스는 4일 이와 관련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CSOT의 시장 영향력을 높이고 LCD TV 패널 상위 3개 업체의 공급 지역 시장 점유율을 70% 가까이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의 OLED 시장에 대한 기존 투자는 자금 압박이 가중되면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광저우 공장의 매각은 주요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관련 투자에 집중할 수 있는 자금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매각이 예정대로 이뤄지면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국내 패널 제조사들은 모두 LCD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0년 중국 쑤저우 공장을 매각하고 2022년 LCD 사업을 완전히 철수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국내 파주 TV용 LCD 패널 라인의 생산을 중단했다. 매각대상에 오른 광저우 공장은 LG디스플레이가 현재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LCD 패널 생산 라인이다.

LG디스플레이가 광저우 매각에 성공할 경우, 회사는 기존 LCD 패널 사업으로 지속된 적자를 크게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2010년대 중후반 이후 중국 경쟁 업체 참여로 LCD 패널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자 관련 사업 철수에 나선 바 있다. 그러다 2019년 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발생한 IT특수로 LCD 패널 가격이 오르자 이 작업을 잠정 중단했고, 지난해부터 패널 가격이 급락하면서 다시금 관련 사업 철수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부터 시작된 IT용 중형 OLED 패널 세대 교체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IT용 OLED 패널은 유리 원장의 크기가 클수록 단위 당 생산물량이 늘어나 원가를 줄일 수 있는 구조를 띤다. 과거에는 IT용 OLED 패널을 채택한 기업이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 및 일부 노트북 제품에 그쳤으나, 애플이 올해 OLED 패널을 채택하면서 노트북·태블릿용 패널 전환 판도가 넓어지는 추세다.

IT용 OLED 수요 증가에 따라 6세대(1500x1850mm)가 주력이었던 라인을 8.6세대(2290x2620mm)로 키워 구축하려는 패널 업체의 투자도 늘어났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4월 8.6세대 라인 구축 투자를 발표한 바 있으며, 중국 업체인 BOE, 비전옥스가 잇따라 관련 투자를 공식화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8.6세대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만성적인 적자 구조로 재무적 압박이 커진 탓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를 제외하고 올해 2분기까지 8개 분기 동안 적자를 기록했으며, 2분기 기준 총차입금은 16조1600억원에 달한 상황이다.

업계는 이번 매각의 향방에 따라 LG디스플레이의 8.6세대 투자 시행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매각이 하반기 내 이뤄진다면 당분간의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내년 투자를 위한 토대까지 마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평균 4200억원 가량이었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올해 1·2분기 각각 8100억원·1조287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하반기에는 영업이익 기준 흑자전환까지 내다보고 있다. 매각 대금 수령 가능성에 이어 현금 창출력까지 살아나면서 8.6세대 투자 가능성의 불씨를 다시 지핀 셈이다.

LG디스플레이가 주력 고객사인 애플향 제품 매출을 높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아이폰16향 OLED 패널을 예년 대비 조기에 납품 승인을 확정받고 관련 매출을 2분기 중 반영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안정적인 아이폰16 초도물량 생산에 돌입하면서, 하반기 애플 제품향 패널 매출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치열해지는 IT용 OLED 패널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 절감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가 그간의 적자를 하반기 중 해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매각 향방에 8.6세대 투자를 위한 발표 시점도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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