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작년 ‘지스타(G-STAR)’ 이후 약 9개월여 만에 다시 들여다 본 ‘다크앤다커모바일’에선 크래프톤의 방향성을 보다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 지스타 당시의 다크앤다커모바일이 원작 ‘다크앤다커’의 성공적인 모바일 이식물 정도에 그쳤다면, 수차례 담금질을 거친 현재는 그와 구분되는 나름의 독창성을 갖춘 작품이라 평가할 만 했다.
크래프톤은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다크앤다커모바일의 글로벌 대규모 테스트를 12일까지 한국과 미국, 일본, 튀르키예 등 주요 국가에서 진행 중이다. 앞선 지난 4월과 6월에는 각각 1차 테스트와 게릴라 테스트를 진행하며 이용자 반응을 점검한 바 있다.
다크앤다커모바일은 익스트랙션 역할수행(RPG) 게임이다.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닌 클래스를 선택해 던전을 탐험하며 아이템이나 장비를 파밍하거나, 때론 타 이용자를 처치하고 전리품을 획득해 탈출하는 재미를 담았다. 탐사 중 사망하면 장비하거나 소지한 아이템 대부분을 잃기 때문에, 생존했을 때의 짜릿함이 배가 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테스트에선 앞서 지스타 버전에서 확인한 부드러운 조작감과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등 뛰어난 모바일 기기 최적화에서 나아가, 더욱 강화된 게임 편의성을 체감할 수 있었다. 특히 라이트 이용자가 많은 모바일 플랫폼 특성을 고려해 도입한 갖가지 요소들이 눈길을 끌었다.
조준을 보조하는 자동 조준 시스템과 파밍한 아이템을 가방으로 옮겨주는 자동화 시스템, 적 위치를 발자국 표시로 알려주는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앉아서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휴식’, 무료로 기초 장비를 지급해주는 ‘후원’ 시스템도 마련돼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기자도 어렵지 않게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후원 시스템은 사망시 장비를 모두 잃는 장르 특유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요소로, 더 많은 이용자를 포용하기 위한 크래프톤의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또 ▲노말 ▲하드 ▲나이트메어 ▲헬까지 4가지 난도로 던전을 구분하고, 장비 점수에 따라 입장 가능 여부를 나줘 ‘뉴비’와 ‘고인물’의 만남을 최소화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던전을 탐험하는 데 드는 호흡도 원작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아, 누구나 지하철을 타고 오가는 출퇴근길에서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모바일 버전만의 오리지널 클래스인 ‘위자드’ 외에도 원작과 차별화를 꾀한 부분도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에는 ‘잊혀진성’처럼 파티 플레이를 요하는 던전이 있는데, AI(인공지능) 플레이어를 투입해주는 ‘용병’ 시스템을 도입해 혼자서도 무리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낚시를 해 얻은 재료로 캐릭터 강화에 도움을 주는 음식을 제작할 수 있는 ‘마을’ 시스템과 ‘대장간’, ‘도감’ 시스템 등도 원작과 차별되는 지점이었다. 여러 시도를 통해 나름의 오리지널리티를 구축한 ‘배틀그라운드모바일’처럼, 크래프톤이 그간의 노하우와 경험을 살려 다크앤다커모바일만의 정체성을 구축해가고 있다는 인상이었다.
다만 마을의 경우 현재까진 몇몇 논플레이어블캐릭터(NPC)가 운집한 빈 낚시터 정도로만 여겨져 매력을 느끼기 힘들었다. 향후 이 공간이 게임 주무대인 던전 못지 않은 이벤트나 콘텐츠를 보유할 수 있느냐가 오리지널리티를 부각하는데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중에는 ‘던전본’ 등 다양한 익스트랙션 RPG가 출시됐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과거 장르 유행을 선도한 다크앤다커는 분명 매력적인 IP(지식재산)지만, 현 시점에선 분명 이전만큼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다크앤다커모바일만의 색깔이 중요해진 이유다.
일단 크래프톤 손길이 닿은 다크앤다커모바일을 향한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테스트 참가자 규모가 목표 수치를 돌파하는 등 기대감이 엿보인다. 크래프톤은 테스트를 통해 마지막 담금질을 거친 후, 연내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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