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유럽 유수 완성차 업체와 각형 배터리 수주를 위한 논의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수주 협상 결과에 따라 파우치형·원통형에 이어 각형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개발 중인 각형 배터리 수주를 위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 파악된 수주 프로젝트는 유럽, 미국 고객사 총 2건으로 알려졌다. 고객사명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업계 관측에 따르면 BMW·제너럴모터스(GM) 등과 논의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당초 전기차용 제품으로 파우치형과 원통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해왔다. 하지만 최근 높아지는 각형 수요에 따라 관련 폼팩터 개발을 검토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각형 배터리는 사각형 알루미늄 캔에 배터리 전극을 담아 포장한 폼팩터다. 각형은 얇은 필름에 전극을 압착한 파우치형 대비 셀 당 에너지밀도가 낮지만, 가스 배출·외부 충격 등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각형 배터리의 매력도가 커진 이유는 높은 안정성 덕분이다. 파우치형은 약한 외부 충격으로 인해 내부 가스가 발생할 경우 화재로 번질 위험이 있으나, 각형은 가스 배출구의 존재와 단단한 외관 덕에 비교적 안전하다.
전기차 일시적 수요 정체기(Chasm)에 따른 원가 절감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각형이 셀투팩(CTP)·셀투샤시(CTC)·셀투바디(CTB) 등 부품·셀 탑재 수량을 줄이는 방식에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파우치형은 CTP을 적용할 때 특정 프레임 안에 셀을 탑재하는 과정이 있지만, 각형은 별도 추가 조립없이 팩·차체 등에 곧바로 탑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약점으로 꼽혔던 각형 배터리의 에너지밀도가 점점 높아지는 것도 주목 받는 요소다. 과거 각형은 전극을 둥글게 말아 젤리롤(Jellyroll) 형태로 제조했는데, 이 경우 캔 내부에 전극으로 채워지지 않는 불용 공간이 발생하기 쉬웠다. 최근에는 전극을 잘라 적층하는 스태킹(Stacking) 공정으로 불용 공간을 줄이고 에너지밀도를 높이는 방식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의 해결 과제로 각형 개발을 위한 조립 공정 생태계 구축을 꼽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관련 협력사들이 각형 조립 공정을 활용해본 경험이 없는 만큼, 얼마나 빠르게 기술 숙련도를 높이느냐가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고객가치 극대화를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 운영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각형 배터리 관련해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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