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HBM(고대역폭메모리) 점유 확대를 위한 경쟁사들의 추격이 한층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1위 SK하이닉스도 자리를 지키기 위한 작업에 돌입한 모습이다. HBM 생산의 핵심 장비인 TC본더 수급 확대에 나설 뿐만 아니라, TSMC와 파운드리 협력을 강화하는 등 고품질 양산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1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AI(인공지능) 시장이 개화하며, HBM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수율, 생산확대에 팔을 걷었다.
D램을 수직으로 쌓아 HBM의 특성상, 수율은 적층 공정에 달려 있다. 적층 공정은 TC 본더(Thermal Compression Bonding)란 장비를 통해 이뤄진다. 이 수직 적층 과정에서 SK하이닉스는 'MR-MUF'이라는 공정을 통해 D램 사이를 일종의 접착제로 결합시킨다.
SK하이닉스는 이 장비 전량을 공급하는 한 기업으로부터 수급하는 '솔벤더(sole vendor)' 체제를 구축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벤더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HBM 수요 확대에 따라 다양한 공급망을 통해 이를 충족하고, 고도화된 공정을 통해 테스트를 최소화, 수율을 높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한화정밀기계와 6월 중으로 자체 개발한 TC본더를 들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정밀기계의 TC 본더가 SK하이닉스의 HBM 생산 라인으로 공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한미반도체와의 협력도 강화해나간다. 한미반도체는 2017년 SK하이닉스와 함께 TC 본더를 개발한 후 지난해 4세대 HBM TC 본더를 공급해왔다. 이에 이어 8·12단 5세대 HBM까지 공급한다.
이와 함께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TSMC와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달 6일(현지 시간) 대만에서 TSMC 웨이저자 회장 등 대만 IT 업계 주요 인사들과 만나 AI 및 반도체 분야 협업 방안 등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인류에 도움되는 AI 시대 초석을 함께 열어가자"고 메시지를 전하고,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와 TSMC의 협력을 강화하는데 뜻을 모았다. SK하이닉스는 HBM4(6세대 HBM) 개발과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4월 TSMC와 기술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HBM4부터 성능 향상을 위해 베이스 다이(Base Die) 생산에 TSMC의 로직(Logic) 선단 공정을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 협력을 바탕으로 HBM4를 2025년부터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양사는 SK하이닉스의 HBM과 TSMC의 CoWoS®기술 결합도 최적화한다. CoWoS(Chip on Wafer on Substrate)는 TSMC가 특허권을 갖고 있는 고유 공정으로, 인터포저 (Interposer) 라는 특수 기판 위에 로직 칩인 GPU/xPU와 HBM을 올려 연결하는 패키징 방식이다. 이를 통해 HBM 관련 고객들의 요청에도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생산기업인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 SK하이닉스와 기술협력 방안(EUV용 수소 가스 재활용 기술 및 차세대 EUV 개발)을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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