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인공지능(AI) 기본법 등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에 계류된 법안들이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21대 국회는 오는 29일 종료되는 가운데, 시작부터 여야 정쟁으로 파행을 거듭했던 과방위가 '식물 상임위' 오명을 벗을 길은 요원해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21대 국회 과방위에서 발의되고 통과되지 못한 법안은 약 660건이다.
국회 과방위는 앞서 지난 21일 해당 법안들을 처리하고자 전체회의를 소집했지만 이는 불발됐다. 라인야후 사태 발발에 따라 여야 모두 현안 질의의 필요성에 대해선 동의하면서도, 현안 질의의 범위와 처리할 법안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11월 라인(LINE)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네이버에 라인 지분 매각을 압박해왔다. 라인야후가 네이버에 위탁하는 서비스를 축소 또는 종료하겠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으나, 총무성은 정보보호 조치 강화 방안뿐 아니라 네이버와의 자본구조 재검토를 요구한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전체회의에서 라인야후 사태에 대한 질의와 함께 AI기본법을 포함한 주요 민생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AI기본법은 보완이 필요해 당장 처리할 수 없다고 맞섰다. 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의 징계 남발과 이에 따른 방송통신위원회의 소송 예산 낭비 문제와 관련해서도 질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반발했다.
결국 회의는 결렬된 가운데,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법안들은 국회 임기가 끝나면 자동 폐기된다.
폐기 법안 중 대표적인 것은 AI 기본법이다. AI 기본법은 AI에 대한 개념 규정과 AI 산업 육성·안전성 확보를 위한 방향성을 담고 있다. 여야 의원들이 개별 발의한 7개 법안을 통합한 '인공지능산업 진흥 및 신뢰기반 조성 등에 관한 법률안'으로 지난해 2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에도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번 정부가 적극 추진해온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도 결국 물 건너갔다. 정부는 지난 1월 민생토론회를 통해 단통법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뒤, 2월에는 구체적인 폐지 방향을 제시했다. 단말 할인(공시지원금)을 받지 않은 소비자에게 통신비 절감 혜택을 주는 '선택약정 할인' 제도는 유지하고, 이를 위해 근거 법령을 '단통법'에서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이관한다는 것이 골자다.
국내 전기통신망을 이용할 경우 망이용계약 체결 또는 망이용대가 지급을 의무화한다는 내용의 망무임승차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도 있다. 해당 법안은 현재 국회에 다수 발의돼 있지만, 장기간 계류돼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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