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부품 관련 정책 동향과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한 주 동안 열심히 달린 <소부장반차장>이 지난 이슈의 의미를 되새기고, 차주의 새로운 동향을 연결해 보고자 주간 보고서를 올립니다. <반차장보고서>를 통해 한 주를 정리해보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엔비디아 독주 끝나나…AMD 선택한 MS·삼성-네이버 연합
엔비디아가 오랫동안 지배해온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대체품 등장을 채택, 탈(脫)엔비디아에 나서거나 자체적으로 AI 반도체를 설계에 나서는 글로벌 대기업들이 등장하고 있어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번 주 예정된 연례 개발자 회의 '빌드(Build) 컨퍼런스에서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에 시스템 운영 계획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현재 사용 중인 엔비디아 칩 사용을 중단을 발표, 대체재를 발표할 예정이다. 애저 대체재는 AMD의 MI300X AI 가속기다. MI300X는 지난해 12월 AMD가 출시한 차세대 AI 가속기로 이전 MI250X보다 약 40% 더욱 많은 컴퓨팅 유닛을 제공한다. AMD 측은 MI300X GPU가 엔비디아 H100 칩 속도를 능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국의 삼성전자는 자체적으로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이 올해 열린 주주총회에서 AI 추론에 특화된 반도체 '마하-1' 칩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가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주된 이유는 AI 추론에 특화된 반도체를 통해 AI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아직 마하1이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고, 어느 정도 수준의 성능을 낼 지 알려진 것은 없다. 다만 GPU라는 특성상 AI 추론에 있어 전력 소모가 큰 H100, MI300X 등 보다 AI 추론 맞춤형 칩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반도체 위기' 결국 수장 교체한 삼성전자...전영현 부회장 미션은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새 수장에 전영현 부회장이 올랐다. 갑작스런 인사에도 업계에선 '올 것이 왔다' 라는 의견이 중론을 이룬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장기간 이어져왔던 적자 고리를 끊어내긴 했으나, 이는 세계적인 반도체 시장 호황에 힘입은 측면이 커서다. 메모리, 파운드리(위탁생산) 모두에서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새 수장 전영현 부회장은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얻게 됐다.
21일 삼성전자는 전영현 부회장을 DS부문장에, 경계현 사장을 미래사업기획단장에 각각 위촉했다고 발표했다. 전영현 부회장,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의 성장 주역으로 DS부문장에 올라 전영현 부회장은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 입사해 D램과 플래쉬 개발, 전략 마케팅 업무를 거쳐, 2014년부터 메모리 사업부장을 역임했다.
2017년에는 SDI로 자리를 옮겨 5년간 대표이사 역할을 수행했으며, 2024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위촉돼 삼성전자 및 전자 관계사의 미래 먹거리 발굴 임무를 수행해 왔다.
업황 회복에도 삼성전자가 반도체 위기라고 표현하는 것은 그만큼 업황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반도체 회복에 힘입어 삼성전자 DS부문은 1분기 영업이익 1조9100억원을 기록, 적자 고리를 떨쳐내긴 했다. 하지만 그만큼 경쟁사들도 사업 확장 등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HBM에선 SK하이닉스에 밀리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3%로 1위, 삼성전자가 38%로 2위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HBM3(HBM 4세대)를 사실상 독점 공급, 시장 우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올해부터 공급 예정인 HBM3E 8단 등에 있어서도 경쟁사에 밀리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계에서 삼성전자 엔비디아가 HBM3E 8H 메모리 검증의 특정 단계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라며 "엔비디아는 적층 공법상 SK하이닉스 기준이 맞춰져 있는 상태라 삼성으로서 불리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TSMC와 인텔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3위 사업자인 인텔은 올해 처음으로 파운드리 공식 행사를 열고, 시스템즈 파운드리 출범을 비롯해 1.4㎚(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 공정 로드맵 등을 발표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삼성전자를 직접 겨냥, 2위 사업자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엔비디아 이어 AMD도 '대만행'…세계 2위 파운드리 韓 외면하는 이유
엔비디아에 이어 미국 거대 AI칩 기업 AMD까지 대만에 대규모 AI(인공지능) R&D 센터를 설립을 추진, 한국은 패싱하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한국에는 삼성전자라는 세계 2위 파운드리(위탁생산) 환경이 조성돼 있음에도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선이다. 반도체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선 정부와 기업이 합동해 매력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대만에 아시아 최초의 AI R&D센터를 설립을 비롯해 최대 AI 슈퍼컴퓨터 '타이페이-1'를 만들었다. 타이페이-1은 자사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 512개로 구성, 슈퍼컴퓨터로 용량 4분의 1은 대만의 스타트업·연구소에 무료로 제공된다. 대만 경제부는 "R&D 센터 공정은 40% 진행됐고, 슈퍼컴퓨터는 지난해 말 설치 완료됐다"라고 밝혔다.
이에 이어 AMD도 대만 현지에 R&D 센터 투자를 추진한다. AMD는 대만에 50억 대만달러(약 1억5500만 달러)를 투자해 R&D 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며, 엔비디아가 받았던 경제부의 A+ 산업 혁신 R&D 프로그램 보조금을 신청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에 이어 AMD까지 대만에 진출에 나서고 있는 것은 정부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파운드리 기업 TSMC와의 사업 연계를 고려해서다. 엔비디아와 AMD는 모두 TSMC의 주요 고객사다. 대만에 R&D 센터를 설립하면 TSMC와의 기술 협력과 생산 공정 연계가 용이해진다. 이는 제품 개발 속도를 높이고 생산 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 된다.
주목되는 점은 우리나라에도 세계 2위 파운드리 '삼성전자'가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외면받는 것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AI 산업계에서 중요한 파트너 이긴 하나, 투자처로서 한국의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 낮은 조세 경쟁력과 과도한 규제, 부족한 인센티브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K-반도체 지원에 26조 투입…尹 특단조치에 삼성·SK "적극 환영"
정부가 국내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총 26조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종합지원 방안을 공개했다. 반도체 경쟁국 대비 저조한 투자 지원과 인프라 부족에 대한 지적이 잇달아 나오자, 이에 대한 상세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도체 핵심 기업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정부의 결정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제2차 경영이슈점검회의'에서 17조원 규모 반도체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신설,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설비투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조성, 유망한 팹리스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올해 일몰을 앞둔 반도체 투자세액공제 지원도 연장키로 했다.
반도체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와 관련해서는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금의 일정 비율을 국가가 환급해주는 것으로 보조금이나 다를 바 없다"며 "올해 일몰되는 세액공제를 연장해 기업이 R&D와 설비투자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경기 남부에 조성되고 있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 대한 조성 속도를 높이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규제를 포함한 이슈 대응 속도를 높이는 한편, 전기·용수·도로 등 인프라를 정부가 책임지고 조성해나가겠다는 게 주된 골자다.
국내 반도체 업계의 약점으로 지적받는 설계 전문(팹리스) 기업에 대한 지원 대책도 내놓겠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팹리스, 소부장 기업을 향한 1조원 규모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이날 정부의 발표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번 정부의 발표가 구체적인 성과로 나오기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지난번 기획재정부 장관 등의 언급으로 시작된 이번 대책이 일종의 방향성 제시의 단계여서다. 이에 따라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삼성·SK·마이크론 'HBM3E' 출하량 증가에…일반 D램 품귀 우려
강력한 AI(인공지능) 수요에 엔비디아 등 GPU(그래픽처리장치) 기업은 하반기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가운데 메모리 기업들도 이에 발맞춰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 비중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반 D램 품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올 2분기부터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블랙웰 시리즈의 첫 제품 B200 매출 반영이 시작된다. 올해 3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공개한 블랙웰은 H100에 사용되던 호퍼(Hopper) 아키텍처의 후속 기술이다.
B200 출하를 시작으로 향후 엔비디아는 시스템 전체를 판매하는 회사로 전환을 추진한다. B200 GPU 2개와 CPU 1개를 연결한 'GB200'도 판매할 예정이다. GB200은 'GB200 NVL72' 시스템의 핵심 구성요소다. 이 시스템은 72개의 B200 GPU와 5세대 NV링크(칩을 빨리 연결하는 엔비디아 인터페이스)로 상호 연결된 36개의 그레이스 블랙웰 슈퍼칩과 36개의 그레이스 CPU가 결합돼 있다.
AI 성능을 대폭 끌어올릴 제품으로 기대는 만큼, 생성형 AI 성능 등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이 향후 엔비디아의 이 같은 제품을 도입하려는 추세는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발맞춰 메모리 기업들은 하반기 고급 공정 웨이퍼 투입량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HBM3E를 수요 폭증에 발맞춰 우선 생산에 나선 다는 의미다. 시장조사 업체 트랜스포스는 1alpha nm 이상 공정에 대한 웨이퍼 투입량은 연말까지 전체 디램 웨이퍼 투입량의 약 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목되는 점은 HBM 생산에 할당된 웨이퍼 투입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D램 등 다른 공정의 생산량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웨이퍼는 반도체 생산의 기본 자재로, 공급량은 제한적인데, HBM 생산에 더 많은 웨이퍼가 할당되면 당연히 D램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감소하게 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공급 우려?…삼성전자 "HBM 공급 테스트 순조롭다" 공식 부인
삼성전자는 현재 여러 글로벌 파트너사와 진행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현재 다수의 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지속적으로 기술과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며 "HBM의 품질과 성능을 철저하게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제품에 대해 지속적인 품질 개선과 신뢰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외신에서 삼성전자가 엔비디아를 향한 HBM 납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이에 따른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 HBM의 발열과 전력소비 등이 문제가 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로이터에 "HBM은 고객 요구에 따른 최적화 프로세스가 필요한 맞춤형 메모리 제품"이라며 "고객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제품 최적화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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