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한국 기업들은 고환율, 경기 불황, 국제 정세 불안 등 다양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디지털 전환, 특히 AI 기술을 활용한 혁신은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창간 19주년 대기획을 통해 AI와 클라우드 인프라의 발전이 각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하고,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이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다양한 산업별 사례를 통해 AI가 기업 혁신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전 세계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확산하면서 이제 기업들에 AI 도입은 앞서가기 위한 것이 아닌, 도태되지 않기 위한 생존 전략이 됐다. 산업계에서 특히 생성형AI 등장은 기업들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AI를 활용해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추구하는 모습이 두드러진 것이다.
딜로이트 AI 연구소가 전 세계 기업들 생성형AI 활용 동향과 인식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임원 4명 중 3명은 생성형AI로 인해 3년 내 조직이 대전환할 것이라고 봤다. 생성형AI에 대한 전문성이 높다고 인식하는 조직일수록 기술 도입 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특징이다.
기업들은 신기술을 활용해 얻고자 하는 이점으로 ‘효율성’ 혹은 ‘생산성 개선’을 꼽는다. 생성형AI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딜로이트가 포춘(Fotune)과 공동 진행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서베이’에선 107명 중 56%에 달하는 CEO들이 생성형AI 도입으로 생산성 향상 및 비용절감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생성형AI를 기업에 이미 도입해 구축 중인 CEO 중 58%는 업무 자동화에, 56%는 효율성 개선, 50%는 콘텐츠 생성 자동화에 AI를 활용하고 있었다. 딜로이트 US 제이슨 기르자다스(Jason Girzadas) CEO는 “생성형 AI 도입은 아직 초기지만 업무 효율성을 강화하고, 비용을 최적화하며 혁신을 촉진하는 데 있어 중대한 기회로 간주된다”고 전했다.
최근 기업들은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어느 때보다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중요한 건 비용절감 역시 AI를 활용한 기술 도입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다수 기업들이 비용을 줄이는 와중에도 AI 투자를 늘리는 이유다. 기업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건 클라우드와 자동화, AI옵스, 데이터 분석 등이다.
AI는 반복 업무 자동화로 단기적 비용을 절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엑셈의 싸이옵스는 AI 기술을 기업의 IT 운영 환경에 적용해 지능형 IT 운영이 가능한 AI옵스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IT 시스템 운영 리소스와 도입 비용을 평균 25% 이상 절감할 수 있다.
또한 기업이나 데이터센터에서 IT 운영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이를 해결하는 데 통상 짧으면 수십 분, 치명적인 경우 2~3시간 이상이 소요되어 막대한 서비스 중단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데, IT 시스템 장애에 대해 신속하게 근본 원인 분석을 제공해 장애 조치/복구 시간을 최소화하고, 장애 예측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 서비스 중단 손실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싸이옵스에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도입한 챗봇도 포함돼 IT운영자에게 상세 지표 설명과 조치 적용에 대한 가이드를 대화형으로 제공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고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구입할 필요가 없고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로, 기업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방안으로 꼽힌다. 이런 클라우드에 기반한 AI 서비스는 솔루션을 빠르게 개발하고 배포할 수 있다. 이에 국내서도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연구개발(R&D)과 마케팅 등 기업 활동 전반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솔루션을 선보였다.
더존비즈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급증했는데 AI 도입을 통한 업무 효율화가 요인이 됐다. 수익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 광고·마케팅을 줄이고 외부 개발 인력을 최소화하면서도, 노코드·로우코드 엔진을 강화한 AI 개발 어시스턴트 ‘젠 AI 듀스’를 개발 조직 전체에 적용해 개발 원가를 감소시켰다. 더존비즈온은 자체 AI 비서를 세무·로펌 등 분야에도 해당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처럼 AI가 접목된 노코드(No Code)·로우코드(Low code)는 개발 비용과 프로그래밍 오류를 함께 줄이고 있다. 코드나 문서 등 SW 개발에 필요한 요소를 AI가 자동으로 생성해 기존 프로그래밍 방식을 단순화했다. 최소한의 코딩으로 앱을 만들 수 있어 전문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기업들도 개발 단계에서 투입되는 비용을 줄이고 개발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지난해 기업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돕는 ‘플렉스튜디오2.0’을 출시했다. 플렉스튜디오는 로우코드를 활용해 프로토타이핑부터 앱 사용까지 과정을 지원한다. 디자인·개발·배포·유지보수까지 전부 할 수 있어 개발자는 개발에만 집중하면 된다. 영림원에 따르면 기획안이 모바일앱으로 만들어지기까지 90일 정도가 소요되던 기간은 플렉스튜디오를 통해 안정화까지 15일이면 충분하다.
AI는 반복 업무 자동화로 단기적 비용을 절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내리고 이를 실제 적용해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 가령 AI가 분석한 데이터를 통해 제조나 물류 업체들은 운송 및 물류, 공급망 관리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공급망관리 SW기업 엠로는 최적 견적 분석 및 추천, 신규모델 부품 원가 추천, 시황성 자재 가격 변동 추이 예측 등 AI 기반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공급망관리와 관련된 업무를 자동화하고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를 제공해 기업들 공급망 위기 대응력을 높인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SW산업 연간보고서’에서. “디지털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진행되고 있기에, 향후 더욱 고도화된 차세대 AI 기술이 전 분야에 적용·활용돼 생산성 혁신과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주도할 것”이라며 “AI에 대한 투자로 생산성 향상이 이뤄진다면 경제성장에 0.8~1.4%포인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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