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최근 업계와 정치권을 막론하고 이른바 ‘라인야후 사태’가 뜨겁다. 네이버가 지난 13년 동안 키워낸 글로벌 메신저 ‘라인(LINE)’의 경영권이 일본에 빼앗길 수 있다는 의혹이 커지면서다.
이런 우려는 일본 정부가 작년 ‘라인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기술 개발권을 쥔 네이버가 보유한 라인야후 지분을 소프트뱅크에 매각하라는 압박을 지속 중인 데 따른 것이다.
라인 운영사 라인야후에 이어, 합작사인 소프트뱅크도 네이버로부터 라인야후 지주회사인 A홀딩스 지분 일부를 사들이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임을 공식화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격화하고 있다.
◆라인야후 사태 주요 타임라인 살펴보니
라인은 과거 네이버 일본 법인이던 NHN재팬이 개발해 지난 2011년 출시한 메신저로 페이와 웹툰, 쇼핑 등 여러 서비스가 연계된 슈퍼 애플리케이션(앱)이다. 라인 글로벌 누적 이용자는 10억명에 달하는데 일본에선 월간 이용자 수가 9600만명 이상으로 집계될 정도로 전 국민 메신저로 통한다.
네이버는 지난 2019년 당시 야후재팬을 운영하던 소프트뱅크와 협의해 라인과 야후재팬의 합병을 결정하고 2021년 합작회사인 A홀딩스를 세웠다. A홀딩스는 라인과 포털 야후재팬 등을 서비스하는 상장사 라인야후의 최대주주(64.5%)다. 라인야후의 경영권은 소프트뱅크가, 기술 개발은 네이버가 맡기로 합의했다.
라인야후 사태의 발단은 지난해 11월 라인에서 약 51만9000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에서 비롯됐다. 회사와 일부 내부시스템을 공유하던 네이버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악성코드에 감염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 3월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 요구 행정지도를 내렸다. 라인야후가 서비스 개발과 시스템 운영 업무를 일부 위탁 중인 네이버클라우드에 의존해 사이버 보안 대책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당시 1차 행정지도는 재발방지책 진척 상황을 3개월마다 보고할 것을 요청했다.
지난달 1일 라인야후는 네이버·네이버클라우드와의 시스템 분리를 오는 2026년까지 마치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재발방지책 상황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일본 총무성은 약 2주 만에 2차 행정지도를 내렸다. 재발방지책이 불충분하다는 사유로 오는 7월1일까지 더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라인야후와 소프트뱅크도 네이버와의 라인 지분 정리를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지난 8일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회에서 네이버와의 기술적인 협력 관계에서 독립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하는 한편, “공동 대주주인 위탁처(네이버)에 자본의 변경을 요청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가장 많은 지분을 취하는 형태로 변화한다는 대전제를 깔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일한 한국인 이사였던 네이버 출신 신중호 대표이사 겸 최고상품책임자(CPO)의 사내이사 퇴임 건도 이날 의결돼 라인야후 이사회는 전원 일본인이 됐다.
지난 9일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도 실적 발표회를 통해 “라인야후의 요청에 따라 보안 지배 구조와 사업 전략 관점에서 네이버와의 라인야후 자본 관계 재검토를 협의 중”이라며 “현시점에선 (네이버와)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앞으로 보고할 일이 생기면 신속하게 공개하려 한다”라고 밝혔다.
일본 총무성이 제시한 2차 행정지도에 대한 답변 시한이 7월인 만큼, 최대한 빠르게 네이버와 라인야후 지분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게 소프트뱅크 입장이나, 결론이 나오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日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압력에 네이버 대응은
네이버는 회사 중장기적 전략 관점에서 (라인야후 지분 관계 변경을) 검토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3일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일본 총무성이 (네이버에 라인야후에 대한) 자본 지배력을 줄일 것을 요구한 행정지도 자체가 이례적이지만, 따를지 말지의 결정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사업 전략에 기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하면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A홀딩스 지분을 절반을 가진 네이버는 라인야후 시가총액 약 25조원 중 32.7%(한화 약 8조3000억원)을 보유 중이다.
하지만 소프트뱅크가 네이버로부터 주식을 일부라도 인수해 라인야후 단독 대주주가 될 경우, 네이버의 영향력이 줄어들므로 라인 서비스를 교두보로 한 캐릭터와 게임 지식재산(IP), 커뮤니티 서비스 등 글로벌 사업 전략엔 빨간불이 켜진다.
라인야후 자회사인 Z중간글로벌(Z Intermediate Global)은 일본 외 글로벌 사업 개발과 확장을 맡은 한국법인 라인플러스를 보유하고 있다. 아이피엑스(IPX·옛 라인프렌즈) 지분 52.2%와 라인게임즈 지분 35.7%,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운영사인 네이버제트 지분 18.8%도 갖고 있다.
라인야후 사태가 한일 외교분쟁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네이버 셈법은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방안은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을 일부만 매각하는 것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지분 매각으로 네이버와 라인야후 연결 고리는 유지한 채 2대 주주로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사업적 관계는 유지하면서 네이버가 몇조 원의 현금을 확보해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추가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면 주가는 오히려 긍정적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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