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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삼성디스플레이 실적도 '빨간 불'…스마트폰 OLED 잠식하는 中

삼성디스플레이의 7.6인치 폴더블 패널이 적용된 시제품 플렉스 인앤아웃.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의 7.6인치 폴더블 패널이 적용된 시제품 플렉스 인앤아웃. [ⓒ삼성디스플레이]

[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지난해 디스플레이 업황 불황에도 견고했던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이 뚜렷한 하락세를 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중국 업체의 스마트폰용 OLED 공세가 이어진 탓이다. 업계에서는 LCD 패널 경쟁에서 일어난 중국 굴기가 OLED 패널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30일 열린 삼성전자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3900억원, 영업이익 34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가량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약 56% 급락한 수치다.

당초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디스플레이 업계 불황을 뚫고 견조한 수익성을 낸 바 있다. 애플, 삼성전자 등 주요 글로벌 업체의 스마트폰 OLED 패널을 과점하면서 성과를 내온 덕분이다. 그러다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고가 제품인 플렉시블(Flexible) OLED 패널 출하량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그 결과가 올해 1분기에 반영되며 실적 부진 우려가 현실화된 모습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1분기 실적이 부진한 배경에는 중소형 패널 내 경쟁 심화가 있다. 갤럭시S24 등 삼성전자로의 제품 출하가 견조했으나, 중국 스마트폰 업체로의 공급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중국 업체들의 진입에 따라 시장 내 패널 공급망이 다각화되고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 가격 협상력이 약해졌다는 의미다.

애플이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점도 국내 패널 업계의 부진에 한몫했다. 중국 내 애국 소비 열풍이 불면서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 기준)였던 애플이 3위까지 내려앉았고, 주요 협력사인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의 실적도 나란히 하락하게 된 것이다.

중국 패널 업체들의 중소형 OLED 공세는 시장 지표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용(9인치 이하) 능동형 OLED(AMOLED) 시장에서 3억5700만개를 출하하며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켰다. 하지만 전년 대비 출하량이 7200만개 줄어들었고, 이에 따른 시장 점유율도 2022년 56%에서 지난해 43%로 13%포인트(p) 급감했다. 반면 중국 BOE는 2022년 12%였던 점유율이 15%로 확대됐다. 4위·5위를 기록한 비전옥스·티엔마 등도 점유율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는 중소형 OLED 패널 시장 내 중국 업체의 공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입지가 점차 줄어들어 LCD와 같은 수순이 반복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자국산 부품 사용을 장려하며 힘을 실어주는 만큼, OLED에서 구축했던 기술 장벽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LCD가 주력일 당시에도 자국 업체 공급을 시작으로 글로벌 업체로의 공급을 확대하며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을 써왔다. 현재 OLED 시장에서도 비슷한 구도가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업체들이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 패널이나 IT·자동차 등 차세대 OLED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신규 시장 선점을 서둘러야만 중국 업체의 가격 공세를 따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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