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봄이 한창입니다. 다채로운 먹거리와 즐길거리도 풍성해지는 가운데, 형형색색 색깔은 즐거움을 배가시키기 위해 빠질 수 없는 필수조건으로 꼽히는데요. 특히, 캠페인, 푸드, 팝업 등으로 재탄생한 색깔들의 변용과 여기에서 비롯되는 특별한 경험을 강화한 ‘컬러 마케팅’도 활발해지며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27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그린 로랜드의 연구에 따르면, 컬러는 브랜드 인식률을 무려 약 80%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해요. 굳이 이를 인용하지 않아도 컬러와 브랜드의 조합이 형성하는 시너지 효과는 이미 수많은 성공 사례를 통해 증명된 바 있긴 하지요.
이는 색깔이 어떤 대상을 만나느냐에 따라 단순히 시각적인 효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변 공간과 시간, 특별한 서사와 접목해 공감각적 경험으로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올 봄도 어김없이 우리의 일상을 채색해 활력을 더해줄 색깔들이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인기 캐릭터는 자신의 퍼스널 컬러를 활용해 국내외 팬들과 생일을 기념하거나, 대표적인 식품 및 주류 업계에서는 신제품의 메인 컬러로 이색 팝업을 오픈하는 등 소비자들과 접점을 늘리기 위한 활동들로 분주합니다.
우선 봄의 도착을 알리는 색깔로는 ‘노란색’이 빠질 수 없는데요. IPX(구 라인프렌즈) 글로벌 인기 캐릭터 라인프렌즈 ‘샐리(SALLY)’ 또한 온몸을 뒤덮는 샛노란색이 트레이드마크입니다. 봄이 절정에 이르는 ‘4월27일’에 탄생한 샐리는 생일인 샐리데이를 맞아 매년 국내와 해외에서 팬들을 찾아옵니다.
최근 샐리데이를 기념해 한국과 중국 등에서 ‘샐리 어택(SALLY’S ATTACK)’ 캠페인이 전개됐습니다. 샐리가 출격하는 장소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퍼스널 컬러인 ‘샐리 옐로우’로 물들이며 팬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는 지난 22일, 감성 카페 ‘치즈인더스트리’ 성수 및 익선에 생일 카페를 열어 캠페인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카페는 다음달 6일까지 샐리의 시그니처 컬러인 ‘옐로우’로 단장합니다. 입구부터 커다란 ‘메가 샐리’가 방문객들을 반기고 샐리 얼굴 모양의 고다치즈 케이크, 망고 스무디 등 스페셜 메뉴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엉뚱하고 먹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답게 맛집, 유명 카페, 관광지 등에 깜짝 등장해 웨이팅을 하기도 합니다. 음식을 테이크아웃 하는 등 깨알 웃음을 자아내며 샐리와 직접 인증샷을 찍었다는 팬들의 후일담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쏟아지고 있습니다.
샐리 인기는 중국에서도 확인 가능한데요.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중국 대학가가 밀집한 핫플레이스 상해 다슈로드(大学路)를 샐리를 주인공으로 한 팝업과 포토존으로 꾸며, 이틀 만에 약 25만명이 찾아 중국 현지 Z세대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기도 했답니다.
최근 Z세대 사이에서 인기 급부상 중인 레니니(lenini)도 자신의 시그니처 초록색과 봄 콘셉트를 바탕으로 팬들과의 특별한 만남을 가져 관심을 모았습니다. 다음달 12일까지, 365일 비가 내리는 이색 카페 ‘레인리포트’와 함께 댄서로 변신한 레니니족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봄의 기운을 담은 초록초록한 공간과 메뉴를 구현해 방문객들을 사로잡겠다는 포부입니다.
그런가 하면, 누구라도 마트의 라면 코너에서 강렬한 빨간색에 시선이 머물렀던 경험이 한 번쯤 있을텐데요. 농심의 빨간색 포장지는 소비자들에게 신라면의 매운맛을 상징하는 색깔로 각인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이 같은 농심의 색깔 활용은 시그니처 컬러인 레드에서 그치지 않고, 라면 제품의 각기 다른 맛을 다양한 색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확장해 소비자들이 제품들을 한눈에 구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현지 입맛에 최적화된 라면 제품들을 골드, 그린, 오렌지 등 다채로운 색깔의 포장지로 선보였고, '신라면 블랙' 등 제품명에도 컬러를 넣어 원재료별로 다른 맛을 고유명사화해 표현했습니다.
농심의 또 다른 메가 브랜드인 ‘짜파게티’는 출시된 지 4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영화 ‘기생충’ 흥행을 업고 글로벌 식품으로 거듭났습니다. 올리브유를 연상시키는 연두색으로 디자인된 포장지는 원재료에 대한 이미지를 각인시키며 브랜드 정체성을 뚜렷하게 구축했지요.
최근에는 짜파게티 40주년을 맞이해 ‘짜파게티 더 블랙’을 출시하며 지난 12일부터 팝업스토어를 오픈, 짜파게티 포장지 색깔인 연두색으로 내·외관을 꾸며 방문객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농심의 일관성 있는 색깔 활용은 포장지부터 상품명, 팝업스토어에 이르기까지 원재료 색깔을 제품에 잘 녹인 브랜딩의 효과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주류 업계에도 컬러마케팅은 빠질 수 없는 마케팅 중 하나입니다. 무학은 소주에 천연 과일 과즙을 첨가하고 패키지에 레드, 옐로우, 블루 등 컬러로 네이밍한 ‘좋은데이 컬러 시리즈’를 출시, 부산과 경남뿐만 아니라 서울과 경기, 강원도 등 전국적인 화제를 모은 바 있는데요.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신제품 ‘진로골드’를 선보이며, 음료업계에 불고 있는 ‘제로슈거’ 열풍에 합류했습니다. 진로골드 장점으로 목넘김이 부드러운 황금비율을 내세워, 황금두꺼비 ‘골드껍’을 대표모델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황금비율, 골드껍, 진로골드 등 제품 정체성을 나타내는 키워드를 골드로 엮어 브랜드 색깔을 완성한 것이지요.
지난 5일부터 진로골드 출시를 기념해 선보인 팝업스토어 또한 로즈골드 컬러를 활용해 포토존, 아케이드 게임존, 시음 행사 등을 운영해 이른 바 ‘어른이’들을 위한 축제를 제대로 마련했다는 호평이 잇따랐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색깔은 시각적으로 자극을 주어 때론 어떤 언어보다 더욱 구체적이고,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브랜드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확실한 수단”이라며, “남들과는 다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키 메시지를 자연스레 전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컬러 마케팅’을 활용, 소비자들에게 오감을 자극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행보는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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