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간 인공지능(AI)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는 주요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동종산업에 있던 핵심 인재를 영입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다만 이런 움직임은 유럽연합(EU) 반독점법 규제 감시라는 위협을 상시 안게 됐다.
최근 MS는 딥마인드 공동창업자로 이름을 알린 무스타파 슐레이만(Mustafa Suleyman)을 인공지능(AI) 사업 책임자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무스타파 슐레이만은 2010년 데미스 허바시브 등과 함께 딥마인드를 창립한 인물이다. 2022년 퇴사 후 AI 스타트업 인플렉션AI를 운영했다.
MS는 무스타파 슐레이만뿐 아니라 인플렉션 AI 직원 70여 명을 함께 고용하기로 했다. 이들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AI’에서 일하게 된다.
MS는 인플렉션AI의 AI 모델을 사용하는 대가로 6억2000만달러(한화 약 8400억원), 대량 채용과 관련해 회사가 법적 권리를 포기하는 조건으로 3000만달러(약 400억원)를 인플렉션AI에 지불하기로 했다.
단 업계에선 MS가 인수합병(M&A) 했을 때 수반되는 규제 조사를 피하려 대규모 채용이라는 ‘꼼수’를 썼다는 비판이 나온다. MS의 인플렉션AI 대규모 채용을 바라보는 EU 시선도 곱지 않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르그레테 베스타거(Margrethe Vestager) EU 반독점 규제 담당 책임자는 MS의 인플렉션AI 대규모 채용을 두고 “우리가 주시하고 있지만, 합병이 아니기 때문에 합병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를 할 순 있지만) 어떤 결정을 내리거나 하지 않을 수 있다”며 “통상적인 감시를 피하는 방식으로 이런 일이 있다는 걸 인지했다. 합병 규칙을 우회하는 모습이 트렌드가 된다면 당연히 시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MS는 인플렉션AI 창업자 및 직원 영입 방식으로 당장 인수합병 조사는 피하게 됐지만, 추후 시장 상황에 따라 EU 규제 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항상 염두해야 한다. 이외에도 MS는 AI 시장에서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는 요인마다 EU 규제 레이더망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MS는 오픈AI 130억달러(약 17조5000억원) 투자하며 지분율 49%를 확보했다. 지분율 50% 미만으로 M&A 신고 대상은 아니지만 EU는 MS 오픈AI 투자가 반독점법에 위반되는지 조사 중이다. 높은 지분으로 MS가 오픈AI에 실질적인 영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MS 역시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한다. EU 집행위원회가 생성형AI 경쟁 수준에 대해 질문하자 MS는 “모든 AI 계층에서 강점을 확보하는 수직적 구조를 갖춘 곳은 단 한 곳, 구글뿐”이라고 언급했다. MS가 독점기업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이다.
지난해 8월 말 EU와 스위스에 먼저 실시했던 오피스와 팀즈 분리 판매를 전세계로 확대 적용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경쟁사들이 “MS가 우위를 활용해 팀즈를 오피스에 끼워판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MS가 프랑스AI 스타트업 미스트랄과 파트너십을 맺은 점도 EU 조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MS 입장에선 미스트랄과 협업이 미국을 넘어 유럽에서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되지만, 동시에 반독점법 규제 위협 가능성을 높인다. MS가 AI 영향력을 넓혀가며 EU에 대응하는 모습은 경쟁사들에도 참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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