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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정 공정위원장 ‘플랫폼법’ 소통 예고에 美구글·애플·메타 불참

7일 공정위-암참 정책간담회 개최…‘반쪽짜리 간담회’ 또 우려 나오는 이유는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이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을 만나 플랫폼 공정거래 촉진법(플랫폼법)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 [ⓒ 공정거래위원회]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이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을 만나 플랫폼 공정거래 촉진법(플랫폼법)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 [ⓒ 공정거래위원회]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가칭, 이하 플랫폼법) 입법 제정 추진이 다시 한 번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오는 7일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정책간담회를 통해 암참 및 회원사들을 만나고, 이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펼친 뒤 다양한 정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암참 주요 회원사인 구글, 애플 등 빅테크 기업은 해당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법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되는 곳들이 불참하게 됨에 따라, 다시 한 번 반쪽짜리 간담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구글, 애플, 메타 등 주요 미국 빅테크들은 한기정 공정위원장이 오는 7일 암참 회원사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오찬 정책간담회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이 정책간담회는 점심식사 이후 한 위원장의 강연,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된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2월부터 플랫폼법 입법 제정을 강력하게 추진해왔다. 플랫폼법엔 소수 핵심 플랫폼을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로 지정하고, 이들 사업자에 자사 우대와 멀티호밍 제한(자사 플랫폼 이용자에 경쟁 플랫폼 이용을 금지하는 행위) 등 플랫폼 시장 반칙 행위들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구체적인 지정 기준이나 대상 기업 등 법안 주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 법안이 적용될 사업자로 한국의 네이버, 카카오 및 미국의 애플, 구글, 아마존, 메타 등이 유력하게 점쳐져 왔다. 사실상 플랫폼법 제정 ‘통보’가 이뤄지면서 국내외 업계는 물론 일부 소비자와 학계까지 반발하고 나섰다. 공정위는 플랫폼법 추진 발표 이후 뒤늦게 업계 설득과 소통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암참은 공정위의 이같은 행보를 놓고 “한국이 플랫폼법 통과를 서두르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놨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말, 육성권 공정위 사무처장은 플랫폼법 제정 추진 관련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암참을 방문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플랫폼법 영향을 받을 것으로 유력하게 꼽히는 구글이나 애플 등은 공정위와의 만남에 참석하지 않았었다. 플랫폼법의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견을 나누는 것 자체를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플랫폼 업계도 비슷한 이유로 공정위의 만남 요청에 응하지 않았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1월 초 IT협회 연합체인 디지털경제연합과 간담회를 갖고 법 관련해 논의하기로 했지만 양측 입장 차로 끝내 무산됐다. 해당 단체엔 플랫폼 규제와 직결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벤처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한국디지털광고협회, 한국온라인쇼핑협회 등이 속해 있다.

공정위는 그 이후로도 플랫폼법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관련 업계 의견을 더 수렴하는 쪽으로 우선 뱃머리를 틀었다. 지난달 7일 조홍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 주요 업무 추진계획’ 사전 브리핑 간담회를 열고 “당장 법안 내용을 공개하기보다 법안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추가적인 의견 수렴을 하겠다”라며 “법안 내용이 마련되면 조속히 공개해 다시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정책간담회 역시 해외 빅테크 기업이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반쪽짜리 간담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당 이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공정위는 플랫폼법 내용을 아직도 정확히 공개하지 않은 상황이고, 학계나 전문가, 국내 플랫폼 업계와의 소통을 아직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플랫폼법 영향권에 들지 않을 해외 기업들에게 강연을 한다는 건 이전 행보와 달라진 게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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