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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결국 ‘플랫폼법’ 재검토…“업계 의견 더 수렴할 것”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열린 ‘슈링크플레이션’ 대응 관련 부처 간담회에서 조홍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3.11.22 [ⓒ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플랫폼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 내용을 당장 공개하는 대신, 관련 업계의 의견을 더 수렴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당초 빠른 속도로 법안을 추진하던 공정위지만, 의견이 분분했던 사전지정 효과 등 쟁점에 대해 추가적인 검토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플랫폼 입점 사업자 단체와 벤처·스타트업 업계, 소비자단체에 이어 미국상공회의소와 국회입법조사처까지 줄줄이 우려를 내비치자,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설 명절 전후로 공개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던 플랫폼법의 윤곽은 다시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7일 조홍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 주요 업무 추진계획’ 사전 브리핑 간담회를 열고 “당장 법안 내용을 공개하기보다 법안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추가적인 의견 수렴을 하겠다”라며 “법안 내용이 마련되면 조속히 공개해 다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정위가 작년 12월19일 국무회의에서 보고한 플랫폼법은 일정 규모 이상 플랫폼 기업을 사전에 지정, 끼워팔기·자사우대·최혜대우·멀티호밍(다른 플랫폼 이용) 제한 등의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인 지정 기준이나 대상 기업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 법안이 적용될 사업자로는 한국의 네이버, 카카오와 미국의 애플, 구글, 아마존, 메타 등이 유력하다.

공정위는 법안 내용이 마련되는 즉시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플랫폼법 추진 방침을 발표한 지 두 달 차에 접어든 현시점에도 구체화 된 부분이 없어 업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비판이 들끓었다.

조홍선 부위원장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지정제도 등을 포함해 다양한 대안을 열어놓고 학계와 전문가 의견을 추가로 듣는 게 합리적이라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다만, 플랫폼법에 대해선 추가적인 검토에 나서는 것일 뿐, 지정제도를 당장 폐기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조 부위원장은 “지정제도가 없어지면 법 제정 취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사전 지정 제도를 폐기하는 건 아니다”라며 “사전지정 제도가 필요한지에 대해 또 다른 대안이 있는지 열린 마음으로 더 검토하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통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미국상공회의소와 충분히 협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법안 공개를 늦추는 것과 통상이슈 문제는 전혀 상관이 없다”라며 “외국 기업이나 미국상의 등과는 국내 기업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소통하고 있고 앞으로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 공정 개혁과 관련해 부처 협의를 통해 방향이나 큰 틀에선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라며 “공정위가 가진 안도 있고, 추가적인 다른 대안도 살펴서 업계와 충분히 소통하고 의견 수렴하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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