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기존 AI(인공지능)을 잘하는 기업들의 역량이 최대 100%라고 했을 때, 포스코DX도 100%라고 말할 순 없을 것이다. 대신, 어느 한 군데에 올인하기보다 IT와 OT(운영기술), AI를 각각 80%씩 잘하고 있다면 그것들을 모두 곱하는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런 ‘융합’ 측면에서 포스코DX의 경쟁력은 충분하다.”
윤일용 포스코DX AI기술센터장은 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쟁사 대비 포스코DX의 산업AI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일용 센터장은 “어떤 자율시스템을 만들 때는 AI도 들어가고 IT도 OT도 들어갈 텐데, 이를 다 융합하는 데 있어서는 각각의 역량이 그냥 더해지는 게 아니라 곱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다면 한 군데에만 올인하는 회사는 결국 ‘0’이 될 것이고, 각각의 역량을 80%씩 해내는 회사가 결과적으로는 더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DX는 이날 철강·이차전지·물류 등 산업현장에 특화한 ‘산업AI’를 확산함으로써 디지털전환(DX)에 더해 AI전환(AX)을 주도해나갈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산업현장의 화두는 ‘자동화(Automation)’를 넘어선 ‘자율화(Autonomous)’에 있다. 자동화는 아직 사람의 개입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수준이지만, 자율화된 시스템은 사람의 개입 없이 시스템상의 인지-판단-제어가 가능한 수준을 말한다.
포스코DX는 이러한 산업현장의 자율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AI 기술이 핵심적이라고 봤다. 이는 회사가 올해 AI기술센터를 신설하고,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기술을 적용해나가고 있는 이유다.
윤 센터장은 포스코DX의 산업AI 전략방향으로 “산업현장의 실제적 문제를 AI 기술로 해결하기 위해 AI 자체의 생산성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드웨어-OT와의 융합을 통한 시스템적 접근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AI 기술만으로는 산업현장의 자율화 전환이 어렵기 때문에 전통적인 기술과 AI 기술간의 융합이 필수다”라며 “따라서 우리는 딥러닝 인지 결과와 설비간 밀접한 결합으로 물리적조작(Physical manipulation)을 실현하면서, 다수의 센서 네트워크와의 정보 융합, 자율판단 AI 구현을 위한 수학적 최적화 등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실제 포스코DX의 AI기술센터는 인지(Vision Intelligence), 판단(Decision Intelligence), 제어(Control Intelligence) 등 3개 분야의 AI 엔진 개발을 통해 다양한 현장으로 이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
예컨대, 현장의 눈 역할을 하는 인지AI로는 일반적인 2D 영상뿐만 아니라 넓은 현장을 가진 중후장대 산업에 적합한 3D 영상 데이터에 대한 딥러닝 기술을 차별화시켜 제조·유통·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성과를 내고 있다.
제철소에서는 수십톤의 철강재를 운반하는 크레인에 인지AI를 적용해 무인화 하는 한편, 이차전지 소재공장 등에서 운영되는 산업용 로봇에도 적용해 눈 역할을 하는 식이다. 영상뿐만 아니라 현장설비들로부터 수집되는 데이터들을 실시간 분석하는 이상감지 기술 적용, 설비 이상유무를 사전에 인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판단AI 분야에서는 공장의 생산성 향상에 직결되는 작업 순서와 설비 할당 등을 판단하고, 제조업 특화 거대언어모델(LLM) 기술을 통해 설비 정보와 이상 현상 사이의 관계를 추출하는 논리적 추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제어AI 분야에서는 설비의 최적 운전을 자율적으로 도출해 자동제어를 지원하고, 고숙련 작업자들의 노하우를 딥러닝함으로써 효율적 생산활동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한다.
윤 센터장은 “이러한 것들은 4분의1 정도가 이미 제철소 등 현장에서 실제 구현 중이며 나머지도 올해 안에 적용돼 시스템화될 예정”이라며 “다만 각각의 시스템마다 자율화의 정도를 정량적으로 표현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산업AI 적용을 통해 기업은 1인당 10억원가량의 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윤 센터장은 “무인화를 했을 때 1명의 인력이 덜 필요해졌다고 가정하고 이를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면, 인건비나 안전상 리스크 해소 측면에서 10억원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포스코DX는 AI기술센터를 중심으로 향후 산업현장의 AX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업마다 레퍼런스를 적극 쌓아 궁극적으로는 대외시장을 넓히겠다는 목표다.
윤 센터장은 “우선 그룹사 안에서 철강과 이차전지 등 분야로 레퍼런스를 많이 만들고 이를 코어엔진 형태로 패키징할 수 있게 되면 대외시장 진출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현재로선 그 시점을 대략 2028년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를 통한 사업 매출 목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윤 센터장은 “자율시스템 중 어떤 시스템에선 AI 비중이 10%고 어떤 시스템은 50%일 수가 있기 때문에, AI 매출을 딱 끊어내기가 어려운 문제가 있다”며 “다만 AI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분야, 앞으로 커버해야 할 분야로 말하는 게 적합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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