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글로벌 빅테크의 망 투자비용 분담 관련 입법 움직임이 다시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관련한 논의가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가운데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의견 수렴에 돌입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21일(현지시각) 네트워크 질서 전반을 재정의하는 이른바 ‘DNA(디지털네트워크법·Digital Network Act)’ 관련 백서를 발간하고, 오는 6월30일까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티에리 브르통 EC 집행위원이 주도한 이 백서는 디지털네트워크법 추진에 앞서 검토해야될 내용들이 담겼다. 디지털네트워크법은 유럽 네트워크 질서 전반을 규율하는 법안으로, 구글·메타·넷플릭스 등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망 투자비용 분담 방안 내용도 담길 것으로 예측됐다.
이러한 전망대로 백서에는 망사용료 지급방식과 관련해 정책적 논의가 새롭게 이뤄져야한다는 주장이 담겼다. 인터넷제공사업자(ISP·통신사)와 콘텐츠제공사업자(CP) 간 트래픽 처리 방식이 변화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망사용료와 관련해 정책방향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은 처음이다.
특히 백서는 ISP와 CP가 상호연결시 트래픽 전달 위치와 트랜짓(Transit) 비용 등 구체적인 사전 합의가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백서에서 EC 측은 "인터넷 상호연결 아키텍처는 CP의 자체 백본 및 전송 인프라 확장으로 변했다"라며 "현재는 캐시서버가 ISP의 네트워크에서 직접적으로 트래픽을 교환하는 ‘온넷’(ON-NET) 방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장에서 이 주제에 관해 활발한 논쟁이 있어왔고 앞으로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며 "(EU도) 신중한 논의를 거쳐 정책적 조치를 구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백서는 디지털인프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미래 계획(initiatives)이 담겼다. 유럽이 네트워크를 통한 연결성 구축에서 당면한 과제들을 분석하고, 해저 케이블의 보안 및 복원력을 향상시킨다는 내용이 골자다.
EC는 "원격 의료나 자율 주행 등 차세대 핵심사업은 모두 안전하고 광범위한 연결성이 필수적"이라며 “유럽 경제의 미래 경쟁력은 첨단 디지털 네트워크 인프라에 달렸다”라고 밝혔다.
한편 같은날 유럽통신사업자협회(ENTO)는 백서를 두고 “EU를 위한 보다 혁신 지향적이고 미래 지향적이며 투자 친화적인 통신 정책을 향한 길을 닦으려는 EU 집행위원회의 노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농촌에 거주하는 시민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을 포함한 모든 사용자에게 연결성의 이점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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