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레드랩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가 맞손을 잡고 서비스하는 신작 ‘롬’에 대한 저작권 침해 소송을 단행했다. ‘리니지’ 지적재산권(IP) 경쟁력이 날로 약화하는 가운데서, 관련 IP 가치 지키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엔씨는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카카오게임즈와 레드랩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소장(민사)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롬은 레드랩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전 세계 이용자가 참여하는 대규모 전장을 핵심 매력으로 내세운 작품으로, 오는 27일 한국을 비롯한 대만, 일본, 태국 등 글로벌 10개 지역에서 동시 출시를 앞두고 있었다.
엔씨에 따르면 롬은 엔씨 대표작인 ‘리니지W’ 콘텐츠와 시스템을 다수 모방했다. 글로벌 전장을 앞세운 게임 콘셉트와 더불어 ▲아트 ▲UI(사용자 인터페이스) ▲연출 등에서 리니지W의 종합적인 시스템(게임 구성 요소의 선택, 배열, 조합 등)을 무단 도용했다는 주장이다.
엔씨는 “MMORPG 장르가 갖는 공통적, 일반적 특성을 벗어나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엔씨소프트의 IP를 무단 도용하고 표절한 것이라 판단했다”고 전했다.
엔씨는 같은 날 대만 지혜재산및상업법원에도 롬을 상대로 저작권법 및 공평교역법 위반에 대한 소장(민사)을 접수했다. 리니지W가 대만에서 여전히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유사한 게임성을 가진 롬 출시로 인한 경쟁력 약화를 우려한 판단으로 읽힌다.
엔씨가 카카오게임즈에 소송을 건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들은 지난해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출시한 ‘아키에이지워’가 ‘리니지2M’의 콘텐츠와 시스템을 다수 모방했다며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엔씨는 해당 사례를 언급하면서 “반복되는 콘텐츠 무단 도용과 표절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부연했다.
엔씨는 최근 몇 년간 국내 시장에 리니지와 유사한 게임성을 가진 이른바 ‘리니지라이크’가 범람하면서, 적극적인 소송전으로 IP 보호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는 웹젠 MMORPG ‘R2M’을 대상으로 한 저작권 소송 1심 공판에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을 인정받아 승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이같은 행위를 규제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게임업계에서 굳이 힘들여 새로운 게임 규칙의 조합 등을 고안할 이유가 없어지게 될 우려가 있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엔씨 관계자는 “이번 법적 대응은 엔씨소프트가 소유한 IP 보호를 넘어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다. 기업이 장기간 연구개발(R&D)한 성과물과 각 게임의 고유 콘텐츠는 무분별한 표절과 무단 도용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노력과 대응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레드랩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레드랩게임즈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와 함께 상황을 파악하고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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