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전세계 전기차 1위 기업인 중국의 BYD(비야디)가 본격적으로 국내 진출, 현대⋅기아차와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배터리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중저가 전기차엔 기본적으로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탑재가 기본인데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아직 LFP 양산을 하지 않고 있어서다. 당장은 모두 중국산 LFP 배터리를 수입해 쓸 수밖에 없는 만큼, 중국 기업의 국내 LFP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1위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가 이르면 올해 3분기 국내시장에 처음으로 전기 승용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BYD는 승용 세단 1종으로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성능 인증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전기 승용차로 국고 보조금을 받기 위한 것이다.
BYD는 성능을 개선한 LFP 배터리를 채택, 주행 거리를 늘리고 가격을 낮춰 국내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전망이다. 출시 제품은 BYD의 주력 차종 중 하나인 '실(Seal)'이 유력하다. 환경부, 지방자치단체 등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3000만원 중반대에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BYD의 3000만원 대 중저가 전기차 출시가 추진되는 가운데, 국내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도 올해 중저가 라인을 확대해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차는 인기 모델 캐스퍼의 전기차 버전 '캐스퍼 일렉트릭'(가칭)을 올해 하반기 선보인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배터리와 동력계 등 핵심 부품을 앞서 출시된 기아 레이 EV와 공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LFP 배터리와 최고 출력 87마력, 최대토크 14.9㎏·m의 전기 모터를 장착한 레이 EV는 1회 충전으로 205㎞를 달릴 수 있다.
기아는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3와 준중형 전기 세단 EV4를 각각 올해 2분기, 하반기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기아는 EV3와 EV4의 글로벌 판매 가격을 3만5000~5만달러로 책정했다. EV3는 각종 보조금을 적용하면 3000만원 대에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당장 국내 배터리 회사 중 LFP를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없다는 것이다. 국내 배터리 3사는 그간 삼원계(NCM) 배터리 생산에 집중해 왔다. 전기 완성차 기업들의 중저가 라인업 확대에 배터리 3사는 최근에서 개발에 돌입했지만, 2026년쯤 양산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룬다. 지난해 출시된 기아 레이 EV가 중국산 LFP 배터리를 탑재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도 이 때문이다.
올해 출시될 라인업 역시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 라인업이 중국산 LFP 배터리를 탑재할 경우, 자칫 국내 LFP 시장을 중국 기업들이 먼저 선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오랜 기간 LFP 배터리에만 투자해 왔던 만큼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들이 LFP를 양산한다고 해도 기술, 가격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중저가 라인업에 LFP를 탑재한다고 하면, 중국산 배터리를 쓸 수밖에 없는 것이 유력하다"라며 "다만 삼원계 배터리에서도 니켈 비중을 낮춘 가격 배터리를 탑재할 경우, 충분히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완성차 기업들이 어떤 전략을 취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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