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의배터리 초집중 전략이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LG화학 수장 취임 이후, '탈(脫)석유·화학' 을 강조하며 배터리 소재 품질 강화 등을 주문하며 신성장 동력을 찾아 나섰는데, 최근 글로벌 고객들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따내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취임한 신학철 부회장은 "5년 후인 2024년까지 매출액을 지금의 두 배인 59조원 규모로 끌어올리고 이 중 절반을 배터리에서 내겠다"라는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신 부회장은 시장과 고객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와 성과 중심의 연구개발 혁신 가속화 등 품질 경쟁력을, 강화를 주문해 왔다.
이를 통해 LG화학은 품질 측면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다수 이뤄냈다. LG화학은 국내 최초로 '하이니켈 단입자' 양극재 양산에 돌입하는 등 배터리 소재를 중심으로 혁신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국내서 하이니켈 단입자 양극재를 양산하는 것은 LG화학이 처음이다.
우수한 품질력을 기반으로 최근 고객 다변화 성과를 내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다수 따내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이달 7일 LG화학은 GM과 25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LG화학은 2035년까지 최소 24조7500억원 규모의 양극재를 GM에 공급한다. 양극재는 배터리 생산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며, 배터리 수명 등 핵심 성능을 결정하는 주요 소재다.
LG화학이 공급하는 양극재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용 NCMA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다. NCMA 양극재는 에너지 밀도를 결정하는 니켈 함량을 90% 수준으로 늘리면서 안정성을 높이는 알루미늄을 적용했다. 이에 안정성과 출력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LG화학은 테네시 양극재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2026년부터 GM에 북미산 양극재를 공급할 예정이다. 테네시 공장에서 생산한 NCMA 양극재는 주로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로 납품될 전망이다. 공급계약이 GM과의 직접 계약인 만큼, GM의 다른 전기차 프로젝트에도 LG화학의 양극재가 사용될 수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10월에는 도요타와 2조8600억원 규모 북미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도요타는 전기차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LG화학은 도요타의 주요 양극재 공급사로 자리매김했다.
LG화학은 또한 파나소닉과도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의 주요 배터리 공급사로 알려져 있으며, LG화학은 파나소닉을 통해 테슬라에도 양극재를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
LG화학은 이처럼 양극재 사업에서 고객 다변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내 몇 개 업체와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배터리 업체들이 대형화되고 있어 양극재 업체 한 곳으로 공급받기 어렵고 이원화, 삼원화 등 LG에너지솔루션 외 다른 업체들과 제2 공급자로 들어가는 방식으로 고객 다변화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협의에 따라 고객사를 말하기 어렵지만, 올해 몇 개 업체와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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