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아픈 손가락, ‘카트라이더’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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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아픈 손가락, ‘카트라이더’ 미래는?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24-02-06 14:12:46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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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지난해 넥슨이 내놓은 ‘데이브더다이버’ 등 신규 지적재산(IP) 작품이 글로벌에서 기념비적인 성과를 거둔 반면, 대표 IP를 재해석해 야심차게 출시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이하 드리프트)’는 전작에 못 미치는 인기로 고전하고 있다. 개발진은 이달 내 대규모 업데이트 정보를 공개한다는 계획인데, 반등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 1월12일 출시된 드리프트는 ‘카트라이더’의 정식 후속작이다. 4K UHD 그래픽과 HDR 기술,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를 탑재해 전작보다 생동감 있는 레이싱을 추구한 것이 특징이다.

드리프트는 글로벌을 겨냥한 작품이다. 이를 위해 유료 결제가 승패를 가르던 원작의 페이투윈(돈을 쓸수록 강해지는 방식) 요소를 전면 배제했다. 레이싱에 사용되는 ‘카트바디’ 성능을 모두 동일하게 만들고, 캡슐형 아이템이나 확률형 강화‧업그레이드 시스템도 도입하지 않았다.

넥슨은 드리프트에 PC‧모바일 콘솔 플랫폼을 오가는 풀 크로스플레이 환경을 도입하고, 관련 이스포츠 리그를 세계 각 지역에서 개최하겠다고 밝히는 등 글로벌 진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카트라이더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며 로드맵을 발표 중인 조재윤 카트라이더 전 디렉터. [ⓒ넥슨]

당시 넥슨은 18년간 이어온 원작의 국내 서비스 종료를 이용자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행해 눈길을 모았다. 게임의 노후화와 신구 이용자 격차 해소를 고민하던 끝에 내린 결정이라곤 하지만, 드리프트를 향한 넥슨의 강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승부수라고 보는 업계 시각도 적지 않았다.

조재윤 전 카트라이더 디렉터는 당시 “카트라이더 서비스 종료는 엔드(END)가 아닌 앤드(AND)”라며 “카트라이더 이야기는 드리프트로 이어져서 역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야심차게 시동을 건 드리프트는 출시 1년이 지나도록 좀처럼 가속이 붙지 않는 모습이다.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 따르면 드리프트는 출시 직후 최대 동시 접속자 4688명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이용자 수가 내림세에 있다. 6일 오후 12시 기준 동시 접속자는 59명에 불과하다. 갤럭시 게임 런처에 따르면 삼성 갤럭시 기기를 통해 드리프트를 플레이하는 일일 평균 이용자 수는 최근 700명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PC방 점유율(더로그 기준)은 0.13%로 38위까지 내려앉았다. 2005년 출시된 넥슨의 ‘서든어택(4위)’, 2003년작 ‘메이플스토리(3위)’가 여전히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유사한 IP로 볼 수 있는 2001년작 ‘크레이지아케이드(30위)’보다도 점유율이 적다. 넥슨 자체 런처와 콘솔 플랫폼을 통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용자 수를 감안하더라도, 성과가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데이트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이스포츠 리그도 상반기 개최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일부 이용자 사이에선 드리프트가 존폐 기로에 놓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최근 넥슨이 지난해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로 출시한 ‘베일드엑스퍼트’와 ‘워헤이븐’ 등 신작 서비스를 조기 종료하는 등 선택과 집중에 돌입한 모습도 이러한 위기감에 힘을 실었다.

더욱이 카트라이더 개발사 니트로스튜디오는 드리프트 흥행 부진으로 인해 자금난이 심화한 실정이다. 드리프트 출시 후 넥슨코리아에 빌린 자금은 250억원으로 전체 차입금(500억원)의 절반 가량이다. 업계에서는 시장 전반의 성장이 둔화한 가운데서, 자본잠식에 빠진 니트로스튜디오를 비롯한 넥슨의 몇몇 개발 스튜디오가 체질 개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드리프트는 출시 시점부터 전작보다 느린 속도감과 라이선스 취득으로 인한 높은 진입장벽으로 이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에도 개선 요구 사항에 대한 느린 대응과 부족한 콘텐츠 업데이트 등 복합적인 문제가 겹치면서 흥행 동력을 상실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에 넥슨은 미뤄왔던 업데이트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지난 1일 서재우 디렉터는 개발자 노트를 통해 “원점에서 치열하게 고민해 큰 변화를 준비하고, 고민을 바탕으로 한 결정을 게임에 반영하는 작업에 시간이 걸렸다. 시스템의 구조적인 큰 변경이 필요한 패치이기에 작업 규모가 커 마음과 달리 레이서 여러분께 너무 오랜 기다림을 드리게 된 것 같다”면서 “2월 내에는 업데이트를 통해 여러분께 새로워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넥슨은 과거 자사 인기 IP 후속작을 출시하고 고배를 마신 기억이 있다. ‘서든어택2’와 ‘메이플스토리2’를 각각 공개했지만 원작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