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소비자들은 더 밝고 선명한 화면을 선호하는 니즈(Needs)를 계속 갖고 있습니다. 영화, 게임, 사진 등 콘텐츠 시청 시 더욱 몰입감 있는 경험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눈의 피로를 줄여 장시간 콘텐츠 시청에도 편안함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이점이 있기 때문인데요.
오랜 기간 우리의 일상에서 자리 잡아왔던 LCD(액정표시장치)의 한계를 극복한 혁신적인 기술이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일상에 완전히 자리 잡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인데요. OLED는 LCD보다 선명하고 깨끗한 화질을 제공하는 디스플레이 기술입니다.
백라이트가 필요없어서 더 얇고 유연하며, 각 픽셀이 개별적으로 빛을 내서 더 자연스러운 색상을 표현하지요. 이 때문에 TV, 모니터, 태블릿을 비롯해 다양한 디바이스에 적극적으로 활용, 언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일상에 깊게 스며들었습니다.
하지만 OLED는 몇 가지 단점도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OLED는 햇빛이 강한 날에는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다는 것인데요. 햇빛은 다양한 파장의 빛으로 구성돼 있는데, OLED는 특정 파장의 빛만을 내거나 투과시킵니다. 따라서 햇빛이 OLED에 비추면, OLED가 내는 빛이 햇빛에 가려지거나, 햇빛이 OLED를 통과하지 못하고 반사되거나 흡수돼 화면이 어두워지거나 흐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SDV라고 불리는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지요. 테슬라를 필두로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가 자신들의 미래를 SDV에 걸고 있는데요. 단순히 운전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SDV에서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시간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차는 밖에서만 운행하지요? 햇빛 노출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SDV 차량엔 햇빛의 영향을 덜 받는 디스플레이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탠덤 기술'입니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햇빛 노출에 의한 OLED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탠덤 기술은 디스플레이의 투명도와 발광 효율을 동시에 높이기 위해 두 개 이상의 발광 소자를 적층하는 기술입니다. 발광 소자는 디스플레이에서 화면을 표시하는 역할을 하는데, 서로 다른 색상의 빛을 내는 소자를 겹쳐서 더 많은 빛을 내고, 더 많은 빛을 투과시킬 수 있습니다.
탠덤 기술은 그림 도구와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OLED는 한 가지 색상의 물감만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다면, 탠덤 기술은 여러 가지 색상의 물감을 사용해 더 다채로운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또한, 물감을 겹쳐서 더 깊은 색감을 표현할 수 있듯이, 탠덤 기술은 여러 개의 발광층을 겹쳐서 더 밝고 깊은 색감의 화면을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탠덤 기술은 OLED 소자에 가해지는 에너지를 분산시켜 더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화면 사용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다른 IT 제품에도 최적화된 기술인 셈이지요.
탠덤 기술을 최초로 개발한 기업은 우리나라의 LG디스플레이입니다. 2019년 업계 최초로 개발했는데요. 하지만 이를 양산에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기존 OLED보다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양산에 어려움 뿐만 아니라, 당시만 해도 시장 수요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비용 문제 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SDV 시장 확장에 따라 올해는 이러한 탠덤 OLED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이점에 주목, 올해 본격적으로 탠덤 OLED 양산을 추진합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탠덤 OLED 기술을 활용해 차량용, IT용 패널 시장을 공략한다"라고 발표했습니다.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탠덤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탠덤 OLED 재료 세트 이름을 'T 시리즈'로 지었는데요. 지난 2022년 T 시리즈의 첫 번째 제품인 T1을 개발, 다음 제품인 T2까지 개발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차량용이 될지, IT 기기용이 될지에 대해선 아직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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