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최근 인류는 기후변화 대응에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산업화 이후 인간 활동으로 인해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하면서 지구 평균온도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기후변화는 폭염, 홍수, 가뭄, 해수면 상승 등 기후재앙을 일으키는 원인인 만큼, 이를 위해 국제사회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이라는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탄소 중립을 위해선 배터리 업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태양광, 풍력, 수력, 지열, 바이오매스 등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한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ESS(에너지저장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ESS는 신재생에너지의 출력 변동성을 줄이고, 전력의 품질과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바람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풍력발전소를 떠올려보지요. ESS가 없다면, 풍력발전에서 생산된 전기는 바로 전력망에 공급돼야 합니다. 그러나 전력망의 수요와 공급은 항상 일치하지 않습니다.
풍력발전에서 많은 전기가 생산됐는데, 전력망의 수요가 적다면, 전기가 낭비되거나 전력망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풍력발전에서 적은 전기가 생산됐는데, 전력망의 수요가 많다면, 전력부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ESS가 있다면, 풍력발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저장하고, 전력망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때 전력망에 공급합니다. 이렇게 하면 풍력발전의 전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전력망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장비이지만, 이 ESS는 그동안 안정성 문제가 많았습니다. 매년 다수의 ESS가 폭발, 인명, 재산 피해로 이어진 것인데요.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7년 8월부터 2022년 5년간 우리나라에서는 총 32건의 ESS 화재가 발생, 약 466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ESS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높아지며, 관련 시장 축소로도 이어지기까지 했는데요.
하지만, 하지만 기후 위기는 장기적 관점에서 더 큰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인류가 해결해야 할 중요 과제인 만큼,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확대는 불가피합니다.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엔 ESS는 반드시 필요한 장치라고 말씀드렸지요? 그간 ESS 관련 안정성 이슈가 있었다 하더라도 결국은 ESS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 됩니다. 이 때문에 배터리 업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현재 배터리 업계도 ESS 안정성을 개선 시키기 위해 노력 중인데요. 그래서 나온 기술 중 하나는 '주수 시스템'입니다. 주수 시스템은 화재 발생 시 리튬이온배터리 모듈에 물을 주입해 화재를 방지하는 일종의 장치인데요. 화재가 발생하면, 물을 리튬이온배터리에 뿌려 화학반응을 멈추게 하고, 열을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주수 시스템은 화재 시 배터리 손상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화재가 발생한 배터리라도 최대한 재사용할 수 있게끔 도와 자원 순환 차원에서도 이점을 줍니다. 산업의 발전에 따라 이 주수 시스템도 계속해서 고도화되고 있는데요. 국내 배터리 3사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장할 ESS 시장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 관련 기술 개발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3사의 ESS 기술 척도는 산업 특성상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물 주입 방식 ▲AI(인공지능) ▲ 혼합물 사용 등 측면에서 변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물 주입 방식은 고압 분사가 아닌 저압 분사로 변경되고 있습니다.
고압 분사 방식은 물을 강하게 분사해 화재를 빠르게 진압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배터리에 충격을 줘 손상을 유발하고, 물의 소모량이 많아 비용이 증가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저압 분사 방식은 물을 부드럽게 분사해 화재를 안정적으로 진압하는 방식으로, 배터리의 손상을 줄이고 물의 소모량을 감소시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압 분사 방식은 고압 분사 방식보다 불을 끄는 효과가 떨어질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저압 분사 방식을 사용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물의 양과 위치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인공지능 AI 기술과 물에 특수한 첨가제를 혼합하는 기술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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