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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총 투자비만 조 단위…네이버는 왜 ‘21세기 장경각’ 자처할까

지난 6일 각 세종 오픈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 [ⓒ 네이버]
지난 6일 각 세종 오픈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 [ⓒ 네이버]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돌이켜보면 운 좋게도 네이버는 항상 반보 정도 앞서 준비를 해왔다. 초대규모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가 올해 나왔던 것도, 최근 사우디에서 기술을 수출하는 뜻깊은 일도 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중요한 타이밍에 선제적으로 기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덕분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6일 세종특별자치시 집현동 부용산 부근에서 진행한 ‘각 세종’ 오픈식에서 “각 세종은 네이버뿐만 아니라 항후 대한민국 모든 디지털 산업 엔진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네이버의 두 번째 자체 데이터센터 각 세종이 이달 본격 문을 열었다. 국내 인터넷기업 최초로 만든 자체 데이터센터 ‘각 춘천’에 이어 10년만의 프로젝트다.

‘각(閣)’은 당대 최고 기술로 고려시대 팔만대장경을 잘 보존해 온 합천 해인사 ‘장경각’에서 따온 이름이다. 네이버는 데이터센터가 ‘기록’을 위한 보존소라는 점에서 장경각 정신과 기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네이버가 지난 2011년 내부 프로젝트에 착수해 2013년 6월 각 춘천을 완성한 것은 ‘사용자가 만든 데이터는 영원히 후대에 전해져야 한다’는 데 네이버 구성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인류가 수천년간 쌓아온 데이터에 맞먹는 양이 단 몇 시간 만에 유통되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 네이버는 이렇듯 빠르게 생성되는 데이터들을 복원하고 활용하고 연결하며 수많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초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지었다.

첨단 산업 근간이라 불리는 AI·클라우드·로봇·디지털트윈·빅데이터 등 미래 기술이 구현되려면 무엇보다 안정적이고 고도화된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건축과 기술, 운영 역량을 한 데 집중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각 세종은 기존 각 춘천 시스템을 계승하되, 한층 고도화한 기술력으로 공간 곳곳을 채운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19년 7월 부지 선정 공모를 시작으로 지난 8월 사용 승인까지 약 48개월이 소요됐다. 각 세종을 위해 투입된 인력만 약 70만명인데, 이는 세종시 인구수(38만명)의 1.8배에 달한다.

네이버가 강조하는 지점은 각 세종이 ‘하이퍼스케일(초대규모) 데이터센터’답게 글로벌 수준 규모를 자랑한다는 것이다. 각 세종은 축구장 41개 크기인 29만4000제곱미터(약 8만9000평) 부지 위에 지어졌으며 현재 지하 3층, 지상 3층 규모 본관과 지하 3층, 지상 2층 북관(서버관) 등으로 구성됐다. 이달 기준 6분의1 규모가 완공된 현재까지 6500억원이 투입됐으며, 총투자비는 조 단위로 전망된다.

각세종 로봇 세로, 가로 [ⓒ 네이버]
각세종 로봇 세로, 가로 [ⓒ 네이버]

◆국내 데이터센터 최초 로봇 도입네이버1784 기술 심는다

각 춘천과 비교해 각 세종만의 두드러진 특징은 국내 데이터센터 최초로 작업 효율성을 위한 로봇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각 세종은 각 춘천의 6배 가까이 큰 부지 위에 세워졌다. 이에 데이터센터 운영 및 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빅데이터·AI·로봇 등 네이버 기술 역량이 집중됐다.

네이버 제2사옥이자 로봇친화형 빌딩인 ‘네이버1784’에 적용된 로봇·자율주행 기술도 대거 적용했다. 1784가 첨단 기술이 집약된 스마트 오피스 공간이라면, 데이터센터는 수평의 광활한 캠퍼스를 위한 프로젝트로 미래 산업현장의 대표적인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는 게 네이버 기대다.

특히 각 세종은 로봇을 중심으로 한 자동화와 자율주행 모빌리티 시스템을 통해 안전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각 세종 내 모든 로봇과 자율주행 셔틀은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에 구축된 ARC(AI-Robot-Cloud)와 ARM-System(Adaptive Robot Management-System)을 통해 공간 및 서비스 인프라와 실시간으로 연동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가 통하지 않는 곳에서도 로봇 현재 위치와 경로를 정확하게 알려주고, 로봇 이동과 태스크 수행을 위한 계획과 처리를 대신해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해준다.

◆세종에서도 각 춘천 10년 무사고 기록 잇는다

네이버는 각 지역 토양지질까지 분석해 데이터센터에 가장 적합한 부지를 선정했으며, 각 세종은 단단한 화강암으로 된 부지에 서버관이 안전하게 안착할 수 있도록 위치를 설계했다. 지진을 대비해 원자력 발전소 수준 건물에 적용하는 특등급 내진 설계를 건물 구조체 뿐 아니라 서버랙 단위까지 전체 적용했다. 이는 일본 후쿠시마 지진 강도에 해당하는 진도9 수준의 지진에도 안전한 것으로 평가받는 등급이다.

또한, 주변이 녹지이고 화재 발생 때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서버실 내부 소화시설 뿐만 아니라, 외부 산불로부터 건물을 보호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했다. 외부 화재발생 때 불길이 각 세종에 닿기 전에 진압할 수 있도록 방수총을 본관과 북관(서버관), 워크스테이(심야 작업 점검자를 위한 공간)에 설치했다.

외부 조경 공간엔 스프링클러와 숨은 불씨도 발견될 수 있는 열화상 카메라도 설치했으며, 소방관이 각 세종에 도착할 때까지 자체적으로 진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화재지연이 가능하도록 했다. 정부 규제 및 보안 사고 방지를 위한 물리보안 시스템도 각 춘천에 비해 한층 강화됐다. 엑스레이(X-ray)·볼라드·지문인식·스피드 게이트 등 추가 조치로 물리적으로도 안전한 데이터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 네이버 측 설명이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클라우드가 네이버에서 기업 간 거래(B2B) 혹은 기업과 정부 간 거래(B2G) 비즈니스를 담당하고 있는데, 그 기저엔 데이터센터 빼놓을 수 없다”며 “이번 각 세종 가동으로 하이퍼클로바X를 비롯한 네이버클라우드 내 사업들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 확장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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