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플랫폼 규제 압박이 심해지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은 건전한 생태계 마련을 위해 자발적으로 ‘자율규제’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마련해 법적 기반 근거를 가지고 플랫폼 기업들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쿠팡·우아한형제들 등 대표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7일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플랫폼 상생협력 확산을 위한 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자율규제가 법적 근거를 갖고 실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을 정부 입법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법안이 이달 내로 국회 제출될 수 있도록 차질없이 준비하고 있으며, 국회에서의 입법 논의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개정안은 부가통신사업자 또는 단체의 자율규제 업무 수행, 정부 자율규제 지원시책 마련 및 사업 추진, 정부의 부가통신사업자단체에 대한 자율규제 활동 지원 등을 담고 있다. 또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한 관계 법령 위반 행위 조치 시 자율규제 활동 노력 및 성과 고려 등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최근 플랫폼 기업의 사회·경제적 영향력이 급증하면서 민생현장에서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자 기업들은 소상공인과 상생, 위조 상품 차단, 분쟁조정 고도화 등 이용자 보호에 힘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카카오에 대해 검찰 등이 전방위 조사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높은 시장 지배력을 가진 플랫폼 기업들을 겨냥해 규제 압박이 가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의 자율규제 법적 지원을 위한 개정안은 플랫폼 기업들이 한결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는 조치로 인식 될 전망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박대준 쿠팡 대표는 <디지털데일리> 기자와 만나 “자율규제 체제가 법적 기반을 두게 되면 (프로그램을) 훨씬 더 강화하고, 인센티브 같은 것도 더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국환 우아한형제들 대표도 “관련 정책이 나오면 그에 맞게 잘 따르는 것이 저희 사업자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실제 쿠팡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자율규제를 통한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 쿠팡은 그간 입점업체 대금 정산 시기가 50~60일 정도로 매우 늦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자율규제 활동 일환으로 대금 정산시기를 단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전경수 쿠팡 전무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평가 받은 ‘선정산 서비스’를 연내 출시하기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라며 “입점업체들이 대출상품 가입이나 이자 지불 없이 빠르게 정산대금을 받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이 지난해 10월 대만에서 로켓배송을 실시하며 국내 중소기업들 해외진출이 급증한 것도 자율규제 성과 중 하나다. 쿠팡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대만 해외진출 한 국내 중소기업은 1만2000곳을 넘어섰다. 쿠팡에 입점만 하면 물류·통관·마케팅 등을 쿠팡이 대신 해주는 방식으로 해외진출 장벽을 크게 낮췄다고 자평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입점업체·자영업자들과 상생을 위해 ‘분쟁조정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는 자율규제 ‘갑을 분과’에 배달의민족이 참여해 도출한 결과다. 분쟁조정협의회는 플랫폼 전문가와 소상공인 단체에서 추천한 전문가들을 함께 참여해 충돌이나 다툼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들을 개정하는 절차들을 갖게 된다.
이현재 우아한형제들 이사는 “소상공인과 라이더, 이용자 이익을 위해 배달의민족은 자율규제 성격을 가진 상생협력의 여러 가지 다양한 방안들을 앞으로도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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