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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AI프] ‘메타몽’된 네이버 블로그…내 말투 흡수해 초안 뚝딱

하이퍼클로바X 기반 ‘클로바 포 라이팅’ 체험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인공지능(AI) 기술은 어느덧 우리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습니다. 전통 IT 산업부터 반도체, 유통, 금융 등 오히려 AI가 접목되지 않는 분야를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여전히 AI가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지나요? 생활 속 AI를 체감하고 싶다면 디지털데일리 ‘라AI프’를 참조하세요. <편집자 주>

네이버 블로그 AI 글쓰기 화면 갈무리 [ⓒ 네이버]
네이버 블로그 AI 글쓰기 화면 갈무리 [ⓒ 네이버]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달리기와 운동, 여행, 책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 특히 건강과 체력 관리에 많은 관심을 가짐. ‘~해봄’, ‘가져옴’ 등의 표현과 귀여운 이모티콘을 자주 사용.”

스무 살이 되던 해부터 직장인이 된 지금까지 수년째 네이버 블로그를 취미로 해 오고 있는 내 게시글들을 보고 네이버가 분석한 글쓰기 스타일이다. 당사자인 나를 포함해 블로그 이웃을 맺고 있는 지인들까지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정확한 설명이었다.

지난 8월 초대규모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인 네이버가 네이버 판 챗GPT인 ‘클로바X’와 생성형 AI 기반 검색 서비스 ‘큐(CUE):’에 이어 세 번째 AI 서비스를 내놨다.

네이버가 지난 5일 블로그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공개한 ‘클로바 포 라이팅(CLOVA for Writing)’은 네이버에서 활동하는 창작자와 사업자를 위한 인공지능(AI) 창작·생산 도구다. 네이버 콘텐츠 제작 툴 ‘스마트에디터’에 하이퍼클로바X를 결합해 이용자에 새로운 버전 글쓰기 활동을 지원한다.

블로그에 탑재된 AI 창작 기능은 실제 블로거(블로그 운영자)에게 얼마나 유용할지 직접 체험해 봤다. PC 버전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접속해 ‘글쓰기’를 클릭하면 스마트에디터 상단 메뉴바 우측에 있는 ‘AI 글쓰기’ 버튼을 볼 수 있다.

네이버 블로그 AI 글쓰기 글감 선택 화면 갈무리 [ⓒ 네이버]
네이버 블로그 AI 글쓰기 글감 선택 화면 갈무리 [ⓒ 네이버]

이 버튼을 누르면 그동안 작성한 블로그 포스팅을 바탕으로 분석한 글쓰기 스타일을 ▲관심사 ▲말투 ▲자주 쓰는 표현 키워드로 제시해 준다. 현재 클로바 포 라이팅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AI 창작 기능은 모두 이같은 작성자 특징을 참고해 이뤄진다.

최근 읽었던 소설 감상문을 쓰기 위해 ‘글의 주제나 글감을 입력해 주세요’에 <최은영 작가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소설 후기>라고 쓰고 화살표를 눌렀다. 그러자 ▲인상적인 구절과 느낀 점 ▲소설 줄거리 등 추천 글감 4개가 나타났다. ‘작가의 문체’까지 추가해 화살표를 클릭하자 AI가 순식간에 글을 완성했다.

글감을 골라 구체적인 내용을 설정하고 초안이 나올 때까지 고작 2~3분이 소요됐다. 평소 일상 글에선 이모티콘을 많이 붙이거나 ‘~함’, ‘~했음’으로 문장을 끝내지만, 독서 기록을 할 땐 기억에 남는 구절을 나열하고 명사형 어미를 지양하는 내 글쓰기 습관도 그대로 반영됐다.

초안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다시 AI 글쓰기를 눌러 내용을 보완하고 싶은 문단에 마우스를 놓고 ‘이어쓰기’를 누르면 AI가 새로운 문단을 덧댄다. 이뿐만 아니라, ▲바꿔쓰기 ▲제목 작성하기 ▲태그 만들기 ▲전체 글 요약하기 ▲인사말 쓰기 ▲맺음말 쓰기 등 글 완성도를 높여줄 부가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 블로그 AI가 초안을 작성하는 모습 [ⓒ 네이버]
네이버 블로그 AI가 초안을 작성하는 모습 [ⓒ 네이버]

다만, 메인 서비스인 AI 초안 작성 경우 선택할 수 있는 글감이 5개로 제한됐다는 것과 틀린 정보도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예컨대, 인상적인 구절과 느낌 부분에서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봐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세상은 이렇게 아름다운데, 왜 우리는 불행할까요? p.28’라는 내용이 있지만, 실제 책엔 이러한 문장이 없다.

이 외에 다른 페이지를 발췌한 부분 역시 책과는 다른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네이버는 서비스 문의 사항 안내를 통해 “AI가 생성한 초안은 글을 쓰는 데 참고하는 차원에서 제공된다”며 “제안된 초안은 적합성과 적법성은 보증하지 않으니, 글을 작성하는 사용자가 반드시 직접 검토하고 수정해야 한다”고 공지하고 있다.

클로바 포 라이팅 정식 서비스 출시 예정은 미정이다. 네이버는 베타 버전 이용자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공식 서비스 여부를 검토·준비할 예정이다.

한편, 네이버는 올해 블로그 서비스에서 클로바 포 라이팅을 활용한 AI 글쓰기 기능을 실험하며 기술 고도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달 초 일부 블로그 사용자를 대상으로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12일부터 이 기능을 인플루언서 토픽에 일부 적용했다. 네이버 공식 블로그에도 클로바 포 라이팅을 시범 적용해 실효성을 점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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