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도 오픈소스 개발자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가 이정도면 다른 국내 기업은 더 할 것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디지털데일리 등이 서울 서초구 양재 엘타워에서 개최한 ‘오픈 테크넷 서밋 2023’에서 박수홍 삼성전자 오픈소스 그룹장은 한국의 오픈소스 시장 활성화가 장기적으로 국가의 경쟁력에 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오픈소스는 단어 그대로 소프트웨어(SW) 개발에 필요한 코드를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에서 출발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하드웨어(HW) 등으로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박 그룹장은 “삼성전자 내 정식 조직으로 오픈소스 그룹이 있다. 이 정도로 오픈소스가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 삼성을 포함한 글로벌 회사들은 관련 전문가를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삼성도 타이젠 운영체제(OS) 개발 과정에서 10% 정도만 자체 조달하고 나머지는 오픈소스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다만 같은 오픈소스를 사용한다고 해서 같은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다. 각자가 오픈소스에서 필요한 부분을 가져가 수정하고 추가 개발하면서 완성품을 만들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박 그룹장은 “오픈소스를 수정하면 해당 코드를 어떻게 할지 고민을 하게 된다. 이를 반영해서 공유하거나 본인만 쓰거나 둘 중 하나”라며 “수정 사항이 수백~수천개로 많아지면 매번 코드를 찾아내서 활용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결국 그때그때 변경하려고 하는데 문제는 이를 잘 받아주지 않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오픈소스 진영은 초기 사상과 달리 절대 이타적이지 않다. 굉장히 사업 중심적, 상업적이고 순수하지 않다는 것이 박 그룹장의 진단이다.
실제 특정 기업이 기존 오픈소스를 수정해서 올릴 시 경쟁사 등에서 이를 반대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이는 상품화 지연, 서비스 문제, 비용부담 확대 등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기업 간 오픈소스 내 신경전이 치열해진 것이다. 이에 일부 업체들은 변경사항을 반영하기 위한 로비 활동 등도 펼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오픈소스 진영에서는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3곳의 입김이 세다. 이들은 클라우드 시장에서 선두권을 형성한 회사들이다. 오픈소스 시장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진 셈이다.
박 그룹장은 “오픈소스 보안 취약점 개선 작업이 3개 업체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국내는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오픈소스 내 (한국 기업의)비중이 작다”면서 “(이러한 일련의 과정으로)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도 어렵고 궁극적으로 국가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오픈소스 개념은 반도체 등 HW나 AI 등 신시장으로 퍼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오픈소스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박 그룹장은 “오픈소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수정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는 기술력, 다른 회사의 기술을 못 들어오게 할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우리도 오픈소스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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