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정부가 K-관광 콘텐츠를 발굴해 오는 2027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수를 3000만명으로 2배가량 늘리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글로벌 여행 커뮤니티 플랫폼 에어비앤비가 공유숙박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 필요성을 피력했다. 정부가 목표한 외국인 관광객 규모를 수용하려면, 숙박시설 공급을 현재의 2배 이상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이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음성원 에어비앤비 동북아시아 지역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5일 서울시 중구에서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을 열고 “정부의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유치 목표 달성을 위협하는 것은 숙소 공급 문제”라며 “에어비앤비만이 유일한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음성원 총괄은 지난 2017년 사드 이슈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끊긴 데 이어,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기존 호텔들이 경영난을 겪었던 사례를 제시하며 “단순히 호텔을 새로 지어 숙소 공급량을 늘리는 방식은 변하는 수요를 유연히 대처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미 있는 공간을 손쉽게 숙소로 바꿀 수 있는 공유 숙박업이 가장 빠르게 숙소 공급을 늘릴 방법인 만큼, 이를 활성화할 제도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음 총괄 생각이다.
하지만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을 맞이해 불법 공유숙박업체가 기승을 부리자, 이를 중개하는 온라인 숙박플랫폼을 겨냥한 규제 목소리가 더 커진 상황이다. 지난달 초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고영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불법·부실 숙박업소 유통에 대한 온라인 숙박플랫폼 책임을 강화하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이는 불법 공유숙박업체들이 에어비앤비 같은 온라인 숙박중개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는 문제제기에서 비롯됐다. 현행법에 따르면 미신고·미등록 숙박업소는 영업을 금지하고 있지만, 온라인 숙박중개플랫폼에선 미신고·미등록 업소 및 법에서 정한 숙박시설 안전·위생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불법 숙박업소들이 등록되는 경우가 잦아서다.
음 총괄은 불법 공유숙박업체 문제를 플랫폼들과 논의하려면 공유숙박업 등록 요건에 대한 진입장벽부터 낮추려는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음 총괄은 미등록된 공유숙박업체가 늘어나는 이유로 공유숙박업자는 해당 공간에 ▲반드시 실거주해야 하고 ▲서울 같은 도시 지역에선 한국인을 손님으로 받으면 안 되며 ▲흔치 않은 형태나 아파트 경우엔 엘리베이터 라인 전체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음 총괄은 “전체 숙박업과 관련된 제도가 6개 법안에 25개 제도가 있다”며 “이들 법에서 요구하는 것들은 공적인 영역에서도 관리하기 힘들어하는 영역”이라고 호소했다. 특히 에어비앤비는 개방형 숙박 예약 플랫폼을 지향하는 만큼, 입점 숙소들의 공유숙박업 등록 여부나 세부 운영 현황을 속속들이 파악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어진 발표에서 에어비앤비 앰버서더이자 호스트 커뮤니티 리더인 장호진 하우스사라 대표는 “퇴사 이후 에어비앤비를 통해 쉽게 숙박업에 뛰어들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하우스사라는 생활형 숙박시설 전문기업으로, 호스트와 게스트가 같은 집에 머무는 형태에서 출발해 현재는 규모를 키워 내년까지 운영 예약된 객실수가 약 1200개에 달한다.
생활형 숙박시설을 위탁운영 하되, 기존 호텔 운영을 벗어난 에어비앤비 호스팅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장호진 대표는 “투자자인 소유주들한테 월평균 약 6% 배당하는 회사로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마포구에서 5년째 ‘소담스테이’라는 한옥 에어비앤비를 운영 중인 소연 에어비앤비 호스트 커뮤니티 리더는 “경력 단절된 상황에서 에어비앤비가 호스트라는 새로운 직업을 창출해 줬다”고 말했다. 호스트 수익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당사자에 따르면 규모가 작은 편이긴 하나, 매출에서 모든 비용과 세금을 제외하면 중소기업을 다닐 때 월급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다.
소연 리더는 “중소기업은 ‘나인 투 식스(9 to 6)’로 근무하는 반면, 지금은 낮에 3~4시간 정도만 집중해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모바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형식이라 근무 만족도 측면에서 더 좋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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